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ducationLearning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dfklfdkjl) <pc35.hsg.usu.ed> 날 짜 (Date): 1999년 6월 7일 월요일 오전 04시 34분 38초 제 목(Title): 야-한국사회] /재벌과 서울대 너무 닮았다/ [야-한국사회] /재벌과 서울대 너무 닮았다/정태인/ 정태인/한국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 교육부가 7년동안 1조4천억원을 들이겠다는 `두뇌한국21'(BK21) 사업을 두고 말들이 많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사업의 제1원칙으로 삼았으니 그럴 수밖에. `세계수준의 대학원'이 될 만한 대학으로 `선택'되면 사업비의 절반인 약 7천억원을 지원한다니 과연 `집중'임에 틀림없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어느 어느 대학의 몇몇 학과를 빼고는 들러리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항변은 정당하다. 국·공립대 협의회는 지역 우수대학원을 육성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딱하게도 10개 지역을 지원하게 되면 한 지역에 돌아가는 돈은 1년 평균 100억원으로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 지역에 어디 학교가 하나 둘뿐이랴. 이 사업에 대한 비판은 지역 수준에서 되풀이되고 결국 대학별로 많아야 20억~30억원이 지원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두뇌한국21 전체 사업이 지원하려 했던 분야(약 14개 분야)를 각 지역에서 모두 포괄하려 한다면 한 단위사업당 가용 자원은 2억원 남짓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분노에 찬 지방 국립대 교수들의 항변을 들으면서 문득 백일몽을 꾼다. 만일 서울대가 없었다면, 또는 각 지방 국립대가 현재 서울대 수준의 단과대학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면, 아니 지금이라도 서울대학교의 각 단과대학을 지방에 하나씩 분산시킬 수 있다면…. 그렇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특정 대학 집중 지원 문제도, 수도권 지역 집중 지원 문제도 사라진다. 나아가서 그 놈의 입시 지옥도 연옥 정도로는 개선될지도 모른다. *초일류 내셔널 챔피언 서울대를 해체하라는 것은 특정 사업 때문에 나온 편의적 발상이 아니다. 성적 차례로 줄줄이 입학하니 당시로 말하면야 서울대의 학생 수준이 제일 높을 것이다. 등록금이 제일 싼 것도 매력인데 서울대를 졸업하면 유무형의 온갖 혜택이 죽을 때까지 보장되니 어느 누가 서울대를 외면하랴. 학생만 그런 것이 아니다. 교수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월급이 좀 낮아도 서울대로 가고싶어 한다. 가히 초일류라 불러 무색함이 없다. 그러나 (좀 과장하자면) 그 때뿐이다. 아무리 공부를 안해도 앞날이 보장되어 있다면 성적에 목매달 이유가 없다. 교수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직 서울대에서 연구 수준이나 교육 방법을 문제삼아 교수를 해임한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더구나 정부는 국제경쟁을 들어 나랏돈을 서울대에 쓸어붓는다. 재벌문제를 다룰 때 귀에 익은 `내셔널 챔피언'의 논리이다. 다른 대학 처지에서 보면 따라 잡으려야 따라 잡을 방법이 없다. 그래서 서울대 신화는 탄생된다. 서울대는 영원한 1등이다. 외국과 비교해서 뭐라고 해봐야 소용없다. 교수들은 좀 똘똘해 보이는 학생을 보면 자기가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미국에 추천장 써 주는 것이 학생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계열사 분리 단과대 이전 절대 권력이 절대 부패하듯이 영원한 1등은 영원히 추락한다. 이제 서울대를 해체하자. 사회대는 ㄱ도로, 공대는 ㄴ도로, 자연대는 ㄷ도로 보내자. 각 지방국립대학은 한 분야에서 일단 국내 1위가 된다. 학생들이 서울로, 서울로 올라가야 할 이유가 없다. 정부가 돈을 한 곳에 몰아주고 욕먹지 않아도 된다. 여타 대학이 한 두 분야에 집중하면 그 분야에서 1등으로 올라설 가능성도 열린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울대 인맥은 점점 힘을 잃게 된다. 일석십조쯤 되는 이런 일이 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일까? 그만큼 서울대 기득권이 크기 때문이라면 바로 그 때문에 서울대는 해체되어야 한다. 일부가 모든 것을 독식하면 언제나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의 재벌이 바로 그 증거가 아닌가? --한겨례. http://www.hani.co.kr/OPINION/data/9906/day06/0a5s67jg.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