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nvirOnment ] in KIDS 글 쓴 이(By): RFM (new wind) 날 짜 (Date): 2001년 2월 26일 월요일 오후 05시 24분 23초 제 목(Title): 하천을 살리기 위하여 연구원에서 근무한지 3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연구원과 공무원들의 업무와 의사결정 과정을 지켜보면서 배우고 느낀 것이 많았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내가 이곳에서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즉, 관찰을 통한 배움은 있었는데 일에 대한 뚜렷한 목표 설정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3년 정도의 연구경험은 수질보전을 위해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알려 주었고 요즈음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어 서서히 중심이 잡히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지난 주 경기도 환경국과 팔당 상류지역에 위치한 시·군의 환경보전과장, 시민단체, 중앙부서의 연구원 등이 모여 현안사항인 오염총량관리제와 물이용부담금의 사용에 관한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오염총량관리제는 보전을 중심으로 한 도시계획이고 기존의 도시계획은 개발위주의 도시계획이었다는 주장을 했었고 환경부와 건설교통부에서 담당하는 두 계획이 서로 충돌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도시를 계획하는 두 법정계획을 주관하는 부서가 다르다는 것으로부터 주도권 싸움을 하는 두 부서의 갈등을 읽을 수 있고,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형상에 빠진 지방정부는 의사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염총량관리제는 도시계획부분이 상당히 취약하고 도시계획은 수질보전을 위한 대책이 크게 부족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서로 보완한다면 정말 좋은 도시계획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으로 법과 제도를 만들어 갈등을 증폭시키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 부서간의 힘 대결로 간다면 건교부가 앞설 것으로 예상되나 환경부 역시 고유의 승인권한을 가지고 있어서 만만치 않은 반격이 있을 것이다. 결국 발전적인 도시계획은 기대할 수 없고 부서간의 힘 싸움을 지켜보면서 우왕 좌왕하는 일선 시·군들은 틈새를 노린 난개발을 통해 개발욕구를 충족시킬 것이 예견된다. 이렇게 되면 환경도 망치고 지방자치제도 정착에도 실패하고, 중앙부서 간의 주도권 싸움은 여전한 상황을 우리의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는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한국의 환경지속지수 95위에 관한 글을 인용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법·제도적 측면은 100점 만점에 78점으로 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실 기존의 법·제도만 잘 운영해도 환경은 많이 개선될 것이다. 지켜지는 법도 없고 이 법을 수행할 여건도 시·군에서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면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법과 제도를 새로 만드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행정관료들이 하는 일 중 상당부분이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일을 하면서 목적을 자주 잊어버리는 우리가 아닌가 한다. 수질개선이라는 목적을 세웠다면 이를 위해 부서간 정부(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협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서로 자신의 권한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제각각 길을 가고 있으니 해결책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패거리 문화의 병폐이기도 하다. 학교간 지역간 무엇을 위해서 인지도 모르고 싸우기만 하는 문화풍토에서 자라난 기성세대의 한계이기도 하다. 자기가 속한 조직을 떠나 높은 차원에서 협력해야 하는데 상대방의 주장 중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시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마저 부정해 버리니 발전이 없는 것이다. 인간이나 조직이 완벽할 수는 없다. 학교에서 배워야할 단 한가지 덕목은 인간존중이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서로 존중해 주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절실하다. 수질개선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이 수질개선 항목이 시스템 내로 흡수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시스템에 포함시키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환경직 공무원의 평가를 수질 측정치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법적·제도적 대책과 기술도입, 시설설치의 최종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 하천의 수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항목이 공무원들의 관심사항 밖이었으니 돈은 투자했는데 수질은 악화되고 있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오염총량관리제에는 하천 수질모형을 적용한 첨단의 기법을 도입하여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 모형에 사용될 데이터의 신뢰도 부족, 수많은 가정치, 기초자료(수질, 유량) 부족 등의 이유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도시계획을 전공한 사람들이 과연 오염총량관리계획에서 제시한 방법을 받아들일 것인지 의문시된다. 이 두 제도가 궁극적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협상 가능한 안을 제시하는 것이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다. 이 연구원에 얼마나 오랫동안 있을지 모르지만 도시개발에 따른 하천 수질의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적용이 쉽고 누구나 조금만 노력할 수 있는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도구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무리한 가정을 피하고 현실에 기초한 실측자료를 중심으로 한 자료를 모아 도시개발 형식이나 단위시설 건설에 따른 하천 수질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모형을 만들었으면 한다. 요즈음은 생각이 많아져서 한국에 들어와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학회지에도 글을 써서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도 청하고자 한다. 뛰어난 전문인력들이 법·제도적인 한계와 공무원들의 행태를 이해하지 못하여 이론적인 부분의 발전에만 집중하고 있는 현실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