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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eaMarket ] in KIDS
글 쓴 이(By): quaint (퀘인트 ^-^)
날 짜 (Date): 2001년 7월  3일 화요일 오후 07시 16분 20초
제 목(Title): Re: 노출에 대해서...



전 사진에 '사'자도 모르는데요...  -_-;
어쩌다 회사 동료가 꼬셔서 로모를 사고 그 동료가 참고하라고
던져준 글이 님들께서 얘기나누시는 주제인 것 같아서 혹시나...
혹시나(^^;) 도움이 될 까 퍼올려 봅니다.
도움이 안된다면 죄송합니다... 그냥 생까주세염... ㅠ_ㅠ

-quaint

===

Daum의 lomo club의 강좌란에 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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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군의 제멋대로 사진강좌! 

제 1편 - 왕초보를 위한 대서사시 

안녕하세요 워너군입니다. 이제부터 주절주절 얘기를 하게 되는데, 깔끔한 
섹션신문 뭐 이런것보다는 그저 꼬리에 꼬리를 줄줄 잡고 늘어지는 식의 
강의가 될 것 같네요. 네? 곤란하다구요? 음..그럼 제목을 바꿀까요. 
..아니아니, 그냥 시작하는게 좋겠습니다.; 제가 좀 소심해서. (..) 
네? 뭐라..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후후 기선제압) 

아 정말 거창하고도 심오해보이는 질문입니다. 여러분도 아랫줄에 있는 답 
을 보지 말고 한번 맞춰보시기 바랍니다. 네? 이미 봤다구요? ..뭐 그럼.; 
네 정답은 '빛'입니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고 누가 그랬죠? 네, 저도 모 
릅니다.--; 그래서 헬리오그라피라고도 불리웠죠. 이쪽이 더 아름답지 않나 
요? 어쨌든 위의 저 질문이 제가 사진을 배우면서 처음 맞딱드린 퀴즈였지 
요. 제가 뭐라구 답했냐구요? ... 

강사 :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합니까? 
워너군: (주춤거리며) ..카메라요. 

네, 여러분은 저보다 희망이 보이십니다.; 사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빛 
이며, 이 빛의 컨트롤이 사진의 컨트롤이라고도 감히 말할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빛을 카메라를 가지고 어떻게 컨트롤하는 것일까요? 
후후, 이미 고교를 졸업한 이후의 햇수를 손가락으론 꼽지 못하는 여러분덜... 
고딩때 물질의 운동에너지를 구하는 방법을 말씀해보시기 바랍니다! 
3초 드립니다! 후후. 괴로워하시는군요. 

정답은 속도 곱하기 질량이죠. 저는 고교때 자타가 공인하던 모범생. 
(후후. 어차피 이 동호회에 아는사람이라곤 없지않은가!) 

속도 곱하기 질량. 

어째서 빛이 기존의 물질개념으로 통용될 수 있냐고 묻는 물리학도분들께선 
'시적 허용'이라는 고교적의 문구를 되새겨주시기 바랍니다. 뭐가 시적이냐 
구요? 후후 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의 시간에 '얼마만큼' 많 
은 빛이 들어오느냐 하는 것이지요. 단위시간 곱하기 빛의 양. 이것이 사진 
에서 그토록 중요한 '노출'입니다. 그렇다면 저 두 변인 (오호 이토록 과학 
적인 강좌가..) 을 통제하는 메커니즘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요? 

일단 일정시간동안만 빛을 들여놓을 수 있는 차단막이 필요하고, 일정량의 
빛만 들어오도록 빛의 입구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차단막이 필요하겠죠. 
이 두 차단막의 이름하여, '셔터'와 '조리개'. 대단한 넘덜입니다. 중요한 
부분이니 일단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가장 잼없는 부분이지만, 
고진감래! (이 단어를 모르시는 분께서는 따로 메일을) 

-셔터 
Shut up! 구미 각국에서 우호증진을 위해 사용되는 숙어이죠 (중요도 A). 
'입을 닫아주련?'으로 해석됩니다. 자 여기서 '닫다' 중요하죠. 밑줄 쫙! 
이 셔터는 빛이 들어오는 구멍을 가렸다 열었다 하면서 빛이 들어오는 시 
간을 조절합니다. 네, 샷따를 통해 영업시간을 조절하는 단란주점! 
바로 그것입니다! 네? 샷따 닫고서도 영업한다구요? 음..상관없구요. 
30초 정도의 장시간 노출부터, 최신 고급기종의 경우 1/12000이라는 고속 
촬영도 가능하게 되었지요. 참고로 A모드 이외에 조리개를 고정한 로모의 
셔터 속도는 1/125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리개 
저는 이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조이개' 좋지요? 절대 한문을 몰라서 
가 아닙니다.; 
(화제를 바꾼다) 조리개의 역할은 빛이 들어오는 구멍의 크기를 조절해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지요. '구멍을 조인다'는 뜻에서 조이 
개. 좋지요? 절대 한문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조리개는 f치로 수치를 설명하는데, 1이 '완전개방'을 뜻합니다. 조이지 
않고 완전히 열어제낀거죠. 로모 앞에 읽어보면 minitar f2.8이죠? 꽤 
밝군요.. (빛이 많이 들어오니 당연히 밝겠죠?) 아, 여러분의 추억 속에 
서 바늘구멍 사진기를 꺼내보시기 바랍니다. 그 작은 구멍이 보이나요? 
차이는 있지만, 보통 바늘구멍 사진기의 f치는무려 200 정도입니다. ^^; 
보통 수동 카메라의 조리개치는 렌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f22 정도까지 
조일 수 있구요. 숫자가 높을 수록 구멍이 작아지고 빛이 적게 들어오죠. 
(바늘구멍 사진기의 f200이란 숫자를 다시한번 상기해보시길) 
특히 조리개는 이 간단한 메커니즘 -조여주기-이지만, 사진기술의 핵심입 
니다. 

