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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doni (+ 도 니 +)
날 짜 (Date): 2001년 5월  8일 화요일 오전 11시 37분 00초
제 목(Title): 절주


술은 인간영혼의 정화수라고 세익스피어 아니지 원어대로 발음하자면
쉐익스피어 아저씨가 말한 적이 있다.  술이란 것을 통해서 머리속을 훤하게
비울 수도 있고 소주 한잔 앞에 놓고 달기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애를 태우는 경우도 있다.  술을 아니 먹고도 술을 마신 것처럼 행동하는 
주선의 경지엔 이르르지 못했지만 이젠 어느 정도 술이란 것에 대해서 
이해를 하는 경지엔 다다른 것 같다.

술을 마시면 세상일이 쉽게 풀어지는 착각이 든다.  그리고 세상이 자기 편 
같다는 느낌도 들게 된다. 세상의 모든 이가 자기를 동정해주고 이해해주는 
듯한 말도 안되는 착각을 하면서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 그러나 술이 깨고나면
남는 것은 찌부둥한 몸과 개운치 않은 머리때문에 아주 불쾌해진다.
그래서 술이란 것은 천사의 몸을 가장한 악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천사보다 악마가 더 매력적이란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남자건 여자건 술을 마시면 긴장이 풀어지게 된다.  그래서 남녀가 단 둘이서
술을 마시면 조심해야 한다.  술마시다가 코꿰인 남녀 본 적이 어디 한둘인가.
그러나 술을 마신다는 그 자체가 남녀간에 어떤 모종의 기대감을 가지고 
마실 수도 있다는 역가정 역시 가능하다고 본다.  남자가 늑대라면 여자 역시
여우다.  

위스키보다는 와인이 부드럽다. 위스키가 남자라면 와인은 여자의 속살같은 
매력이 있다.  목안을 콕하고 쏘면서 내려가면 속이 얼얼해지는 위스키는 
분명히 남성의 이미지다. 빨리 취하게되고 굉장히 속을 아프게 하지만 다행이 
아침에 별 어려움 없이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게 해준다. 와인은 은은하게 
사람을 취하게 만든다.  목에서 너무나 부드럽게 넘어가준다. 위스키를 입안에 
두면서 굴리라고 하면 혀가 알알하게 아리지만 와인은 혀위에서 굴리면서 마치 
사랑하는 연인과의 프렌치 키스처럼 혀와 입술을 애무해주는 맛이 있다. 그리고 
그 상큼한 향과 맛은 가히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살결이 부드러운 여인의 
목을 부드럽게 키스해주는 (이건 아리스타일이군)..와인은 여성스럽다.
그러나 와인은 아침에 아주 머리를 무겁게 만든다.  와인먹고 취하면 3일은 
고생한다.  와인과 타이레놀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맥주는 품위가 없다. 그렇다고 매력도 부족하다. 단지 더운 여름날 시원한 맛에 
갈증을 가시게 하려고 마시는 정도다.  물론 기네스라는 명맥주가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맥주는 매력도 품위도 다른 술보다 떨어지면서 가격은 비싸기만 
하다.  남성스럽지도 않고 여성스럽지도 않고 단지 맥주는 철없는 청소년 같은 
느낌이 들 뿐이다.  그래서 난 맥주먹고 오락가락 하고 남자 등에 엎히는 
여자를 경멸한다. 맥주는 취하라고 마시는 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주는 좋은 술이다. 더군다나 요즘같은 시대엔 소주가 너무 좋아진다.
참이슬 산 둘다 아주 좋은 술이다. 옛날의 두꺼비그려진 소주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두꺼비를 마시면 반드시 크으 소리가 나온다. 
그 독한 화학약품 냄새를 뱉으려면 크악 밖에 없으니까. 그러나 요즘 이슬이나 
산은 전혀 그런 냄새가 나질 않는다. 게다가 아침에도 기분좋게 일어날 수 
있다. 물론 많이 마시면 소주도 맛가게 만들지만 말이다.  소주는 위스키와 
마찬가지로 남성의 이미지다. 그런데 위스키가 잘난체 하고 품위있는 척하는 
넘이라면 소주는 그야말로 털털하면서도 푸근한 멋쟁이 남성같은 술이다. 
그래서 난 소주를 좋아한다.  이 소주를 여자로 만들어버린 것이 레몬소주다. 
레몬소주는 여성이다. 그래서 역시 레몬소주 먹고 맛가면 며칠간 고생한다.
난 레몬소주를 경계한다. 나 역시 한때 이거 먹고 맛가서 이틀을 빈사상태에서 
헤맨 적이 있기 때문이다. 

꼬냑이란 술이 인기를 끈다던데..나에게 있어서 꼬냑은 아주 성질 고약한 
요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물론 아주 매력적이다. 그러나 성질은 
고약하다. 짙은 화장을 하고 얇은 옷에 가슴을 반쯤 노출한 요부의 이미지를 
꼬냑은 보여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꼬냑에 탐닉하게 되고 꼬냑을 혀끝에서 
굴리면서 마치 그 요부에게서 성적인 자극을 받는 듯한 꿈을 꾸게된다.
그러나 댓가는 요부와의 하룻밤이 비싼 값을 치뤄야 하듯이 꼬냑은 우리의 
주머니를 가볍게 만들어준다. 그렇다고 뒷끝이 개운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많이 마실 수 있는 술도 아니고...꼬냑은 요염한 요부 그 자체이다.

술에 대해서 이정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면 이제 나는 술을 절제할 수 있다는 
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젠 술을 자제할 것 같다.  한국에 와서 참 
많이도 마셨다. 그렇다고 런던에서 안마신 것도 아니었지만...술이란 녀석이 내 
몸을 약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내 의지도..  이제부터는 술 대신에 다른 친구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물론 술을 끊을 수는 없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술보다 
약해져 있는 나를 자각하게 되면서 술이란 녀석이 천사라기 보다는 악마로 더 
보이게 된다.  힘들거나 어려울 적에 술이 나를 도와준 적 참 많다.
그러나 이제부턴 힘들거나 어려워도 술대신에 다른 것을 친구로 삼으련다.

그래서 태영이가 비록 나를 술상무로 추천했지만 나는 완곡한 거절을 해야겠다.
아리말대로 대접받기 좋아하는 못된 성깔도 한몫했다.  이제 술은 기분 좋을 
적에 한번 정도 마시는 걸로 만족해보련다.  (나 사실 기분좋은 날이 무지 
많아서 탈이지만)  그나저나 리키님은 맥주번개의 약속을 지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누가 맥주값 다 내라고 했나? 자기 마신 만큼만 내면 되는 법.
겁내지말기 바란다. 미리 글에서 밝혔듯이 난 맥주 그다지 안좋아하니까.

이제 여름이 오나보다. 덥구나.






                         ------ From now on, your life will be
                                a series of small triumph, small failure
                                as it is life of all of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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