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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neArt ] in KIDS
글 쓴 이(By): imnot (반이정)
날 짜 (Date): 2001년 11월  4일 일요일 오후 10시 21분 11초
제 목(Title): 지난 금-토에 걸친 2개의 학회 방문기


제목은 학회방문기라고 걸죽하게 붙여봤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 그냥 다녀

온 후, 느낀 바를 (학회내용 요약이 아닌) 불평처럼 적어봤다.



『창의성 함양과 21세기 예술교육의 새 방향』 -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 & 한국문화컨텐츠 진흥원 vs. 『기호와 철학 그리고 예술』- 
철학 아카데미 



11월 2일과 3일 각각 두개의 학회가 있어서, 짬을 내서 가봤다. 줄기차게 
학회를 다녔던 98, 99년도 와는 달리, 학회에 발을 끊은 후, 오랜만의 
나들이였는데, 두 학회 모두 발제 순서 중에 내 논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성이 
있다고 사료되는 주제 내용이 있어서 찾은 거 였다. 『창의성 교육..』학회의 
경우 장소가 사간동 아트선재여서, 동숭동 갈일이 있어서 안국동으로 
내려오는데, 참여연대에서 인사동 크라운 베이커리를 잇는 고가(overpass)가 
철거된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 자리에 시원하게 보통 횡단보도 신호등 한쌍이 
들어서 있었다.  그제서야, “내가 이 동네를 이 정도로 오랜동안 발을 
끊었던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대견한 기분이.... 

학회내용을 간단히 요약하기 앞서, 두 학회를 외관상 비교하는 것은 필요할 듯. 
우선 이 두 학회는 규모자체가 판이하게 다르다. 전자 『창의성 교육..』위에서 
보듯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무슨 걸죽한 이름의 진흥원이 주최하는 거여서 장소도 
아트선재인데다가, 발제문이 그냥 A4용지에 스태플러 박아놓은게 아니라, 
양질의 종이를 비닐커버 처리된 껍데기로 제본까지 해놓은 그야말로 
‘단행본’이었다.  게다가 심포지엄 장소의 음향기술이 잘되어 있어서 소리가 
골고루 안배되는데다가 학회 밖에서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없게끔 방음이 되어 
있었고, 밖에서는 간단하나마 다과까지... 

반면, 『기호와 철학 그리고 예술』는 현판도 붙어있지 않아서 행사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을 뿐 더라, 70년대 지은 듯한 건물 구조 역시, 빈민촌 상가를 
연상시켰다. 학회의 발제문도 대충 복사된 종이에 건성으로 박은 스태플러, 
늦게 도착한 연사들, 빼빽하고 불편한 의자와 도무지 연사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내부 구조 등으로 학회장소로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이 둘의 공통점은.... (내가 매번 지나친 기대를 해서인지) 바로 
신통치 않은 발제의 質이다.  시시콜콜 발표내용을 지적할 순 없는 노릇이고... 
하물며 전자의 경우는 주최 측의 자금력으로 감안컨데, 적지 않은 연구비가 
발제자 및 진행자들에게 지급되었을 터인데, 객석에 남아 있던 얼마 안 되는 
사람들마저 맥빠지게 해야하는 건지... 고작 그 정도 학부생 수준의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발표문을 작성한 발제자. 하물며 그는 이미 연전에 발표되었던 글을 
재수록해서 발표했다(황지우). 질의자의 질문의 취지나 논지를 전혀 이해 
못하고, 자기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발표자(금누리)). 비단 두 사람을 떠나서 
도대체 학회가 설정한 주제에 발표문들이 도무지 따라가고 있질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자의 경우는 원체 돈이 없는 단체에서 진행한 무료 강연회여서 감지덕지 
강연을 듣긴 했지만, 첫 번째 발표자인 박일우는 진행자로부터 한국 기호학의 
중진이란 소개를 받았지만, 발표내용만큼은 포스터에 명시된 것과는 무관한 
내용의 발표문을 준비해온데다가, 기호학적 지식이 전무한 청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모호하고 강연내용을 비롯 시종일관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난 간혹 이런 생각을 한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학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겸양이나 학자적인 태도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인가 하는...  통상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학자들도 지면에선 진보적인 양하지만,  실제로 
대면하게 되면 텍스트와는 전혀 무관한 무례하고 자기도취적 모습을 종종 보기 
때문이다. 


* 11월 3일 학회의 유일한 성과는 웬걸 학회 후에...   식사차 근처 
바지락칼국수집(인사동 4거리에서 종로방면에 위치한 잘 나가는 집)에서 식사를 
하면서, 속으로 “이 집은 장사가 넘 잘되서 한테이블에 안면도 없는 사람들을 
막 앉히는 곳이지. 햐 ~ 돈 무쟈게 벌겠구나”하며, 자리를 털고 나오면서 
5천원을 건네줬더니(참고로 칼국수값은 4천원), 카운터에서 “여기 거스름돈 
6천원이요”하며 내게 <잘못 계산된> 거스름돈을 주는데, 그 돈이 ‘1만 
1천원이더란 건.  무덤덤히 돈을 받아 나오면서, “그래 저 집은 돈을 넘 많이 
벌어. 따라서 이건 공정한 계산이지. 그렇지않아도 학회도 형편없었는데, 
이걸로 보상삼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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