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2001년 4월 14일 토요일 오후 04시 30분 38초 제 목(Title): Re: 도올이 뭐가 어때서? 뭐 그런 면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도덕경의 첫 문장, 道可道,非常道,名可名,非常名 도가도,비상도,명가명,비상명 과 같은 글의 해석에 마저 무슨 세계관 같은 것과 연관을 지어야만 하는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이 읽었을 때에, 적어도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는 알아들을 수 있는 해석이라면, 그 점에 대해서는 가치를 인정해 주어야 하겠지요. 적어도,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하기가 불가능한 것을 해석이랍시고 해 놓은 이전 학자들의 웃기지도 않은 권위 보다는 나은 것 아닐까요? 일단 말이 통해야 그 이상의 무엇을 바라볼 수 있을테니까요. ------------------------------------------------------------- 1. 해석이 난해하다면 (난해하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미일 뿐, 심오하다거나 그런 뜻은 아닙니다) 해석으로서의 값어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알아듣기 쉬운 해석이 곧 옳은 해석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알아듣기는 쉬우나 원전과 동떨어진 틀린 해석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2. 권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권위주의'가 나쁜 것이고 '권위적'인 태도에 문제가 있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1번과 마찬가지로 권위적인 학자들의 해석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 자체는 바람직스럽지만 그것이 곧 이경숙씨의 해석이 옳은 해석이라는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3.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하기가 불가능한' 해석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 그리고 원문 자체가 알아듣기 어렵게 쓰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도참비결서들 중에는 일부러 그냥 읽어서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렵게 쓰기도 합니다. 특정한 종교집단의 내부에서 유포되는 문서 중에도 별도의 주해가 없이는 쉽게 해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죠. 초기 기독교에서도 교회가 천국의 비밀 (esoteric)을 배타적으로 가졌다는 믿음이 있었고 이러한 믿음들로 인해 나중에 예수가 '내가 비유로 말하는 것은 저들(아마도 우리 교인이 아닌 자들?)이 알아듣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는 복음서가 나올 정도였죠. (물론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보건대 실제로 예수가 그렇게 말했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요.) 도덕경 역시 노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참서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노자 이후 시대에 그 취향에 맞도록 윤색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이 경우 원문 자체가 이미 난해하게 씌어진 이상 해석도 난해할 수밖에 없죠. 그리고 이런 경우라면 오히려 '알아듣기 쉽게' 해석하는 쪽이 뭔가 수상스러워 보이지 않을까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