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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ucationLearning ] in KIDS
글 쓴 이(By): pomp (PUZZLIST)
날 짜 (Date): 2001년 6월  7일 목요일 오전 10시 20분 56초
제 목(Title): 느림보 학습법


“바로 아래 1305호에 사는 집은 딸(5)이 3세 때 한글을 떼고 지금은 
간단한 영어회화를 할 수 있대요.”

“한글을 읽고 영어를 잘 한다고 인생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잖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사는 회사원 이모씨(34)는 요즘 아내와 큰아들(5
) 교육 문제를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최소한 12년간은 공부에 시달릴 텐데 어릴 때만큼
은 맘껏 뛰어놀게 해주자는 것이 이씨의 지론. 아내는 “두 살 때 유치원
과정을 가르치고, 초등학교 1학년 때는 2학년 과정을,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중학교 과정을 미리 가르치는 것이 추세”라며 맞선다. 아내의 말에
동조하지 않는 이씨도 내심 ‘남들이 다 시키는데 우리 아이만 낙오자가
되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든다.

아이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최근 ‘느림보 학습법’이란 책을 냈다. 

신 교수는 지난해 조기교육 비판서인 ‘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를 내 화제를 모은 인물. 신 교수는 집중력 장애 등으로 학습에
어려움이 많은 큰아이와 또래보다 최소한 1년 이상 빠른 발달을 보이는 
둘째를 키우면서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론을 이 책에 담았다.

신 교수는 “조기교육 열풍이 불고 있지만 아이의 뇌 발달 단계를 뛰어
넘는 학습은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정신질환이 
생기는 등 심각한 부작용으로 아이를 망칠 수 있다”고 말한다.

▽거짓말해도 야단치지 말아야〓엄마들은 아이가 거짓말을 하면 마구 
혼을 낸다. 하지만 거짓말이 습관처럼 굳어진 경우가 아니면 거짓말은 아
이들에게 있어 지금 하고 있는 학습이 감당하기 벅차고 힘들다는 또 다른
표현일 수 있다. 거짓말 자체를 탓하기 전에 근본적인 동기를 찾아 그것
부터 해결해 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숙제 대신해 주기〓숙제는 아이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기본 학습이
므로 아이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너무 벅차거나 아이 
학습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터무니없는 숙제의 경우 아이 몫은 조금 남
겨두고 때론 부모들이 나서서 해줄 필요가 있다. 지루하고 힘들기만 한 
숙제 때문에 공부에 대해 흥미를 잃게 되는 최악의 상황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우는 학습은 ‘No’〓학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적 사고력
을 통해 사고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잘한다고 좀더 어려운 걸 
무리하게 시키면 아이는 과정을 이해하려고 하기 전에 무조건 외워 버린
다. 이는 학습에 치명적인 나쁜 습관이 될 수 있다. 묻는 말에 아이가 바
로 답을 말하기보다 스스로 ‘왜?’란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명한 부모다. 가설을 세우고, 결과를 확인하며, 틀렸을 땐 왜 틀
렸는지, 맞았을 땐 왜 맞았는지에 대해 아이 스스로 알게 해야 한다.

▽실수를 통해 배운다〓실수는 꼭 바로잡아야만 고쳐지는 것은 아니다.

실수가 반복될 때는 야단쳐서 아이에게 부정적 자아상을 심어주기보단 
‘피드백 효과’를 이용한다. 즉 실수하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다음 실수를 줄이는 것이다. 이런 피드백 효과는 어른
보다 아이에게 더 크게 나타난다.

▽교과서를 현실로〓만 6세 미만의 아이는 실제로 보고 듣고 만지지 않
고 얻은 정보를 뇌에 축적하지 않는다. 체험학습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
이다. 물론 초등학교 과정에서 겪는 체험학습의 효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주입식 교육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부모가 생활 속의 
공부를 시켜줄 수밖에 없다. 아이의 교과서를 훑어보고 아이에게 어떤 내
용을 어디에서 경험시킬지 고민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느림보 학습법은 

◇뇌 발달 단계 따라 공부시켜야 효과

한마디로 개개인의 뇌 발달 단계에 맞는 학습법이다. 아이들의 뇌는 사
춘기까지 계속 발발하며 뇌 발달의 속도나 그에 따른 능력이 아이마다 다
르다. 아이의 발달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부모가 느림보 학습
법의 실천에 중요한 몫을 담당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뇌는 사
춘기까지 계속 발전하므로 조급함을 버리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아이
의 흥미도와 학습 능력을 고려해 아이가 좋아하는 걸 시키되 싫어하는 것
에 대해선 정확한 이유를 알고 있어야 한다. 즉 일시적인 변덕인지, 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 파악해 어려움이 있다면 그 원인을 찾아 없애줘야
한다. 어려움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모를 때는 일단 학습을 멈춘다. 싫
어하는 것을 억지로 시켜서는 제대로 된 학습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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