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ducationLearning ] in KIDS 글 쓴 이(By): inst (타마라) 날 짜 (Date): 1997년10월26일(일) 11시02분49초 ROK 제 목(Title): 베낀건데... 한겨레에서요. 열린공동체/대학개혁] 사립대는 '이사장 왕국' 덕성여대 국문과 박병완(63) 교수는 지난 1월 한장의 팩스를 받고 한동안 어이가 없었다. 발신인은 신라호텔에서 생활하는 박원국(69) 재단 이사장. 팩스는 열흘 전 그가 제출한 `교양한문' 교과운영 계획서였다. 하지만 내용은 달랐다. 계획서에는 4가지 사항을 수정해 다시 보고하라는 이사장의 갈겨 쓴 지시가 담겨 있었다. `1.한문 아니고 한자만 가르치기 바람. 예를 들어 숙어. 2.기간 방법 교과서 등 보고.…' 박 교수는 이사장의 지시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중학교에서도 한자를 낱글자에 그치지 않고 문장을 만들어 용례를 가르치는데 한문을 가르치지 말라니. 게다가 전적으로 교수의 몫인 개별 교과목의 교수방법까지 법인의 이사장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다니. “솔직히 황당했습니다. 교수가 이렇게 굴종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교수로서 일생일대의 수치였습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교수의 얼굴은 어느새 붉게 상기됐다. 학생들의 수업거부와 교수들의 농성이 계속되고 있는 덕성여대에서 박 이사장의 횡포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지난 10일 교육부로부터 이사장직에서 해임될 때까지 그는 무소불위의 `권력'이었다. 인사 재정 커리큘럼 등 덕성여대의 모든 일을 한 손에 쥐고 흔들었다. 지난 7월 교육부의 감사에서도 박 이사장의 전횡은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법인으로 보내는 문서기준 및 절차' 등 재단이 학사행정에 간섭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든 뒤, 매주 법인과 대학 연석회의를 열어 직접 대학에 사전지침을 내리고 결재를 했다. 교원인사에서도 승진 대상자를 사전에 결정한 뒤 소수만 승진시키는 방법으로 94년부터 3년 동안 승진대상자 90명 가운데 28명만 승진시켰다. 또 법령 기준에 따른 법인 전출금 128억원을 학교에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를 자기 사유물로 생각하는 거죠. 내 학교니까 내 마음대로 한다는 식입니다.” 인문 사회대의 한 교수의 말이다. 교수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통제술 또한 교묘했다. 그는 자신이 믿을 수 있는 교수들을 보직교수에 임명해 이들을 통해 교수들의 신상을 하나하나 파악했다. 학과장을 지낸 한 교수는 “저녁 때 불러서 `아무개 교수 빨갱이 아냐. 그 사람 요즘 어때?' 하는 식으로 교수들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교수들의 행동은 누군가에 의해 `윗쪽'에 보고됐다. 지난 2월 재임용에서 탈락된 한상권 교수의 경우 탈락사유에 `학생들이 만든 티셔츠'를 입고 강의한 사실이 포함돼 있다. 그만큼 설움이 복받쳐 올랐던 것인가. 연구실에 있어야 할 덕성여대 교수들은 보름째 총장실에서 머리끈을 동여매고 밤샘농성 중이다. 박 이사장의 뜻을 충실히 따르는 이사회와 새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자리다. “더이상 교권 침해를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그들을 나서게 한 것이다. 그런데도 덕성여대는 다른 대학 교수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역설적이다. 그나마 교수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해 희망의 싹이 보인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립대 교수들은 “아예 숨죽이고 산다”고들 말한다. 그저 이사장의 횡포에 전전긍긍하고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서울의 ㅅ대는 그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90년 총학생회의 대학민주화 운동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 대학에서는 당시 교수협의회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교수들이 최근 잇따라 학교에서 밀려났다. 지난 학기에 ㅇ교수, 이번 학기에 ㅅ교수 등이 재임용에서 탈락되거나 사표를 냈다. 학교쪽에서는 연구실적 부족이라고 하지만, 4년 전부터 90년의 사태 때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교수들을 내보내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렇지만 교수협의회가 해체된 탓인지 교수들의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재단쪽에서 교수들을 확실히 잡으려고 잘못 보인 교수들을 쳐나가는 겁니다. 분위기를 잡겠다는 거죠. 하지만 교수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아무 소리도 못합니다. 한마디로 `죽어있는 대학'입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교수의 얘기다. 이런 현상은 재단쪽이 대학에 대해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고 교수들은 말한다. 특히 지난 90년 개정된 사립학교법이 인사·재정 등 학교운영의 실질적인 권한을 재단쪽에 부여해 이런 추세를 더욱 부채질했다. “많은 사립대에서 재단은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학사행정에 개입합니다. 80년대 국가권력이 장악했던 대학이 90년대 들어 급격하게 재단쪽으로 넘어간 것이죠. 물론 재단이 건전하게 대학을 운영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 육영사업이 아닌 재산운용 차원에서 대학을 경영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반면 교수들은 재단에 의해 곧바로 잘릴 수 있기 때문에 저항을 하기가 더 힘든 상태죠.”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박거용 교육정책특별위원장(상명대 영어교육)의 말이다. 그래서 재단의 횡포가 그칠 줄 모르고, 교권은 더욱 설 땅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90년대 사립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예술대의 경우는 그 끝이 어디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대학의 설립자인 이홍하(58) 총장은 91년 이후 서남대 등 5개 대학을 설립한 뒤 409억원의 등록금을 빼돌렸다. 그 돈으로 열심히 병원과 땅을 사들였다. 그러는 사이 광주예술대의 교수와 학생들은 고교 건물 일부를 연구실과 강의실로 써야만 했다. 또 이 총장은 교수에게 화장실 청소나 페인트칠을 시키고, 강의실 형광등을 개인 돈으로 바꾸게 하는 등 교수들을 마치 아랫사람 부리듯 했다는 게 이 대학 교수들의 얘기다. 교권이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진 것이다. 그래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어쩌면 기업 보다 대학쪽에 더 절실한 일인지 모른다. 교육의 공공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학교의 의사결정을 누가 하느냐입니다. 현재 재단에 쏠려있는 의사결정권을 대학 구성원들이 서로 적절하게 행사해야 합니다. 당장 교수들이 참여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학생들도 참여하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효성가톨릭대 최상천 교수(역사학)의 지적이다. 광주/이수범, 박종생 기자 ▣ 티뷰론 10대가 지금 당신을 기다립니다 www.hani.co.kr ▣ ---------------------- 새삼스런 이야기 아니니 머 놀랄꺼는 엄찌만 선생님한테 한자를 가르치라는(한문을 안갈킬고) 라는 메모는 코메디구먼. 쫍.. 그나저나 한 가지 대학 선생님들이몬 아주 유능한 인물들인데. 까짓거 대학교수 팍~ 박차고 나오몬 그렇게 밥자리 엄나? 쯔쯔~~~ 대학교수 외에는 할 능력이 엄나? 아님. 할 생각들이 엄을 정도로 천직관을 갖고 계신가? 크크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