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eXpression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jhk (MidSummer)
날 짜 (Date): 1994년06월22일(수) 01시00분19초 KDT
제 목(Title): 바닷가에서



지금부터 칠년전 내가 열여섯살때 나는 어느 바닷가에서 육개월을 보냈다.
나는 많이 큰 사람이라고 그때 생각하고 있었고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린 나이였다.
그때 내겐 꿈이 있었다.지금은 감히 상상하지도 못하는 꿈다운 꿈이었다.

날마다 점심을 먹으러 바닷가에 갔다.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고 설핑을하고
요트를 타고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을 그림엽서를감상하듯 쳐다보면서 나는
혼자 점심을 먹었다.빵부스러기를 던지면 수많은 갈매기떼가 다가와서 서로 다투며
먹어주었다.나는 자리에서 일어서기전 항상 바다를 보았다.너무도 푸르고 너무도 
평화로운 바다였다.그대로 그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싶었다.그러면서 언제나 나는 
꿈을 꾸었다.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하고싶은 일을 꿈꾸었다.그러면 나는 
집을 떠나 지구 반대편에 와있다는 사실도 즐겁게 받아들일 용기가 생겼다.

학교가 끝나면 나는 바닷가 길을 따라 집으로 걸어왔다.
푸른 바다를 보면서 집으로 오는 길 또한 즐거움 그 자체였다.
가끔씩 남녀가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서로 안고 키스를 하는 장면은 영화를
보는듯해서 나를 더 환상에 사로잡히게 했다.그때 내가 사는 삶은 꿈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웠다.나는 행복했고 아무 욕심도 없었다.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혼자라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이렇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고 언제나 바랬다.

주말에 학교에 가지않는 날에는 친구와 바닷가 절벽에 갔다.바다가 다 내려다
보이는 그 절벽은 바로앞 모래사장이 조개가 으깨어져서 만들어졌기에 
쇌리비치라고 부르는 곳이었다.쇌리비치는 아주 작은 곳이었다.내가 점심을 항상 
먹는 비치를 따라 바다를 끼고 일키로 정도 산책을 하면 아담하고 푸근한
쇌리비치가 나온다.아무리 파도가 샌날도 이 작은 비치는 평화로웠다.
나와 친구는 쇌리비치가 내려다 보이는 절벽에 올라가서 딱딱한 돌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기를 좋아했다.그러다가 친구는 항상 노래를 불렀다.파도 소리가
그리고 멀리 바다위에 요트들이 꿈처럼 다가오는 순간이었다.친구의 노래를 
얼굴을 하고 친구와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 친구를 좋아했다.언제나 웃는 얼굴이 또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아름다웠다.그러던 어느날 친구와 나는 전처럼 바닷가에서 얘기를 했다.
그때 갑자기 하늘에 먹구름이 끼면서 비가 오려고 했다.나는 서둘러 비를 맞기
전에 집으로 가자고 친구에게 말했다.그러나 친구는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거센 물결이 일고 있는 바다를 보며 말했다.
"나는 어릴적 부터 이런 날씨가 좋았어.맑은 날은 왠지 싫더라
나는 이런 회색빛이 좋아.어릴적에 나는 엄마가 싫었어.
그래서 이렇게 비가오는 날엔 일부러 우신을 안갖고 나왔지.
불러도 대답안고 막 뒤어가 버렸지.그냥 엄마가 싫었어.
난 회색빛 하늘이 좋았어.이제 비를 맞아도 우리엄마는 나를 위해
달려오거나 소리치 실 수 없지."
친구의 눈에 눈물이 나올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나의 얼굴도 친구의 얼굴도 
졌어갔다.

요즘 나는 그 바다를 다시 보고 싶다.그 바닷가에 가면 전처럼 그친구와 얘기도 하고
친구는 지금도 꿈을 꾸고 있을지 모른다.
자신을 애타게 불러줄 어머니를 그리고 그 사랑을.

회색빛 하늘을 좋아했던 친구와 평화로운 작은 바닷가 마을과 나의 어릴적 
소망들이 그립다.이제 나의 욕심과 나의 이기와 나의 타성과
나의 겉 모습으로 이세상을 대할 수 밖에 없다.시드니..시드니..시드니..
나를 잠시나마 평화롭게 꿈꾸게 해주엇던 아름다운 도시..............





 * I still believe in pure love, I have held on to my childlike beliefs.
  J! You have wounded me with love. Here are my eyes, shining with tears.
  Love all or Love nothing. Hence it is that I love all.*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