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간.....여고생 글이....헷갈리넹... -------------------- [ educationLearning ] in KIDS 글 쓴 이(By): inst (타마라) 날 짜 (Date): 1998년 6월 21일 일요일 오후 10시 13분 41초 제 목(Title): 여고생 글치고는 너무 건조하지만 그래도. 내용은 공감이 가서... -------------- 검정색에 갇힌 여고생 살아가면서 어떤 형식으로든 법의 제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법은 사회 안정을 꾀하고, 스스로의 권리를 위해 지켜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쓸데없는 법이나 규칙이 인간적인 삶과 행동을 제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인문계 여고생으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칙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필요한 교칙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지금 여고생들은 온갖 자율성을 억압받으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예를 들어보겠다. 우리 학교에서는 머리모양에서 장식품·양말·구두, 심지어는 가방색까지 제한하고 있다. 머리모양은 묶어서 단정하게 보일 정도의 길이까지만(그것도 순전히 단속하는 교사의 임의대로 결정된다) 허용되고 머리핀·머리띠·색깔있는 머리끈은 허용되지 않는다. 무조건 까만색 고무줄로만 묶어야 한다. 이건 일제시대 얘기가 아니다. 양말은 일체의 무늬라든가 색은 있어서는 안 되고, 그 두께까지도 제한받는다. 장식품도 목걸이 귀고리 반지는 물론이고 가방에 열쇠고리를 달아도 압수당하고 꾸지람을 듣는다. 구두는 검정색 단화로 반드시 끈이 달린 것이어야 하고, 가방도 옆으로 매는 것은 들고 다닐 수 없으며 반드시 검은색이나 청색 계통이어야 한다. 이런 식의 교칙이 무엇을 위해 필요한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학교에서는 ‘학생’답게 하기 위해 그런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생각하는 학생은 자율적 개성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권리를 박탈당한 수인(囚人)의 모습일 뿐이다. 머리카락이 좀 길다고 해서, 가방이 파란색이나 노란색이라고 해서, 양말이 흰색이 아니라고 해서, 그들이 학생답지 못한 것일까. 학생들의 빈부차를 눈에 띄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교복을 입는 것을 반대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모든 학생을 똑같이 까만색 속에 묻어버리는 게 반드시 학생다운 것 같지는 않다. 머리길이를 자유로이 해도 어떤 학생은 짧게 자를 것이다. 이 정도의 자율도 허용해 주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 우리를 더 갑갑하게 만들어 주는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한다. 우리는 조경을 하기 위해 나무를 다듬는 모습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주로 동그랗게 깎아내는데, 물론 사람들이 보기엔 그 나무가 단정하고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무 생장을 위해 그렇게 자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정말로 인간이 보기에만 좋으라고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나무를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는 거라면, 억지로 가지를 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엄선경/ 유니텔 seil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