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neArt ] in KIDS 글 쓴 이(By): imnot (반이정) 날 짜 (Date): 2001년 10월 12일 금요일 오전 02시 59분 48초 제 목(Title): 이 보드를 드나들다 보면... 간혹 지금 나의 '관심'이라기보단 논문땜에 어쩔 수없이 '주의'를 모으고 있는 예술종말론이 생각납니다. 어느 보드를 가건 미술란이 가장 썰렁한 거 같기도 하고말이죠. 물론 수용자 참여도의 수치를 두고 공급원 자체의 운명 을 논하는 잣대로 삼는 건 어느 정도 감당하기 힘든 반론에 부딪힐 수도 있기만 말입니다. 아마 누구는 이렇게 말하는 내게 아도르노나 엘리어트식의 고급 미학(고급예술과 저급예술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대중하고의 소통 자체를 고의적으로 저버림으로서 대중 천민주의를 피해가겠다는 식의)을 주지시키고 싶어할지도 모르며, 더러는 수정주의이론으로 인해 이제 실제 적인 위력을 거진 다 상실해 버린 그린버그식 환원주의의 교훈을 내깔릴 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어쩌면 여전히 그런 구닥다리들이 만들어놓은 강령에 가까운 이론에 경도되어 요즘의 이론의 추세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조차 모르는 강단의 선생들을 보는 것이 더 나를 절망하게 하는 건지도 모르겠군요. 여기서 길게 늘어놓고 할 말은 아니지만 96년만 해도 너무도 열씨미 전시장을 뛰어다니고, 관련 잡지를 사다보며 전시/작품 /작가라는 트라이엥글을 둘러싼 막연한 기운(그걸 아마도 벤야민이 아우라라고 했겠지만...)을 느껴보겠다고 그야말로 막연한 마음가짐뿐. 당시만해도 왜 전공자들이 그렇게 미술전시도 안다니고, 그림도 잘 안그리고, 미술관련 전공서적을 안보고, 학회엘 나가질 않는지 의아했 는데, 몇년이 지나고 난 지금은 도리어 내쪽에서 그게 다 '낡은 매체' 에서 '싱싱한 메시지'를 얻을 수 없다는 맥루한 식 이치때문에 그런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불행중 다행인건, 이 공부를 하면서 얻은 것도 제법 있다는 건데, 역설적이게도, 내 맘속에서 아우라가 사라져버렸 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거 같군요. 사실 이건 모순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수확인 듯합니다. 아니 평생 에 이렇게 '거대한 지식'을 얻다니.... 몇년 공부해서 자기가 공부한 전공 자체의 죽음을 직시하는 역설적 상황이라니... -_-;; 작가, 작품, 예술 정의에 대한 막연했던 기대감이나 선망이 이 공부를 하 면서 도리어 가루가 나 버리는 이 역설적인 상황. ^^;; * 그나 저나 KIDS 보드설명에 따르면, 이 보드는 미술에 관한 거라고 되어 있는데, 이름을 fine art라고 했으니.... 물론 통용되는 바에 따 르자면 크게 트집잡을 만한 건 없지만.... 그래도 저렇게 이름 달아놓 으면 고전음악, 무용, 연극도 포함되는 개념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