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ducationLearning ] in KIDS 글 쓴 이(By): NoBlue (파 람 이) 날 짜 (Date): 1998년02월10일(화) 20시10분10초 ROK 제 목(Title): Re: [은미] 교원정년 61세 저는 개인적으로 교원정년을 축소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반대하는 입장입니다만, 이 문제에 대한 어떤분의 글을 올릴까합니다. 한번 읽어볼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 글은 하이텔 교사동호회 선생님들의 작은 공간(pedagogy) 게시판에서 가져온것을 밝힙니다. 조원배 (babo85 ) '교원정년축소'주장, 몇가지 검토해야!! 01/31 22:33 167 line 인수위에서 교원들의 정년하향에 대한 논의가 신중하게 이 루어지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다. 이에 대해 플라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한 '환영' 또는 '반대'한다는 의견 개진이 활발하다. 지금까지 통신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그 근거와 이유가 조금 차이가 있긴해도 '반대'나 '우려'의 입장보다는 환영한다'는 의견이 더 많은 듯 하다. 뉴스에 따르면, 교장임기제의 폐지 등과 함께 '교육부'가 제의한 것이었는데, 왜 교육부가 그런 건의를 하게 되었는지 그 깊은(?) 의도와 뜻을 파악하기엔 뉴스에서 말한 내용은 너 누 간단하다. 다만 뉴스에서 말하는 내용만 가지고 생각하면 현재 65세까지인 교원 정년을 61세로 줄이면, 교육에 별로 보 탬이 되지도 않는 62세~65세에 해당하는 교원들에게 턱없이 많이 지출되는 재정을 줄일 수 있으며, 이 재정을 가지고 젊 고 활력 넘칠 신규교사 3배나 더 충당할 수 있다는, '경제성' 이 가장 주된 이유인 듯 싶다. 그리고 이 제안의 주된 대상은 교장이나 교감들 보다는 평교사라는 생각을 한다. 그 이유는 '원로교사 1명 줄이면 신규교사 3명을 충당할 수 있다'는 말 이 잘 대답해주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좀더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몇몇 선생님들이 지적한 것과 같 은 이유를 생각하면 나도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62세 이 상의 교원들이 하나같이 무능하고, 열정도 없으며, 오히려 아 이들 교육에 심각한 폐해만 가져오고, 교육 발전에 있어 심각 한 걸림돌일 뿐이라면,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 문제를 이야기 할 때는 우리는 좀더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하고, 또 몇 가지 문제에 대해서 좀더 차근차근 깊게 생갹해봐야 할 것 같다. 첫번째는,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런 제의를 교육부가 왜 제기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다. 정말 교육부도 62세 이상 되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교육에 하등 도움도 못되면서 막대 한 재정만 축내면서 교육 현장의 발전에 걸림돌만 되고 있다 고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이런 사실들을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쉽게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가, 더이 성 이상태로 유지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아, 과감 히 고치겠노라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내놓은 제안인지? 아 니면 애초 이런 것과 상관없이, 새로운 권력자와 정부의 취향 과 의중을 헤아려, 그들이 좋아할 것 같은 제안이라고 잔머리 굴려 눈치빠르게 내 놓은 제안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교육부가 교원정년축소라는 제안과 더불어, '무능력 하고 문제있는 교장을 재임용에서 탈락시킬 수 있는 방편으로 시행했던 교장임기제가 실제 거의 제 역할을 못하고 오히려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에 교장임기제를 폐지하자'고 함께 건의한 것을 보면, 괜히 게림칙하고 찝찝하 게 느껴진다. 앞에 교육부가 한 말이야 실제 사실이 그렇다면 타당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진실성 여부에 대해서 나 는 여전히 선뜻 신뢰가 잘 안간다. 그건 교육부에 대한 내 피 해의식과 불신이 참으로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 부가 보여준 모습들을 생각해보면 신뢰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래서 '교장임기제 폐지' 같은 이야기를 듣노라면, 이놈 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교장들을 임기제라는 제도에 의해 방해받지 않게 만들고, 그들이 오랫동안 교장을 해서 학교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음흉한 속셈'이 있는 것은 아닐 까?하고 자꾸 의심이 생긴다. 둘째는, 62세 이상의 교원들이 많은 사람들의 지적대로 용 도폐기하고 정리해야 할 대상이라는 점에 대해 내가 혹 동의 를 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남는 문제가 있다. 즉, 이런 사람 들 대신에 충당될 신규 교사들의 자질과 능력, 올바른 교육에 대한 고민과 열정들은 의심하지 않아도 될만큼 신뢰할 수 있 느냐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 나라의 교사양성제도나 사범교육을 생각해보노라면, 그리고 임용고시에 합격하고도 대학 때 학생회 일을 했거나 간부였다는 이유 때문에 면접에 서 떨어지거나, 남편이 어떤 사건으로 감옥에 있다해서 시험 에 붙고도 임용이 미뤄지고 있다는 사례를 떠올리노라면 여전 히 찝찝한 구석이 남기 때문이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를 놓고 생각할 때도, 새로 들어온 신 임 교사가 전부다 이전의 교사들보다 더 열정에 넘치고, 아이 들과의 만남이나 수업에 있어, 그리고 바람직한 교육에 대해 더 고민하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결코 말할 수 없 기 때문이다. 