아시다시피 필름이라는 넘은 질풍노도의 시기의 청소년 ( 죄송합니다. 잊 
혀진 청춘을 들먹거리는 것은 아픔..) 을 구워삶을 정도로 엄청나게 민감한 
녀석이기 때문에, 꽤 정확히 빛을 맞춰주지 않으면 자폐증 -노출부족-에 걸 
리거나 가출 -노출과다-을 시도하게 됩니다. 사진을 배우면 이렇게 부모의 
도리도 함께 배우게 됩니다. 좋은 취미입니다. 어쨌든 과학의 진보로 노출 
은 점점 정확해지고, 자동으로 알아서 맞춰주기까지 하는 시대에 와 있습니 
다. LOMO의 경우에도 자동으로 맞춰주는 모드가 있지요. 아! 이때 날아오는 
처절한 질문. 

조회수 38번의 네티즌: 그럼 뭣하러 배워..씨바.. 

후후, 아무리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을 꺾고 세계 컴퓨터의 위상을 
드높였다지만, 안심하시라. 내일 당장 PC에게서 '씨바 내가 니 주인이다' 
라는 소리를 듣진 않을테니깐요. 왜냐구요? 어차피 딥 블루는 수많은 체스 
데이터를 가지고 그 중 최적화된 수를 뽑아내는 확률을 계산하는 수학적 
머신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러한 머신의 문제는 무엇일까요? 네, 
창조적 사고가 불가능하다는 점이지요. 그래서 한때 인공지능의 시도는 
X-Files에서 멀더요원 스컬리요원에 의해 가열차게 박살나기까지 했습니다. 
불쌍한 넘덜... 
근데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수학적인 퍼펙트를 추구했던 그리스의 초기 
미술이 '살짜기 도들림 주서예'의 후기미술에 밀려난 이유를 말하기 위해 
서예요. 퍼펙트하지 않음에서 오는 인간다움이 더 아름다울 때가 있는 법. 
인공지능의 한계는 바로 그 점이지요. 노출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외'가 
더 아름다울 때가 있지만, 인공지능에 '살짜기 도들림'이라곤 없는 것입니 
다. 기계적인 평균 최적 노출값만 있을 뿐이지요. 
앗! 저승에서 항의가 왔습니다. 인공지능의 창시자 튜링씨로부터군요! 
후, 긴장됩니다. 무슨내용인가 하면.. 

영어라 무슨소린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카메라에 내장된 자동노출계는 '평균값'을 구하게 됩니다. 뭐 좋습니다, 
평소에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찍다보면 아래와 같은 두 가지 문제 
에 필연적으로 부딪히게 됩니다. 후후, 첫사랑과 같은 열병이라고나 할까. 

1.불광동에 사는 S씨(26세, 백수)는 마침 오부지게 눈이 내린 서울 풍경을 
배경으로, 마침 맞아죽을 각오하고 아빠카드를 긁어 하얀 코트를 장만한 
여자친구를 뽀대나게 찍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때를 위해 수없이 뒹굴며 
비디오를 보았다 싶어 절라 현란한 앵글을 선보였습니다. 
아! 그러나 이게 왠일. '러브 스토리'의 하얀 눈은 어디가고 우중충한 
회색 눈이 가득찬 이 풍경. 그녀에게 '러브레터'의 한장면을 선사해주겠 
다고 단언했던 그는 '블랙 레인'에나 나올법한 우중충한 사진을 찾아간 
이후 4일째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2.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주민 K씨(28세, 자영업)는 꽤 비싼 카메라를 샀습 
니다. 설명서를 보니 자동노출 모드가 조리개와 셔터를 최적치로 해 준 
다고 합니다. 평소 데카르트에 심취해 있던 그는 인간문명의 발전은 끝 
없을 것이라고 확신, 자동 노출계를 믿고 일몰 무렵에 멋진 사진을 찍기 
로 했습니다. 옥상에 올라간 K씨는 마침 옆집 옥상에서 빨래를 말리던 L 
양(12세, 초등학생) 에게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접근, L양의 달덩이같은 
얼굴을 한가득 담고 배경으로 멋진 일몰과 구름을 담기로 했습니다. 
아! 그러나 이게 왠일. 자동 카메라로 찍을 때는 어김없이 배경이 선명 
하게 나왔는데, 이건 완전히 흐리뎅뎅하게 나온 것이었습니다! 왜 좋은 
카메라가 선명하게 나오지 못한 것일까..이 사진을 통해 옆집 L양의 언 
니인 L씨(20세, 백조)의 눈에 들어보려던 그의 계획은 좌절되고, 인간 
문명의 무조건적 발전에 회의를 품은 그는 쇼펜하우어에 심취한 채로 
사업에도 의욕을 잃은 상태입니다. 


