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Gambler) 날 짜 (Date): 1994년06월27일(월) 07시55분48초 KDT 제 목(Title): [사설] 재일동포 여학생들의 수난 한겨레신문(HAN) 한겨레신문사 기사분류: 1. 사 설 기사일자: 94/06/25 제 목: [사설] 재일동포 여학생들의 수난 PAGE: 1/ 3 ------------------------------------------------------------------------------- 재일동포 여학생들의 수난 최근의 북한핵과 관련한 위기가 일본 사회에서는 엉뚱하게도 재일동포 여학생을 폭행하는 `풍조'로 번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일본 언론들이 `북 핵 위기'가 고조되면 북한의 자금 지원선인 조총련계가 테러 등의 도발을 할지도 모른다고 떠들어대자, 일본 남성들이 애꿎은 조총련계 여학생을 상대로 옷을 찢거나 희롱하고 폭행을 하는 사건이 유행처럼 번져 두달 동 안 이런 사건이 1백24건이나 발생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급기야 24 일엔 14살의 소녀가 일본 남성에 의해 배를 발로 차이는 등의 폭행을 당 한 끝에 병원으로 실려가 입원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소녀는 지난 3월엔 일본 남성에 의해 칼로 이마를 찔린 적이 있고, 5월에도 또한번 폭행을 당해 이번이 세번째라고 하니, 알려진 사건 이외에 조총련계 여학생들이 당하는 수난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일본 언론은 이런 범죄를 `증오범죄'라고 하고 있지만, 우리 민족의 분 단이 일제 36년으로 비롯된 것일진대 증오가 있다면 우리가 저들에게 가 져야 할 것이지, 일본의 중년남자들이 10대의 우리 어린 딸들에게 증오를 가질 이유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한복 치마저고리를 입고 다니는 여학 생을 상대로 `저고리치마 잡이' `조센진 잡이'를 재미로 벌이고 있는 일 본인들은 여론에 편승해 약자를 괴롭히는 가장 악랄하고 비열한 범죄자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 연쇄폭행에 대해 조총련은 일본 경찰에 강력한 수 사를 요구했으나 범인이 잡혔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실제 일본경찰은 수 사에 아무런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보도이고 보면, 이 또한 조총련 을 포함한 한국인을 얕잡아보는 비열한 행태라 아니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재일민단 쪽에는 `고소해'하는 분위기마저 있으며, 주일대 사관의 고위관계자가 "어린학생들이 당하는 것은 안됐지만 이 사건은 조 총련에 압력을 가하는 일"이라며 방관하고 있다니 더욱 통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총련이든 민단이든 우리 민족의 어린딸들이 치마저고리 를 입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파렴치한 일본인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데도 이번 일로 동포사회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으리라는 데 만족해 하는 민단쪽 처사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일본 남성이 우리의 딸들에게 가한 더럽고 비열한 짓에 우리 모두가 분 노하지 않는 것은 우리 민족의 장래를 위해 진정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관계당국과 주일대사관, 민단 관계자들은 조총련계 여학생에게 저 지르고 있는 일본인의 만행에 대해 우리의 의지를 밝히고, 외교경로를 통 해 항의와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해야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