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conomics ] in KIDS 글 쓴 이(By): Param (새들의소리) 날 짜 (Date): 2004년 1월 14일 수요일 오전 05시 53분 52초 제 목(Title): 펌/ 재벌개혁 3각 논쟁 재벌개혁 3각 논쟁 민주노동당v대안연대vs참여연대 편집자 진보정치에서 제공 받은 것입니다. 진보정치 다시보기 SK사태에 이어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 LG카드 사태 등이 터져 나오면서 재벌개혁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정작 정책을 추진해야 할 노무현 정부는 재벌개혁에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재벌체제의 대안과 개혁방향을 놓고 진보진영이 엇갈린 해법을 내놓고 있다. 논쟁은 올초 대안연대가 참여연대에 포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분식회계 사건으로 SK의 최태원 회장이 구속당해 그룹의 경영권이 약화된 틈을 타 정체불명의 글로벌펀드인 소버린 자산운용이 SK의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하자 대안연대가 참여연대식 재벌개혁의 문제를 강도높게 비판한 것이다. 대안연대는, '미국식 시장주의 개혁'을 유일한 경제개혁 대안으로 내세우는 참여연대식 '주주자본주의'가 기업의 장기투자, 국민경제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참여연대식 재벌개혁은 "소액주주권 강화와 주주가치 강화에 도움이 된다면 투기적 수익을 노리는 기업사냥꾼과 손을 잡는 게 나쁠 것도 없다는 식"이라는 얘기다. 투자자의 이익이 기업이나 기업의 다른 이해관계자들, 즉 종업원, 경영자, 협력업체, 지역공동체, 나아가 국가경제의 이익과 합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대안연대 주장의 핵심이다. 영미식 주주자본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대안연대는 참여연대식 재벌개혁이 소액주주의 권리를 우선시 한 나머지 국내 대기업이 월스트리트의 투기펀드에 넘어가 버리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SK의 경우, 대주주가 된 소버린이 최근 (주)SK의 이사진을 교체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이들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참여연대 "자본엔 국적이 없다" 이같은 대안연대의 비판에 대해 참여연대는 "자본엔 국적이 없다"며 "경영진이 주주들에게 피해를 일으켜도 지배권을 유지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냐"며 반론을 펴고 있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한성대 교수)은 "투기자본이 국민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재벌의 경영전횡을 접어두자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누가 되었든 투명하고 책임지는 경영을 하는 게 중요하다. 경영 주체의 국적에 지나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며 대안연대측을 "재벌 극우파와 결합한 민족주의 극좌파"라고 비난한 바 있다.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주주이익이 노동자, 채권자 등 다른 이해당사자의 이익에 우선한다는 입장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은 영미식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에 기반하고 있다. 영미식 주주자본주의는 주주이익보다 기업이익과 고용안정을 중시하는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이해당사자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와 달리 주주가치경영을 중시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소액주주운동이 영미식 주주자본주의를 지향한다는 주장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김 소장은 "참여연대는 선험적으로 한국경제의 모델을 내세우지 않는다. 재벌개혁의 구체적인 과제를 놓고 실천할 따름이다. 기업모델은 전제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 발견해 나가는 것"이라며 "다만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것이 최소한의 목표"라고 말했다. 즉 주주, 노동자, 은행 등 이해관계자가 피해를 받았을 때 신속히 회복시키고, 불법·부당행위로 피해를 끼친 경영진에 대해 효과적인 제재장치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얘기다.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의 사외이사 선임, 집단소송제 도입에 앞장서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이다. 대안연대 "해체가 아니라 지양을" 반면, 자본의 '국적성'을 강조하고 있는 대안연대는 "재벌은 해체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벌그룹들은 지난 40년 동안 한국경제의 생산적 투자의 핵심으로서 경제성장 및 기술축적, 고용창출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따라서 재벌그룹의 공로와 폐해를 모두 인정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정승일 정책위원)는 입장이다. 