네? 뭐가 문제냐구요? 그렇다면 복습을 해 두시기 바랍니다. 
노출, 셔터, 조리개. 각자 어떤 것인지 말이지요.. 
간단한 얘기만 한 것 같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들이니 꼭 기억하실 수 
있도록 해주시길! 

S씨와 K씨는 부활의 날개를 펼 수 있을지? 
다음편 '조리개와 셔터, 부활의 마법날개' 편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Fortune 
p.s: 격려,항의,건의,제지,협박메일 환영합니다. 


--
-워너군의 제멋대로 사진강좌! 

제 2편 - 조리개와 셔터, 부활의 마법날개 Part 1 노출과 소크라테스 

열화(낯뜨거워 --)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 드립 
니다. 원래 암울한 성격인 저는 왠만큼 성원이 없으면 자괴감에 젖어 많은 일을 
포기 하기가 일쑤. 그러나 이번에는 달라서, 사막을 지나가는 기분으로 글을 적 
는 제게 마치 길을 인도하듯이 리플라이를 달아주신 별과 같은 분들께 감사드립 
니다... 
(성경 표절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덜은 함 맞짱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Tlqk.) 

저는 사실 국립 애정전문 정신상담소 '러브러브 쉐이크' 내의 '포포' 부서 요 
원입니다. 러브러브 쉐이크는 J모 재경부 장관의 앞뒤없는 대기업 보조 공적자 
금 갖다박고 남은 돈으로 함 젊은이들 인기를 끌어보려고 만든 신개념 정신클리 
닉인 것입니다. 그 염원에 걸맞게 부서 이름도 포포. 그렇습니다. 사실 이것은 
이니셜. 

포토 포비아. 사진 공포증 되겠습니다. 

사실 이 연재는 극비 실험이었습니다. 포포 증후군의 상담이 쇄도하자 예산을 
더 갖다박아야 하는데 공적자금을 또 투입했다간 여권재창출에 도움이 안될 노 
릇. 곧 정보통신부의 도움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자는 대안이 나올 수 밖에 없었 
던 것입니다 씨바..열분 목덜미에 금속칩이 박혔나 함 살펴보시길. 엑스파일은 
양놈들에만 해당사항이 아니었슴다... 지난호 말미에 소개된 두 명도 사실 피실 
험자. 

뭐 아직 희망은 있는겁니다. 저같은 양심도 있고.. 

비바 꼬레아. 
이 강좌는 스릴러와 추리물의 장점까지 아우릅니다...감탄. 

뽀뽀파일 # aq-30293875 

-자동 노출계 과신으로 인한 설경촬영 미숙으로 인한 자폐증 현장출동 보고 
(주의. 중학교때 과학시간에 과외활동을 한 분덜은 심호흡 함 하실것) 

:불광동의 불야성 모텔로 S씨를 찾아간 것은 1월경. 널부러진 술병들 사이에 흩 
어져있는 사진을 보아 심각한 상태로, 견디다 못해 구원요청한 것으로 보임. 
대화는 녹음테잎을 주로, 당시의 분위기를 괄호에 넣어 보충. 

S씨 : ...왜죠. 어째서 흰 눈이 저렇게 회색으로 나온걸까요. 

본인: ..인류의 비극입니다. 기술이 의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죠. 
물질이 정신을 따라가지 못하는, 일종의 근원적 비극이랄까. 
서양 근대철학의 문제이기도 했죠. 그러니까.. 

S씨 : (..씨바) 

본인: (..--;) 그러니까 그겁니다. 노출계를 과신했어요. 컴터가 아무리 좋아도 
문학작품은 못만든단 겁니다. 카메라의 자동 노출계는 무조건 18% 그레이 
카드에 맞춰져 있어요. 평균값이거든요. 

(이때 '그레이'라는 단어에 절망한 S씨 소주를 갖다댔으나 극구 말림) 

본인: 어떤 주어진 빛을 피사체가 반사하고, 그 피사체에게서 반사된 빛을 렌즈 
에 담아 찍는게 사진이죠? 그런데 그레이 카드란 18%의 빛 반사율을 갖고 
있는 두꺼운 회색 종입니다. 이 카드에 들어오는 빛은 18%가 반사되는데, 
이게 사진을 찍을 때 그 피사체에게서 적당한 노출이 나오는 밝기이지요. 
그래서 자동 노출계는 이 18% 반사율에 맞춰져 있어요. 18% 반사율이 아닌 
피사체도 18%로 계산하기 때문에 이 적당한 노출이 가능하도록 말이죠. 

가령 미자의 얼굴을 찍으려는데 현재 미자의 번들번들한 얼굴이 반사율 
70%에 육박한다면 너무 사진이 밝게 나오겠죠? 이때 자동 노출계는 미자 
의 얼굴의 반사율을 18%로 계산해서 적정한 밝기가 나오게 하는 역할인겁 
니다. 필름은 우리 눈보다 민감해서.. 빛이 조금만 어긋나도 확 눈에 띄니 
까요.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아시겠습니까. 
(온라인 피실험자 열분들도 읽기를 멈추고 한번 생각해 보세요) 

S씨 : (술에 쩔은 듯 연신 고개를 휘저으며) 글쎄요.. 

