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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JOOJOO (          )
날 짜 (Date): 2001년 4월 13일 금요일 오후 11시 44분 38초
제 목(Title): Re: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연등아래



밤이었구요 공중에서 흐르는 것들은 아팠는데요
쓸쓸함을 붙잡고
한세상 흐르기로는
아무려나
흐를 수 없음을 이겨내려구요

고운 것을 바라보는
당신의 마음빛이
저 불빛을 상하게 하네요. 당신이 불쌍해
이 명을 다하면 어떻게 하려구요

나무 한 그루를 심고 기다리는 이
또 한 그루를 마음속에 옮겨놓고 기다리는 이
그러나 여전히 설레이는 명은 아파요

명의 갈 길은 어쨌든 움직이는 거지요
움직임 당신의 움직임 당신이 불쌍해

밤이었구요
흐르는 것의 몸이 흐르지 못한
마음을 흘러 저 등이 나그네 하나쯤 거느릴 수 있으려면
아무려나 당신 마음의 나그네가
내 마음의 나그네를 어디
먼빛으로나마 바래줄 수 있으려구요
밤이었구요


      -   허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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