특히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이 합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상황에서 재벌그룹이 수행하는 장기적인 생산적 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고 주장한다. 재벌체제의 합리적 요소는 살리면서 부정적 요소는 폐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대안연대가 제시하는 방안은 '지주회사 전환론'이다. 지주회사제도는 재벌총수가 불과 1∼2%의 지분만 갖고도 그룹경영을 좌지우지하는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에 도입됐다. 이에 따르면 모회사는 자회사의 지분 30%(비상장기업은 50%) 이상을 소유함으로써 자회사의 사업활동을 지배할 수 있다. 지난 7월 현재 일반지주회사는 (주)엘지 등 14개, 금융지주회사는 (주)우리금융지주 등 4개가 설립돼 있다. 대안연대가 지주회사 전환론을 제시하는 데는,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외국인의 투기활동을 막기 위해 국내 대기업에게 실질적인 경영권 방어수단을 줘야 한다는 시각이 자리잡고 있다. 대안연대는 그 대신 재벌은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인 사명을 수행토록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지주회사 전환론에 대해 참여연대는 재벌체제와 비교해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면서 자회사 편입기준 지분율을 현행보다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즉 법이나 인센티브 등을 통해 지주회사의 자회사 주식보유비율을 80% 수준으로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노동자 소유경영 참가" "기업의 투명성·책임성"이나 "국민경제의 안정성·자주성"을 강조하는 두 단체와는 달리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소유·경영 참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강령은 "자본주의 모순을 극복하는 민주적 경제체제 수립"을 위한 방안으로 "재벌 해체"와 "민주적 참여기업 확산"을 제시하고 있다. 재벌체제 해결의 관건은 총수 일족이 경영을 독점하는 기반인 소유문제를 바꾸는 것이고 이는 단순히 "소유와 경영의 분리나 소유 분산이 아니라 사회적·공공적 소유의 지배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주적 참여기업을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민주노동당은 '노동자소유기금' 도입을 제시하고 있다. 이선근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은 "기업의 출연과 노동자들의 갹출을 통해 노동자소유기금을 설치하고 이 기금으로 노동자들이 기업주식을 사들여 경영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은 이같은 방안을 지난 대선에서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의 이같은 방안에 대해 참여연대나 대안연대는 외국의 실패사례를 지적하며 현실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노조가입율이 80%가 넘는 스웨덴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이찬근 대안연대 정책위원)거나 "동유럽 국가들의 민영화 과정의 실패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기업 내부자의 기업 지배는 자칫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는 것이다. 남는 문제들 참여연대가 주장하는 투명성과 책임성이나 대안연대가 주장하는 국민경제의 안정성과 자주성에 대해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참여연대 논리대로라면 공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 투명하지 못한 국내 재벌에 넘기는 것보다는 '깨끗한' 해외자본에 넘기는 것이 낫고, 대안연대 논리대로라면 '국적성'을 유지하기 위해 재벌이 인수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 '더러운 국내 도둑놈'보다는 '깨끗한 외국 도둑놈'이 더 낫다는 주장이나, 이왕 도둑질 당하는 바에야 그래도 같은 민족에게 당하는 게 낫다는 논리나, 반쪽이기는 마찬가지다. 경제위기 이후 월스트리트 이데올로기가 한국 경제를 휘감으면서 '공기업' 하면 '관료주의'를 떠올리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이 됐다. 여기에 동구권 사회주의의 몰락은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민영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처럼 여겨졌고 인수자의 국적만이 문제시될 뿐이다. 시민단체들의 상당수가 관료주의를 극복하면서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고민을 멈춘 지 오래다. 재벌기업이든, 공기업이든 노동자를 비롯한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통한 민주적 견제·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민주노동당의 주장이 두드러지는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2004/01/12 [03:29] ⓒ jinboacro That old law about "an eye for an eye" leaves everybody blind. The time is always right to do the right th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