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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ucationLearning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lab5.hsg.usu.edu> 
날 짜 (Date): 1999년 8월 28일 토요일 오전 04시 07분 12초
제 목(Title): 교실붕괴 1 (조선)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      수업시간 잠자거나 만화책봐...자리  비워 
못본척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학교에 잘 나오지  않는 아이, 수업시간에 교
실을  뛰 어다니는 학생들, 교사의 지시와 질책을 우습게 여기는 아이
들,   학생지도를 겁 내는  교사들…. 모두가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마저    무너  지는 현장,  그래서 우리의  미
래를 위협하는         충격적인 '교실 파괴'의 현장들이 다.  그러나 
교실이 무너지는 소리는 우리가  귀를 기울이지 않았을 뿐, 일선 교사
들은 "교실에서 수업이 불가능한 지 이미 오래"라고 증언하고 있다. '
교실 파괴' 현상은 왜 일어나고 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추적하
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사진설명 : 대부분의  중-고교가 개학한 23일 오후 수강신청 학생들로  
붐비고 있는 서울 노량진 대입학원가.   이들은  "학교보다  학원  수
업분위기가  훨씬  좋다"고  말했다.  (조인원기자  : 
iwcho@chosun.com)

지난 20일 오전 7시30분   서울 모 여고 3학년 보충수업 교실.  1교시 
시작종이 울렸는데도 이 반 학생 45명중 3분의 1 정도의  자리가 비어
있다. 영어교사가 들어서자 여기저기 엎드려 자던 학생들이 깨어났다. 
수업시작 후 30분쯤 5∼6명의 학생들이 교실 뒷문을 열고 슬그머니 들
어섰다. 

교사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는 학생은 앞자리의 몇명뿐. 10여명의 학생
들은 잠을 자거나 만화책을보고 있다. 일부 학생은 2∼3교시가 지나자 
슬그머니 가방을 꾸려 교실을 나갔다.  교사들은 못본 체 했다. 낮 12
시30분쯤. 5교시가 끝나는  종소리와 함께 학생들은 활기를 되찾았다. 
저마다 책가방을 싸 학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보충수업이 아무 도움도 안되는데 뭐하러 하는지 모르겠어요.} 3학년 
안모(17)양은 {방학중 9과목 보충수업을  받고 있지만 나한테 전혀 도
움이 안된다}며  서둘러 학원으로 향했다. 일선  교사들은  {교실에서   
수업이 불가능해진지는 이미 오래다}며  {교실  붕괴가 문제아로 낙인
(낙인) 찍힌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139만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 수업은 상위 10
∼20% 학생들의  몫, 나머지 80∼90%의  학생들은 교실의 이방인이다. 
잠을  자거나 만화책을 보더라도 교사들은 방치한다. 교사와 학생들간
에 인간적인 유대감이 있을 리 없다. 

{반에서 10등 안에 들지  못하는 학생들은 찬밥이에요. 선생님들이 10
등 안에 드는 아이들은 이름을 부르지만 나머지는  번호를 불러요}(동
명여고 3학년 학생),  {입시 포기하고 요리학원 다니는 친구가 부러워
요}(문일고 3학년 학생).   전문가들은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진 사교육
(사교육)이[교실 붕괴]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학생들은 교사
를 학원강사 쯤으로 여기고, 학교 수업에 애착을 가질 이유가 없게 됐
다는 것이다. 23일 오후 3시, 대부분의 중-고등학교가 개학했지만 
노량진 학원가는 재학생들로 북적였다. 신일고  3학년 학생은 {학원에
서 배우는 것이 훨씬 잘 들어온다}며 {학교 선생님들 실력이 학원강사
에 비해 훨씬 모자란다}고 잘라  말했다.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올해 1학기에 도입된 [특기-적성교육] 
역시 학생들의 외면을 받고있다.   {영어 청취반을 신청했는데 정규수
업 후라 능률이 안오른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을 자는 게 낫다}(신광
여고 1년). 한 중학교   교사는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해 수업시
간을 조절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서울과학고에서는 개학식을 맞은 23일 한 반에  10여명만이 앉아 수업
을 받았다. 서울과학고 3학년은  62명, 원래 정원은 180명이다.  나머
지 학생들은 좋은 내신성적을  받기 위해 자퇴했으며 대부분은 검정고
시를 준비하고 있다. 

3학년 이모(19)군은 {과학고  내신으로는 연-고대도  못간다}며 {수능
이 더욱 쉬워졌기 때문에  그나마 불리한 내신을 만회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특수목적고의 교실붕괴는 변덕스럽게 변하는 대입제도가 초래
한 특수한 현상이다. 하지만  대학입학을 위해 모든 것이 희생되는 우
리 교육의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특목고의 교실붕괴나 일반 고교의 
그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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