|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exit) <minerva-as133.la> 날 짜 (Date): 2002년 3월 24일 일요일 오전 09시 51분 24초 제 목(Title): 세계 최초의 여자 화가 이야기 Artemisia라는 프랑스 영화를 봤다. Artemisia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진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Artemisia는 중세 (1593년) 유럽, 로마에서 태어난 화가이면서, 역사상 세계 최초의 여자 화가로 일컬어진다. 12살에 어머니를 잃고, 화가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그림 그리는 것을 배웠다. 학교도 다니지 않고 그림 그리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인이 될 때까지 글도 읽을 줄 몰랐다고 한다. 하긴, 그당시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여자들이 더 많았겠지만. Artemisia의 아버지는 딸이 그림 그리는데 재능이 있는 것을 보고 딸에게 직접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쳤고, 여러 다른 화가들에게 소개시켜 주기도 했다. Artemisia의 아버지는 딸이 그린 그림들을 들고 미술 아카데미 원장을 찾아가서 딸아이를 학생으로 받아달라고 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그후, Agostino Tassi라는 그당시 잘나가는 화가에게도 딸을 가르쳐달라고 부탁을 했다. Artemisia의 인생이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드라마틱하게 된 원인이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Artemisia는 17살 나이에 그녀의 선생 Tassi에게 강간을 당하게 된다. 이를 알게된 아버지는 Tassi에게 Artemisia와 결혼할 것을 요구했고, 이미 결혼한 바람둥이인 Tassi는 이를 들어주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Artemisia의 아버지는 Tassi를 고소하게 되고, 이에 관련된 재판기록이 아직도 남아있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과 내가 찾아 본 재판 기록과는 내용이 좀 다르다. 영화에서는 Artemisia가 Tassi를 보호하기 위해서 자신이 처녀임을 주장했고, 다른 기록에 보면 Tassi가 Artemisia는 자신과 관계했을 때 처녀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영화에서는 수녀들이 재판소의 방 한켠에 천막을 치고 처녀인지 아닌지 조사하는 장면이 있고, 이것도 역시 기록에 남아 있다. 조사결과는 Artemisia가 처녀가 아니었고, Tassi는 형을 살게 된다.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처녀를 잃은 Artemisia는 그 당시 시대 상황으로는 손상된 자산 (damaged property)으로 분류되어 졌다. 강간에, 처녀가 아니라는 손가락질에, 온 나라가 떠들석했던 재판에, 17살의 나이로는 감당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Artemisia가 다른 도시로 떠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나는 화가가 되기 위해서 이 모든 댓가를 치려야 했다고. 그리고 그녀는 정말로 역사에 길이 남을 유명한 화가가 되었다. 요즈음 미대에는 남자/여자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