본인: (점점 고무되며) 새하얀 화면을 찍을 때를 생각해보죠. 새하얀 눈의 반사 
율은 80%를 가볍게 넘습니다. 그렇죠? 까마귀 날개보다 눈밭이 눈부시잖 
아. 그런데 이 새하얀 화면을, 85% 이상의 반사율을...자동 노출계는 18% 
반사율로 처리해 버린단 말입니다! 
그 순결한 눈밭이 반사율 18%의 회색으로 변해버렸던 겁니다! (오열한다) 

S씨 : (꿈에서 깬 듯 머리를 감싸쥐며 울부짖는다) 아아!! 아미고!! 

본인: (S의 손을 감싸쥐며) 그렇습니다! 새하얀 눈밭은 분명히 사진 광학적으로 
는 노출 과다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18% 반사율의 우중 
충한 회색의 화면을 원하지 않습니다! 18%로 규정지어진 획일적 노출의 
세계를 거부합니다! 새까만 밤도 회색으로 감추고, 눈부신 태양을 회색의 
품에 감추려는 인류 문명의 한계를 우리는 온몸으로 거부합니다! 

S씨 : 카메라의 메커니즘에 숨어있는 획일화의 이데올로기를 거부합니다! 청소 
년의 교복문화를 거부합니다! 직딩들의 넥타이를 거부합니다!! 

함께: 쌈바~~ 


보셨는지. 우리 그렇게 국민혈세를 낭비하는 그룹 아닙니다. 게다가 저 유려한 
말솜씨..뉘집자식인지..걸출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평소에는 적당한 노출을 위해 '광학적으로 적절한' 빛 반사율을 
추구하고 있는 자동 노출계이고, 이것이 대개의 상황에서 잘 나오는 것은 사실 
입니다만, 한가지 밝기가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우중충한' 사진이 나올 뿐인 것 
입니다. 카메라의 의도대로는 나온 사진이지만, '찍는 사람'은 그걸 원하지 
않지 
요. 새까만 배경이나 새하얀 배경에서 특히 그렇구요. 
사진을 찍겠답시고 그냥 찍을 때, 우리는 '이렇게 찍고싶다는 의지'를 기계에 
맡겨버린 것입니다. 우리가 이 노출의 세계를 몰랐으면 우리의 의지를 다이오드 
몇개로 구성된 노출계에 맡기고 살지 않겠습니까? 무지는 의지의 상실과 같다.. 
아아 소크라테스에까지 다다르는 이 명강의. 

그런데 해결책은 무엇인가? 뭐 그렇다고 카메라에게 훈계를 놓을 수도 없는 노 
릇. S씨에게 넘긴 파일은 바로 전주시 거주중인 K씨의 치료파일이었습니다.. 



뽀뽀파일 # samba0042 

-조리개와 셔터에 농락당한 20대 중반의 남성에게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아, 그리고 이 명언 기억해 두세요. 
"절대적인 적절한 노출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워너군의 사진강좌 2편 조리개와 셔터, 부활의 마법날개 

part 2 "마법날개 사용설명서" 

-들어가기에 앞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사실 저는 고뇌했습니다. 혹 2편이 어렵지 않았는가. 
나는 글재주가 없는것인가. 교사의 자질이 없는것일까. 아아.. 

잘난 것도 죄인가. 신이시여.. 

2편 파트 원이 급조된 글이라는 비밀따위 퍼뜨리고 싶지 않았지만, 올리면 
서 무척 고민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자신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제삿상 바나나 먹으면서도 장난아니고 목구멍에 잘 안넘어가더군요.. 
내가 바나나 얼마나 좋아하는데..씨바..이 이타정신.. 

그리하여 인생은 굽이 고개와 같다고, 다시금 업템포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심기일전 분기탱천하고 새해 새다짐으로 렛츠고. 
여러분 화이팅입니다. 


:지난호 복습 

-씨바..초장부터 욕나오게 하지 마십쇼. 복습이란 말에 나가시면 조회수는 
뭐가 됨까 --; 어쨌든 초슬림 요약으로 함 봅시다. 

*노출계는 무조건 중간톤을 목표로 한다. 그러므로 중간톤이 아닌 극단적 
밝기를 원할 때에는 컨트롤이 필요하다. 노출계 넘 믿지말자. 

너무 화면이 하얗다 -> 노출계가 회색으로 만든다 -> 노출을 많이 준다 
너무 화면이 까맣다 -> 노출계가 회색으로 만든다 -> 노출을 적게 준다 

...이런 개간단한 시스템을 갖고 능구렁이 미끄러지듯 유려하게 꽁트를 
이뤄낸 워너군이 장하시면 '무한블루님 멋져여' 함 속삭여주세여..+_+ 
..씨바..남자분덜 말구요...(아아 이번꺼는 18금 해야할까봐 --;) 


그리고 들어가기 전에 주의. 
이번꺼가 이번 연재강좌의 고비 되겠음다. 
옛날 젖먹이시절 칼받이로 떠밀렸던 기억 상기하시면서 
함 각오하고 들어오시라. 

