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ducationLearning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돌삐 ) <pc41.liblab.usu.> 날 짜 (Date): 1999년 9월 28일 화요일 오전 03시 08분 09초 제 목(Title): 학생, 어느 정도 믿지?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199909/199909270389.html [논단] 학생 눈치봐야 한는 교수.....이은희 2 학기를 시작하면서 들어가는 강의실마다 학생들에게 대학교육 의 수요자가 누구인지를 질문했다. 학생들은 한결같이 『우리들 』이라고답했다. 『여러분 이외의 수요자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답을 하지 못했다. 필자가 몸 담은 대학에서는 학기를 마친 뒤 학생들이자신이 들은 강의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되어 있고, 그결 과를 교수들의 업적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나아가학생들이 인터 넷으로 강의 평가를 하지 않으면 자신의 성적을 확인할 수 없도 록 해서 강의 평가율은거의 100%에 달한다. 학생들의 강의 평가는 대학교육의 수요자가 전적으로학생뿐이라면 좋은 제도이다. 그러나 학생들을 데려다 쓸 사회도 대학교육의 또 다른 수요자인 만큼,대학교육은 이들의 요구에도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은 교과 내용을 잘 요약해 친절하게설명해주는 강 의를 좋아한다. 그러나 스스로 자료를 찾고 공부해 보고서를 내 는 것은 매우 싫어한다. 어려운 보고서는 더더욱 싫어한다. 「 현대 사회에서요구하는 것은 문제 해결 능력이다. 사회는 여러분 에게 정답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것을 여러분이 찾 아내야 한다」고 아무리 강조해도소용이 없다. 학생들은 특히 발표하는 것을 싫어한다. 학생들은 또 정해진 범위 안의 내용을 암기해서 시험 보는 것을 선호한다. 응 용 문제를 내면 시험 범위 밖 아니냐는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 정도가 내가 파악한 학생들의 마음이다. 어쨌든 이번 학기부터 나는 학생들이 원하 는 대로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아니 수요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교육을 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과제의양이 너무 많고, 과제가 어려워 힘 들다고 했다는 것을강의 평가 결과와 학생들과 의 면담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성적 평가 방법도 학생들로 하여금 선택하게 했다. 물론 학생들은 내가 제시한 두 개의선택안중 과제의 양이 현격하게 적은 안을 선택했다. 보고서 도 좀더 쉽게 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지난 학기에 나는 학 생들로부터 60점도 안 되는 강의 평가 점수를 받았다. 이 점수는 우리 대학 전체 평균 점수인 68점에도 훨씬 못 미치는것이다. 나 는 예전의 나의 소신대로 강의를 이끌고 갈자신이 없다. 더군다 나 소신대로 했다가 강의에 수강생이 많이 몰리지 않으면 신임교수 채용은물론이고 내가 속한 전공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 칠 수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나는 나에 대한 업적평가 점수와 상관없이 소신껏 강의하지 못하는 못난 스승이 되어서 슬 프다. 강의 평가 결과는 물론 교수들로 하여금 자 신의강의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요자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한다고 하면서 수요자가 누 구인가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이수요자를 오로지 중-고생 뿐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맞추어 교육을 한다면 그 학원은 곧 문을 닫을 것이다. 왜냐하면 학원 을 더 다니게 하느냐, 혹은 다른학원으로 바꾸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학생들이 아니라, 확실하게 잘 가르쳐서 성적을 올려주기를 기대하는 학부모들이기 때문이다. ( 인하대 교수·소비자 아동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