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roPe ] in KIDS 글 쓴 이(By): wine (와인) 날 짜 (Date): 1997년07월23일(수) 20시48분50초 KDT 제 목(Title): 런던에서 3. 야외음악회에서,,, 야외음악회를 가보면 여러 가지로 놀랄 일들이 많다. 우선 사람들이 음악회를 가는 건지 피난을 가는 건지 혼돈스러울 만큼 많은 짐들을 들고 간다. 가장 중요한 의자, 탁자를 비롯하여 테이블보, 촛대, 와인, 그리고 접시 포크 나이프가 들어있는 소풍가방 등 양손이 모자라서 아예 조그만 손수레로 끌고가는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 야외음악회는 공연이 시작되기 서너시간전에 입장할 수 있다. 사람들은 서너시간전에 미리와서 탁자를 펼치고 의자를 놓고 촛불을 켜고 와인을 마시고 준비해온 음식을 들면서 소풍을 즐긴다. 그렇지만 준비해 온 짐들에 비하면 음식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쯤되면 음악회를 온 건지 정말 피난을 온 건지 분간하기 어렵다. :) 분명 같은 호모 사피엔스 종임에도 불구하고 참 많이 다르다는 걸 느끼게된다.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올해, 그랜드 슬램 대회의 하나인 전영오픈 테니스, 즉 윔블던 대회에서는 두명의 영국 스타가 있었다. 헨마니아(Henmania)라는 말을 만들어 낼 만큼 인기있었던 팀 헨만과 혜성같이 등장한 그렉 루제스키가 바로 그들이다. 헨만은 6월 영국의 대부분의 스포츠 잡지 표지 모델로 등장할 만큼 인기있는 선수였다. 뉴스에는 언제나 "British number one, Henman..." 이라고 소개되었고 경기내내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있었다. 올해 윔블던 경기는 계속되는 비로 인해서 관례를 깨고 mid-sunday에 경기를 했다. 예정에 없던 경기가 일요일에 진행된 덕분에 센터코트와 1번코트의 좌석표가 first come - first serve 로 팔렸고 전날부터 밤을 지샌 팬들의 줄이 7Km가 넘을 만큼 열기가 가득했는데 대부분의 입장관중들이 헨만의 경기를 보기위해서 모여들었다. 테니스 경기를 볼 때 금지되는 것이 몇가지 있는데 첫째는 헨드폰이나 호출기를 끄는 것이고 :) 두 번째는 어느 선수든 더블폴트를 했을 때 환호를 하지 않는 것이다. 잘 한 선수에게 환호를 보내는 것은 좋지만 실수를 한 선수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주지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 금지사항은 헨만의 경기에서는 완전히 효력이 없었다. 상대선수가 실수를 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왔고 조용히 해 달라는 심판의 목소리는 관중들의 환호에 파뭍혀 애처롭기까지 했다. 영국 관중들의 신사도는 헨만의 경기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신사도 이전에 영국선수를 응원해야 하는 것이다. 한때 세계 최강의 나라였고 여전히 자신들의 모국어를 세계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나라, 영국은 이제 체면을 차리지 않고 스스로를 응원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나보다. 켄싱턴 가든에서,,, 중학교 시절에 영어 교과서에는 런던의 하이드 파크에 관한 글이 있었다. 넓은 잔디밭과 호수가 있고 다람쥐들이 사람들에게 다가와 먹이를 받아 먹는다는 하이드 파크. 하이드 파크는 켄싱턴 가든과 나란히 길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다. 그래서 종종 켄싱턴 가든은 하이드 파크로 오인되기도 한다. 하이드 파크는 워낙 유명해서 관광객들로 늘 붐비는 반면에 켄싱턴 가든은 하이드 파크와는 좀 다른 조용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켄싱턴 가든의 한쪽에는 둥근 원형 호수가 있어서 오리와 백조들이 한가롭게 놀고 있다. 요즘은 새끼오리들이 어미 오리를 따라 다니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 사람들은 유행성 출혈열이 무섭지도 않은지 모두 풀밭에 그냥 드러누워 한여름의 태양을 즐기고 있다. :) 숲속에는 책에서 읽었던대로 다람쥐들이 사람에게 다가와 먹이를 받아간다. 진짜다. :) 도시 한가운데 이렇게 큰 공원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될까 늘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