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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virOnment ] in KIDS
글 쓴 이(By): RFM (new wind)
날 짜 (Date): 2004년 4월  3일 토요일 오전 03시 23분 52초
제 목(Title): 패거리와 패밀리



직장에서 업무시간이 끝나면 무조건 퇴근하는 것이 저의 생활원칙 중의 
하나입니다. 특별히 바쁜 경우에는 야근도 하고 밤도 세우지만... 올해는 하루 
정도 야근했나? 반면 연구원에 일이 많아서 다른 직장 동료들은 야근을 자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연구실적이 적은 편은 아니고 작년에는 평균이상 
했더라구요.   

어릴 때부터 집에서 식구들과 노는 것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결혼하고 나서도 
이런 성향을 버리기가 쉽지 않네요. 아무리 일이 쌓여 있어도 일단 집에 
갑니다. 집에 가서 아내와 두 아들 녀석들과 함께 저녁을 먹은 후 애들처럼 
재미있게 놉니다. 애들을 보통 9시 이전에 재우는데 불끄고 누워있으면 제가 
먼저 잘 확률이 50% 정도 됩니다. 제가 누우면 바로 자는 스타일이라서...  
그래도 마쳐야 할 일이 있으면 이른 새벽에 눈이 떠지더라고요. 화나죠.  

저는 친한 친구가 없어요. 그래서 자유롭습니다. 대학 다닐 때 비교적 친하게 
지내던 애들이 가끔 전화하지만 제가 소극적이어서 관계가 지속되지 않아요. 
오는 전화는 반갑게 받지만 제가 다른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알아서 떨어져 나가더라구요. 아내는 친한 친구들이 있어요. 아내 
친구와 그 가족들과는 가끔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만약 제 
친구들까지 설쳐대면 피곤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대학 동기들은 자기들끼리 정기적으로 만나나 봐요. 패거리 만들어 돌아다니는 
게 좋은가 봅니다. 저에게 패거리와 패밀리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패밀리(폭력조직 아님)를 선택합니다. 

몰랐던 사실인데 제 분야에서 제가 상당히 유명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학회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 편이고 한 편의 논문도 발표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저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교수가 제 
이름을 도용하여 공동저자로 논문을 제출했다고 하더군요. 논문 내용을 전혀 
모르는데 황당하더군요. 

유명해 진 이유는 교수가 될 수 있었던 기회를 두 번이나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지루한 학회에서 이런 이야기는 화제 거리가 되기에 충분하지요. 제 
지도교수님이 상당히 능력 있고 명성이 있으신 분이거든요. 제가 그 분의 석사 
1호 제자였는데 교수님의 제자들 모임(왜 자꾸 모일까?)에 참석해 달라고 직접 
전화를 주신 적이 있어요. 저에게 보기 좋게 거절을 당했지요. 

수자원 학자들 사이에서 광역상수도에 대한 지지는 절대적입니다. 어제도 
회의에서 광역상수도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니 수자원 전공하신 분이 그동안의 
기여를 강조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하더군요. 패거리의 우두머리인 원로들에게 
광역상수도는 성역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들의 성역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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