---------------------------------------뽀뽀파일 #samba???(기억안남) 

-조리개와 셔터에 농락당한 20대 청년에게 보내는 
부활의 마법날개 설명서 -전국공통- 


:안녕하세요 뽀뽀입니다. 상심이 크셨을줄로 압니다. 
그럼 본문으로 들어갑시다. 
... 
씨바.. 
더이상 뭘바래? 공문서가 이정도 위로해주면 망극할것이지 --; 
너네 전라도에 전통시절 도청장치 다 박아놨으니까 알아서 해라. 
(아 온라인 피실험자분들 죄송합니다 오리지널 원문이다보니 --;) 

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상심해있기보다 미래를 헤쳐나가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 당신의 앞에 놓여있는 조리개와 셔터를 양쪽 
날개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는 곧 날아오를 것입니다. 당신은 이미 
아픔을 겪었지만 아직 카메라는 당신의 곁에 있지 않습니까? 
자, 다시 날아오를 때가 왔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문제를 짚기 전에.. 
기본부터. 착착. 

1. 절반 

-절반. 백도날드 물고기버거가 절반..북녘동포 계순희 절반..고등어.. 
그렇습니다 절반. 노출에서도 핵심입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절반. 
1/3이라고 생각해보십쇼. 계순희 엎어쳤다 삼분의일. 백도날드 천원 
짜리 소세지버거 삼분의일. 애새끼는 또 아빠 부여잡고 천원을 1/3 
으로 나누면 얼마냐고 물어봅니다. 씨바 계산기는 333.3333..... 
아들아 삶이란 부조리의 연속이란다..니 태어난거 바라.. 

그냥 웃길라고 하는소리 아님다. 그리고 너 하는얘기 다 들린다니까. 
일단 셔터스피드를 생각해봅시다. 대충 보자면 (단위는 초) 

2, 1, 1/2, 1/4, 1/8, 1/15, 1/30, 1/60, 1/125, 1/250, 1/500... 

대충 잡히나요? 네, 절반입니다. 절반씩 내려가죠. 아 뭐라구요? 
문제가 있다구요? 아.. 이래서 울나라 수학올림피아드 휩씁니다. 

1/8 -> 1/15 ?? 1/60 -> 1/125 ?? 

내가 위에서 그냥 웃긴소리 아니라구 했죠? 사실 계산하기 편하기 
위해서 셔터치에 수정을 가했습니다. 지가 천재중년 둑이도 아닌데 
1/512, 1/1024..애새끼는 또 아빠 붙잡고 빨리 찍자고 난리.. 

허허. 

그럼 오리지널 1/16이 아닌, 0.01초의 차이는? 별 상관없슴다 --; 
이렇게 이용자 편의를 봐주는 메커닉..컴 공포증을 고인돌과 함께 
뒹굴며 깨부시듯이 우리도 이렇게 접근하는 것임다. 

빛이 들어오는 시간이 절반이 되면 빛의 양은? 네, 절반이 됩니다. 
쉽지만 중요합니다! 이 절반 혹은 두 배가 되는 단위를 '스탑'이 
라고 해요. '스톱' '스텝' '스돕(경상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1/4는 1/15보다 두 스탑 높다. 라고 합니다. 

자 그렇다면 조리개는 어떻슴까? 후후..고난이도의 수학이 요구 
됩니다. (피실험자분들도 바짝 긴장해주시기 바랍니다!) 
본요원 엄격한 테스트 통과한겁니다. 우리가 사용할 것은 바로 
인간의 무한에 대한 부질없는 욕망이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 

루트. (이거 특수문자 어떻게 불러내지 --;) 

자, 조리개는 어째 카메라 출동에서 보시듯이 동그란 구멍임다. 
이걸 여러 날개가 조였다 풀었다 하면서 구녕 크기를 조절하는데.. 

면적이 1π인 원의 면적의 절반을 가진 원의 반지름을 구해보시라. 
..본요원 명랑유쾌한 강좌를 목표로 하지만, 눈물은 내일의 웃음. 
2분간 골싸매고 낑낑대시라. 자, 되셨는지? 
(도저히 수학이 싫으면, 아래 '자 되었습니다!' 부터 읽으시라) 

문제. 조리개치 숫자는 각 조리개 원의 반지름의 길이로 나타내진다. 
면적이 1π인 원의 반지름은 1. 원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은 πr²! 
그렇다면 면적이 1/2π인 원의 반지름은 얼만가? 

풀이.항등식에 집어넣고 돌리면 1/2=r²이 됩니다. 즉 r=1/√2 
소수로 나타내면 1/1.4.....인 무한수죠. 
..그래..본요원 사실 한때는 모범생이었다..-- (1편 참조) 

자, 셔터속도보다 복잡하죠? 당연하지, 초딩수준하고 다르잖어.. 
어쨌든 조리개치의 공식은 1/√2 라는걸 알았음다. 조리개 숫자가 
왜 그런 묘한 숫잔가 궁금했던 분덜..오케? 
뭐? 너한테만 보내는줄 알았다고? 훗, 순대건설에 쏟아부은 공적 
자금 반만 주라. 소설 써주께. 본요원 최선을 다하고있다. 

물론 조리개의 경우에도 1.4.....아래에 딸린 무한수는 무시됩니다. 
이놈은 딥블루(1편 참조)를 갖다박아도 순환수를 찾아볼 수 없기 때 
문에, 사실상 무시할 수 밖에 없지요. 

아,물론 사실은 1/1.4 , 1/2...이지만 편의상 이렇게 하고 있어요. 
(까다로운넘덜..그냥넘어가지..) 
왜? 아래 상황을 보시라. 

