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neArt ] in KIDS 글 쓴 이(By): grium (+ 화요일 +맧) 날 짜 (Date): 1998년03월03일(화) 08시29분16초 ROK 제 목(Title): * 버려진 푸쉬케.. * 지난 토요일에 메트로 폴리탄에 다녀왔다.. 원래는 조금 일찍 나서서, 구게하임에서 Paris를 많이 그리는 화가(보고 싶어했으면서 잊어버릴 건 뭐람..:)의 그림을 보고 싶었는데.. (공간 분할을 많이 하는 사람인데.. 5월 10일까지 하니까.. 그 후에 다시 쓰도록 하고..) 전날 한 헌혈 휴우증으로 아침 내내 빌빌대다가 늦게나 나서서.. 메트로 폴리탄에 다녀왔다.. PAjOU라는 프랑스 조각가의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나에게 인상적이였던 조각은 두가지 였다.. 그 중 하나는 사나운 저승의 개 세마리를 잡고 있는 죽음의 신 Pluto의 조각이였고, 다른 하나는 '버려진 푸쉬케 (Abondoned Psyche)'였다.. 개들의 털까지 섬세하게 표현된 이 조각은 '강하고 무서운' 플루토의 이미지와 그 조각의 섬세함이라는 상반된 특징에서 배어나오는 긴장감이 무척 인상적이였다.. 발리엔의 공주인 '푸쉬케'는 사람들이 그녀의 미모를 미의 여신인 '비너스'에 비하며, 때로는 더욱 아름답다고 하여, 비너스의 미움을 사게 되었는데.. 벌을 주라고 보낸 에로스가 그녀에게 반해, 비밀스런 결혼생활을 하다가, 푸쉬케가 남편의 모습을 보고 싶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밤에 촛불을 몰래 켜서 에로스를 보고 그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있다가 촛농을 그에게 떨어뜨려 버려지게 되는데.. (에로스는 밤에만 몰래 그녀에게 왔었다.. '미녀와 야수'나 다른 북유럽의 동화들과 비슷한 부분이 없잖아 있는데..) 바로 이 '버려진 푸쉬케'는 그 버려진 순간의 푸쉬케를 포착한 작품이였다.. 몸의 포즈와 표정이 푸쉬케의 불행과 안타까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도 두드러 지는 것의 그의 섬세함.. 슬픔과 비련의 상황까지도 섬세함으로 감싸 안은 그의 작품.. '강렬함'과 ' 치열함'을 선호하는 나에게, PAjOU의 작품들은 솔직히 내게 희열감을 안겨주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을 감싸 앉는 그의 '부드러움'은.. 내 마음 속에서 무언가를 불러 일으켰음은 틀림 없다.. 지금은 그 내 마음에서 피어올랐던 그 느낌의 '정체'를 파악하려고 애쓰고 있다.. 화요일에 태어난.. 비가 올 듯한 날의.. 그리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