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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virOnment ] in KIDS
글 쓴 이(By): RFM (new wind)
날 짜 (Date): 2002년 8월 30일 금요일 오전 09시 41분 59초
제 목(Title): 분노의 대상


지금 광역도시계획 수립이 전국적으로 진행중입니다. 이 사업은 당초 1년 
6개월을 계획으로 시작했지만 거의 3년이 되어도 끝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광역도시계획은 시·군 도시계획의 상위계획으로 수도권의 경우 서울, 인천, 
경기도가 하나의 광역권으로 묶입니다. 

광역도시계획은 주된 목적 중의 하나인 그린벨트 해제 범위 및 구역 선정과 
같은 민감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시·군 단위의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됩니다. 이 도시계획에 의해 발전의 틀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 군수들이 지대한 관심을 가집니다. 도시기본계획수립의 
핵심은 장래 인구계획입니다. 인구에 의해 장래 토지이용, 주택건설, 산업시설 
등이 계획됩니다.

광역도시계획이 상위계획이기 때문에 이 계획에서 결정하는 인구는 영향력이 
큽니다. 그래서 인구추정을 어떻게 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인구추정이 시·군별로 되어있는 것이 아니고 5개 권역으로 나누어 권역별로 
추정되어 있었습니다. 1개 권역은 5∼7개 정도의 시·군·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권역별 인구추정도 목표연도인 2020년에 한정하고 있고, 중기 
목표연도인 2010년은 추정치를 보고서에 수록하지 않았더군요. 

이렇게 인구를 산정한 이유는 결국 시·군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서입니다. 
권역별 인구추정치로는 시·군에서 수립할 도시기본계획 인구를 한정시킬 수 
없습니다. 지방자치제로 인해 시·군 개발계획의 주체는 민선으로 뽑힌 
시장이나 군수로 이양되었습니다. 시장, 군수는 권역별 인구 추정치에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자체적인 인구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중앙에서 제동을 걸면 우리 시(군)가 아니라 다른 시(군)에서 인구를 줄여야 
한다고 변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정부 중심으로 하천의 주요지점에서 수질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이 측정망 자료에 의해서 팔당호의 수질이 자주 신문기사에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팔당호 수질이 나빠졌다고 했을 때 어느 시·군의 책임이 큰 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하천 수질 측정지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팔당호 상류지역에는 경기도에만 7개 시·군이 있습니다. 이 
시·군들이 서로 팔당호 수질은 우리 책임이 아니니 개발을 할 것이다 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물관리의 기본원칙은 하천 유역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개발의 기본단위는 
유역이 아닌 시·군 단위입니다. 현실적인 요소를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개발의 주체인 시·군이 1년 동안 얼마나 자기 지역의 하천을 오염시켰는지 
우리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이들은 팔당호가, 시화호가, 인천연안이, 썩어 
간다고 할 때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시·군의 하천 수질관리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들을 통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정보의 공개도 전략수립이 필요합니다. 환경훼손의 핵이 시·군인데 
시·군단위로 얼마나 환경을 훼손시켰는지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은 참으로 
난감합니다. 팔당호에 대해 분노하기 보다 시·군에 대해 분노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합니다. 환경단체의 입장에서도 시·군별 하천수질자료를 가지고 
1년 간 평가하고, 잘한 시·군과 잘못한 시·군을 구분정도만 할 수 있어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운동도 수월해 집니다. 당연히 무분별한 
시·군의 개발을 통제할 수 있는 근거자료도 확보할 수 있고 환경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요즈음 자연형 하천정비가 붐이라서 시장 군수들이 한 두 곳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이는 요식 행위에 불과합니다. 
환경단체가 하천환경에 대해 항의하면 시범사업을 추진한 곳을 보여주고 
본인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앞으로 지켜봐 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걸로 끝입니다. 시범지역 외에 다른 하천은 그 가면 뒤에 무참히 훼손될 
뿐입니다. 

누구를 대상으로 분노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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