A:자갸 어서 찍어~ 
B:응~ 근데 조리개조절이 뭐야? 셔터하고 똑같이생겼네.. 
A:..닭탱.. 
비극을 막자고 하는짓임. 

자 되었습니다! (수학 알레르기 여러분덜 험난한길 오셨다) 

그래서 조리개치는 
1, 1.4, 2, 2.8, 4, 5.6, 8, 11, 16, 22... 
(오른쪽으로 갈 수록 각 단계 원의 넓이 1/2, 그래서 빛의 양도 1/2) 
...이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 저..난리를..--; 

아! 여기서도 각 단계는 '스탑'으로 일컫습니다. 
f5.6은 f11보다 두 스탑 높지요. 

아, 그러고보니 '스탑'은 셔터 조리개 공통으로 빛의 양을 '절반' 
씩으로 생각하는 공통개념이군요? 자, 꼭 숙지해두시길. 


2. 셔터 - 조리개 컴비네이션 

-오오, 그래요. 조리개와 셔터는 각각의 단계(스탑)에 조절하는 
빛의 양이 같아요. ..자 주목. 이제 당신의 병에 대해 나오니깐. 

아래를 함 보시라. 

단서. L양이 나온 사진을 보아하니 해가 질 때쯤 찍었다. 
즉 빛이 모자란다. 

이것이 문제였던 것! 본사의 초정밀 광학감식시스템에 따르면 이 
당시의 적정 노출은 1/60초의 셔터 속도에 조리개는 f1.4 
즉 조리개가 최고로 열어제꼈을 때 (이 렌즈의 최고 조리개치는 f1.4) 
그나마의 셔터 스피드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근데 왜 배경이 날아갔냐구? 바로 조리개 때문. 

눈이 나쁜 사람들의 경우 (본요원도 난시임 --;) 안경 없이 사물 
을 볼 때 눈을 찡그리는 경우가 있어요. 앞이 안보여서 인상쓰는 
거라고 생각하는 우민들이 넘쳐나는데, 사실 그러면 더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빛이 들어오는 입구가 좁기 때문에 좀 더 깊은 범위가 
촛점이 맞아 들어가지요. 요걸 '피사계 심도' 라구 해여. 즉 초점이 
맞는 깊이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심도가 깊다, 하면 앞뒤로 쭈욱 촛 
점이 두루두루 맞는 것이고(자동카메라로 찍은 단체여행기념사진처럼), 
심도가 얕다 하면 배경이 흐려지면서 날아가는 현상 되겠음다. 

즉 바로 이것. 조리개를 조일 수록, 조리개 적힌 숫자가 올라갈 수 
록 (f4 -> 5.6 -> 8..)배경의 촛점이 잘 맞는다. 반대로 조리개를 열면 
촛점이 잘 안맞는다. 요체크! 예를 들어 '사랑해'의 3m 뒤에 '뻥이야' 
를 놓고 찍을 때, f2.8에서는 '사랑해'만 촛점이 맞고 뒤에는 뭔글잔지 
흐려서 안보이지만, 조리갤 꾹 조여서 f11정도로 놓으면 '사랑해' '뻥 
이야' 다 보입니다. 괜히 상대방이 뻥치는거 같으면 눈 야리는줄 아시 
는지? ..옛날에는 인간들이 마음도 뚫어 봤다는 증거입니다. 씨바.. 
인류의 선조는 진정 삼지안인가. 

자 이제 의문이 풀렸나요? f1.4인 K 당신의 조리개는 배경까지 촛점이 
맞을 리가 없었어! 당신이 범인이다! ...본요원 김전일 팬. 

그런데 미스테리. 일반적으로 f8이나 f5.6에 조리개를 놓는 카메라 
자동모드가 왜 f1.4에 놓아서 배경을 날렸을까? 혹 컴퓨터의 반란인가? 
씨바..본요원 1편에서 아니라구 그렇게 설득했잖어.. 
사실, 셔터 속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1/60초 보다 길게 되면 흔 
들려서 선명한 상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 (Blur라고 함다. 브릿팝 그거 
말구)이 됩니다. 그래서 셔터와 조리개를 모두 카메라의 자동조정에 
맡길 경우, 빛이 모자랄수록 셔터 속도를 흔들리지 않는 수준으로 조 
정하기 위해 조리개를 조정합니다. 어떻게 하냐구? 

퀴즈. 
현재 당신에게 주어진 셔터속도는 1/60, 조리개는 f1.4다. 
만약 당신이 배경까지 나오려구 조리갤 f8로 맞췄다구 해바바. 
셔터 속도가 얼마나 나올까? 

자. 무척 중요한 대목! 
f8이 f1.4보다 '다섯 스탑 아래' 잖어..요(f8 - 5.6 - 4 - 2.8 - 2 - 1.4). 
그럼 셔터 스피드를 '다섯 스탑 위'로 하면 빛의 양이 같지비? 
조리개를 조여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약 1/32로 줄었으니, 그렇다면 
셔터 속도를 약 32배 길게 하면 쌤쌤아닌가?! 