비사범계열의 학생들이 교직이수를 선택하는 경 우도 보면, 자격증 하나 더 따듯이 생각하고 선택하는 학생들 도 결코 적지 않다. 요즘은 교사를 할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주장에도 나는 선뜻 동의하지 않는다. 실제 그렇다면 그건 우리 경제 상황의 악화 와 IMF한파의 영향으로 생긴 아주 일시적인 현상으로 이해해 야 할 것이다. 요즘이야 정리해고다 뭐다 하니까 그런 정리해 고의 위험이 없는 전문직으로서의 교직이 이전에 비해 좀 나 은 등급으로 평가를 받는가본데, 다시 경제 사정이 좀 좋아지 고 사회가 살만해져봐라 교직이 지금처럼 여전히 관심을 받을 수 있는지..천만에 말씀일거다. 그리고 불과 몇년 전만 생각해봐도 이런 내 말이 틀리지 않 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실력있고 재능있는 친구들이 사범대 학을 지원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었는지만 생각해보면 된다. 임용고시제도가 생긴 이후로는 더더욱 그렇지 않았던가. 물론 가끔, 교사가 여성들에게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직업이라는 사 회적 인식 때문에, 여학생들 중에는 더러 교직에 관심을 가지 는 경우도 없지 않다. 하지만 남학생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평 생 직업과 진로로서 교직을 선택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대학은 가야겠고 점수에 맞춰 사범대학이라도 선택한 사람이 야 많겠지만, 정말 '교사'가 되기 위한 꿈을 위해 사범대학을 선택한 사람들은 적은 게 엄연한 현실 아니던가. 교사가 되고 싶어도 임용고시에 탈락해서 교직에 못나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이번 교사정년축소 주장의 중요한 근거나 이유가 되는 일도 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정말 교사가 되고 싶은 데 교사가 못되는 것은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임용고시에 탈락해서 교직에 못나가는 예 비교사들이 많은 까닭은 현재의 교사 정년이 65세인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교원양성과 교원수 급을 합리적으로 시행하지 못해온 교육부의 엉터리같은 정책 때문에 빚어진 문제이지 않은가. 지금도 많은 학교는 법정 교 원수조차 확보하지 못한 곳이 많다. 강사나 상치 교사, 또는 다른 형태로 땜빵하고 있다. 지금도 모든 학교가 법정 교원수 만 제대로 채워도 많은 예비교사가 교직으로 진출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합급당 학생수를 줄여 학 급 수를 늘이면 또 상당수 예비교사들을 흡입할 수 있는 것이 다. 그렇게 되면 교원적체가 상당히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시행되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것은 교 육재정을 어떻게 늘리고 교육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이고 합리 적으로 쓰느냐의 문제를 통해 푸는 게 더 타당하고 바람직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나는 이런 점들에 대해서도 좀더 깊이 생각을 하는 가운데 교사정년축소 문제를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의 우리 교육의 모순과 불합리를 발생시킨 진짜 주범과 원 인들이 이런 문제를 통해 가려지고, 마치 현재의 교사 정년 65세가 이 모든 원인인양 이야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런 것들이 사람들에게 진짜 원인처럼 잘못 인식될 우려가 있 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교사정년제축소에 대해 특별히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이 최근의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아 단지 '경제적인 논리'로만 제기 되었다면 이는 충분히 신중하게 검 토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이런 주장의 중요한 이유가 되는 것은 설득력도 없고 타당하 지도 않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65세가 되어서도 얼마든지 아이들에게 훌륭한 교사일 수가 있고, 20대와 30대에게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열정과 활력을 가지고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20대 나 30대가 50대나 60대 보다 얼마든지 더 무기력하고 열정이 없고 보수적일 수도 있으며, 반대로 60대이면서도 20대나 30대들 보다 더 열정에 넘쳐 흐르고 진보적일 수가 있기 때문 이다. 이는 실제 현실에서도 숱하게 경험하고 만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그런 경우를 많이 봤다. 즉 나이 몇 살 차이냐 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 사람이 어떤 자 세와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고, 자신의 교육 활동을 하 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교육 현장에 서 그런 경우를 많이 볼 수 없다고 해서 우리가 이 사실이 부 정하거나 묵살할 수는 결코 없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 다. 따라서, 교원들의 정년 축소가 꼭 필요하다면 정말 그래야 만 될 합당하고 설득력있는 근거로 주장되는 게 필요하고, 그 렇지 않다면 좀더 신중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고, 현재의 문제점들을 고쳐낼 수 있는 또다른 방안들에 대해서도 모색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암튼, 이런 내 이야기가 '교사정년축소'에 대해 탐탁치 않 다거나 반대하는 그런 뜻으로 오해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좀더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고, 논의를 해볼 필요가 있 다는 주장으로 읽혔으면 좋겠다. '모든 것 그리고 언제나...' -- 바보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