일단 정답은 1/2초. 안흔들릴 자신이써? 지가 목석도 아니고.. 
노출계가 얼마나 주인을 생각하는지, 애비가 자식마음 어케알까. 
카메라도 적절한 조리개치를 원하겠지만, 주인이 허구헌날 술처먹고 
수전증인데 어찌 1/60초 이하의 속도를 내겠냔말씀! 노출계를 조절 
하는 카메라 내장 컴퓨터, 돌대가리는 아니란것임. 

자, 그렇지만 이제 자동만 쓰지 말고 수동을 써바바여. 
배경을 날려서 L씨만 찍구 싶음 조리개를 한 두세 스탑 열어버리구 
대신 셔터 속도를 그만큼 줄여주면 되는거고. 
(ex. f8 & 1/125 -> f2.8 & 1/1000) 
배경까지 선명하게 하구 싶으면 원하는 만큼 조리개를 조인 다음 
셔터 속도를 그만큼 늘려 주면 된다는 말씀. 
(ex. f4 & 1/125 -> f11 & 1/15) 
셔터 속도가 영 안나오면 정 할수없으니 조리개를 열어버리구. 
(ex. 1/4 & f4 -> 1/30 & f1.4) 
(!!조리개치와 셔터속도치는 외어두는 것이 엄청 편합니다!!) 

앗 어느새! 
이것으로 당신은 노출시스템의 기본을 마스터한 것임다! 
자. 자화자찬 박수한판. 

아,그럼 해 질때 배경까지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구요? 
..뭐? 자동카메라는 그럴 때 찍어도 흔들릴 걱정없다구? 
씨바..자동카메라는 후레쉬 쓰잖어. 
왜 후레쉬 쓰냐구? 고것도 다음호에 --; 

그럴 때 방법은 몇가지. 

1.숨 멈추고 찍으면서 수호천사(혹은 원빈)에게 빈다. 
2.온몸에 시멘트를 쳐발르고 굳은 다음 찍는다. 
3.후레쉬(스트로보라고도 함)를 달아서 찍는다. 
4.삼각대를 쓴다. 
5.감도가 높은 필름을 쓴다. 

자 구럼. 
해피럭키인생. 
..갈때도 불만이야? 인사할 힘엄써. 
5번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구? 다음넷 로모클럽에 와서 
다음꺼 강의를 듣도록 하셔요. 

-문서종료 


Next 제 3편 : 마법사가 되는 방법 Lv2 

글이 길어져서 얄짤없이 자를려구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전할 말씀 한판. 

알고보면 어려운 내용이 아니니 두세번 읽으시고 숙지하시면 
진짜 좋습니다. 

공익광고였음다. 

--

변명없이 연재는 계속됩니다.-- 

제 4화 D-Day -1 

카메라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핵심적인 노출에 관한 부분을 마스터하신 동지 여 
러분, 험한 길을 헤쳐 오셨습니다. 우리는 이미 험난한 산맥을 지나 로마로 
진격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작전의 핵심전략을 익혔을지언정 전술의 세부사항에 관해서는 일 
체의 명령을 하달받지 못해 당장의 열의를 삭히며 대기중이었던 것입니다. 그러 
나 동지들, 우리는 결코 조급하지 않습니다. 저 2차대전 초반, 독일의 눈부신 
전 
격전이 실패한 이유 역시 전략을 소화하지 못한 무리한 전술 탓이었음을 우리 
는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늘 세부적 전술지침이 하달되었습니다. 동지들,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지성. 
우리에게는 승리가 있을 뿐입니다. 


-Film 

:필름이란 전투에서 탄알과 같은 것이다. 110 마이크로 필름에서 4*5인치 대형 
필름 (생각해보라. 동지들이 주로 인화하는 사진 크기가 3*5라는 것을. 
그것보다 
큰 필름이란 소리다)까지 여러 구경이 존재한다. 조리개와 셔터로 조절된 빛을 
받아, 그 모습을 저장하는역할을 맡게 된다. 

동지들, 탄알이란 말에서 느꼈는가? 전장에서 병사는 탄알을 적절히 사용한다. 
낭비해서는 죽음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지만, 총알이 남은 채 죽음을 맞는 것은 
그보다 억울한 일이 될 것이다. 탄알을 아끼지 말라. 후지컬러 오토오토 한롤에 
얼마나 한다고, 2백원쯤 아끼기 위해 동지는 망설이는가? 안그래도 자본에 의해 
잠식되어가는 예술과 표현의 세계이다. 게다가 로모는 그러한 기성 카메라계에 
있어서 이단아이고 아웃사이더다. 멈추지 말라. 한 롤에서 한 컷이라도 뽑는다 
면 대단히 잘 한 것이다. 그 멋진 컷을 확대인화해서 11*14로 뽑는다 치자. 집 
벽에 당당히 자신의 작품을 달 수 있다! 필름 한 롤에서 '셀렉트' 한 다음 한 
장 
확대인화. 비싼가? 아니, 예쁘장한 레플리카 그림 살 돈에 약간만 보태면 된다. 
수많은 명 사진가들이 사진을 거저 잘 찍는게 아니다. 수십롤을 찍고 거기서 골 
라내는 '셀렉트'.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진다.스쳐 지나가는 그 순간을 절대 
놓 
치지 말라. 저격(연출없이 우연히 닥치는 상황을 찍는 것을 snap shot이라고 한 
다. 스냅샷이란 용어는 원래 사냥에서 씀)의 타이밍은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 
진다. 렌보6 커버트옵스보다 어렵다. 2백원을 어디다 주고 그 장면을 되돌려 달 
라고 해보라. 촬영은 전투보다 어렵다. 자신이 죽지 않을 뿐, 
기회는 두 번다시 오지 않는다. 

하물며 노출문제로 슈팅찬스를 놓칠 수는 없지 않나? 이미 준비는 되어있다. 



필름의 감도 - 필름에는 숫자가 써 있다. 예를 들자면 
후지 오토오토 200 
코닥 골드 100 
코닥 Tri-X 400 등등 

이 100, 200, 400 등의 숫자를 '필름 감도'라고 한다. 필름 감도는 여러 나라의 
수 
치가 있지만 ASA 감도를 주로 사용한다(미국꺼다). 감도 100짜리 필름은 가장 
사 
진찍기 좋은 날씨, 즉 화창한 날씨에 중간 셔터치와 중간 조리개치 (약 f5.6에 
셔터속도 1/125)로 적절한 노출이 된다. 즉, '적절한 노출이 된다'란 것은 
'적당히 
반응한다' 로 말할 수 있다. 감도. 그렇다. 느끼는 정도인 것이다. 필름이 빛을 
느 
끼는 정도. 100짜리는 비교적 무딘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감도 200짜리 필름은 어떨까? 두 배 민감하다. 
빛에 두 배 민감하면 어떨까? 1/2의 빛으로 적절한 노출이 나온다는 뜻이다. 
즉 감도 200짜리 필름은 100짜리 필름의 1/2의 빛만으로 적정노출이 된다. 

그렇다면 감도 400짜리 필름은 어떨까? 100짜리보다 네 배 민감하다. 
so so. 

이런 식으로, 현재 개발된 필름들 중에는, 감도 3200까지는 큰 무리가 없게 
사용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녀석들도 있다. 3200? 혹시 동지들 중에 100짜리 필름 
낑 
궈넣고 셔터스피드가 왜이리 기나 하염없이 기다렸던 분 계신지? 낑낑거리며 로 
모에 감도 100 필름으로 무한의 셔터속도에 절망했던 여러분, 컬러필름 중에 
감도 
1600짜리도 있사오니, 1 - 2 - 4 - 8 - 16. 셔터속도는 다섯 배가 빨라진다! 
(조리개를 조여야 하는데 셔터속도를 양보할 수 없을 경우에도 사용된다) 

그런데 인류문명의 눈부신 발전으로 이룩해낸 고감도 필름. 게다가 값비싼 이 
필 
름은 어쩔 수 없이 완전무결인가? 아니다. 필름은 베이스 위에 한 컷당 
1000만개 
가 넘는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 녀석들이 빛에 반응을 하는거다. 그런데 
빛에 
민감해지려면 어떡해야 하나? 입자를 키워야 한다. 입자를 키우면 어떻게 되나? 
입자가 커진다. 
입자가 커지면 어떻게 되나? 사진이 거칠어보인다. 고운 재연이 아니라, 무슨 
사 
진이 모래밭같아 보일 수 있단 소리다. 이건 인화시 확대를 크게 할수록 나타나 
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동지들, 앞서간 동지들은 해냈다. 그 거칠은 화면에서 더욱 더 드라마틱 
한 면이 있다는 것을 발견해내고 오히려 그 화면빨을 이용했던 것이다. 곱지만 
빛이 풍부해야 하는 필름, 거칠지만 적은 빛에서도 촬영할 수 있는 필름. '셀렉 
트'는 동지의 몫이다. 



필름의 종류 - 

가끔은 심플할 필요가 있다. 

네거티브 필름 - 색이 거꾸로 찍힌다. 일반적인 필름으로, 값싸고 노출에 여유 
가 있다. 
슬라이드 필름 - 색이 그대로 나온다. 좀 고급으로, 비싸고 노출에 칼같다. 

노출에 여유가 있다란? 노출 관용도에 관한 얘기이다. 노출 관용도란 
적정노출에 
서 약간의 노출차이를 수용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네거티브 필름은 그나마 
관용도가 있지만, 슬라이드 필름은 절정의 고운 입자를 자랑하는만큼 미묘한 차 
이도 노출실패로 나타난다. 역시 동지의 '셀렉트'에 달려 있다. 

참고로, 일반적으로 쓰는 필름들 중 노출 관용도가 가장 좋은 필름은 
흑백필름이 
다. 동지들이 많이 쓰는 일포드 XP-2의 경우, 네거티브에서 필름 관용도를 높이 
기 위해 쓰는 약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원래 관용도가 높은 흑백필름에 더 
해져 대단히 높은 관용도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똑같은 감도를 가진 같은 타잎(네거티브 등)의 필름은 다 같은가? 
아니다. 코닥 골드 400과 맥스 400은 다르다. 맥스 400의 경우 골드와는 달리 
약 
간의 입자 선명도를 희생하면서 인공조명하에서 선명하고 예쁜 조명빨을 받아주 
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식으로 필름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색깔, 
입자의 
선명도 등이 다르다. 

자, 어떤가? 
동지들, 이제 우리는 '노출'이라는 전략과 '필름'이라는 전술을 손에 넣었다. 

의문없이, 남은 것은 전진이다. 

다음편 - It's Lomo 
(기대하시던) 로모 매뉴얼.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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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시그를 멀루 바꾸징...?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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