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conomics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호연지기) 날 짜 (Date): 1999년 3월 27일 토요일 오전 11시 03분 52초 제 목(Title): 퍼옴/홍우형 금융전문가육성시급 10억 연봉 포기하고 대학교수 된 로이 홍 “국제경쟁력 있는 금융전문가 육성 시급” 『직원들 스스로 알아서 일할 수 있도록 막대한 책임과 권한을 주는 임파워먼트, 고객과 함께 이익을 추구하는 윈-윈 전략이야말로 월가의 투자은행이 세계 최고의 강력한 금융기관이 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영호 〈동아일보 신동아부 기자yyoungho@donga.com〉 ------------------------------------------------------------------------------- - 『장 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97년 말 우리나라를 강타한 외환·금융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국제금융의 중심지인 월가의 시스템을 이해하는 전문가 육성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월가에서 한때 연봉 10억원 이상의 투자분석가로 일하다 작년부터 인천대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로이 홍(한국명 홍우형·洪宇亨·36) 교수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은 무한경쟁시대를 이끌 금융시스템과 이를 움직이는 전문가 양성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아홉 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그는 코넬대 경제학과를 거쳐 MIT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은 후 월가로 진출해 CS퍼스트 보스턴, 슈로더 등 일급 투자은행에서 11년간 투자분석가로 일한 「국제금융 전문가」. 그는 97년 스위스연방은행(UBS) 한국지점 이사로 일하다 귀국 1년 만인 작년 인천대 동북아통상대학 교수로 변신했다. 그가 올 1월 중순 펴낸 월가 체험담 『월가를 움직이는 15법칙』은 인문사회 분야 상위권에 올라 월가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주말인 3월6일 잠시 짬을 낸 그를, 서울의 국제관계연구소에서 만났다. 『우리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폐쇄적이었기 때문에 월가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당연히 국제금융시장 시스템을 알 수 없었고, 97년 말의 외환·금융 위기로 비싼 수업료를 물고 있습니다』 월가가 세계 최대의 강력한 금융시장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투자은행이라는 초일류 금융기관이 있기 때문. 투자은행은 막대한 자금을 움직이는 기관투자가와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자금조달을 중개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고객들에게 자금운용상의 자문, 발행업무와 스트럭처링, 리서치와 세일즈 등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 『오른팔을 떼주고서라도』 ------------------------------------------------------------------------------- - ―월가는 오늘날 「세계 경제의 심장부」로 불립니다. 그중 투자은행은 월가의 핵심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투자은행이 그렇게 강력한 금융기관이 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요. 『직원들에게 막대한 권한과 책임을 주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와 윈-윈(win-win) 전략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내 상위 10위 이내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투자은행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들어가기도 어렵지만 살아남기는 더 어렵습니다. 투자은행에 입사하면 처음 몇 년간은 일주일에 평균 100시간 이상 일해야 합니다. 당연히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는 단기간에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게 되지요. 이런 매력 때문에 미국의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투자은행으로 몰려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한 만큼 받게 되는 엄청난 성과급도 매력 포인트 가운데 하나입니다. 「월가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오른팔을 떼어주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투자은행은 또 아무리 많은 이익이 보장되더라도 고객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그 비즈니스를 절대 추진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임파워먼트와 윈―윈 전략이야말로 투자은행이 세계 최고의 강력한 금융기관이 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월가 진출은 언제부터 계획했습니까. 『MIT 경영대학원 1학년 때 월가 얘기를 처음 접하고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2학년 때 IBM 고위 관계자와 면접을 하면서 월가 쪽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그 사람이 「월가 1년차 대우가 IBM 10년 경력자와 비슷하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한국인들도 월가에 많이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활동하면서 동양인이어서 차별받은 경험은 없었습니까. 『차별보다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고객의 불만을 산 적은 있습니다. 처음 퍼스트 보스턴에 입사해 영화산업을 담당하게 됐을 때, 업무를 인수받기 위해 선배 직원과 함께 워너 브러더스 사(社) 부사장을 만났습니다. 나이 지긋한 그 부사장이 「워너 브러더스와 같은 큰 회사를 경험 없는 당신이 담당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더군요. 투자은행에서는 주요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대단한 능력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야 상당한 지위에 오를 수 있습니다. 동양인들은 미국인보다 고객 확보 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승진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기업들도 80년대 후반 이후 월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월가에 있으면서 우리 기업들과 관련한 업무도 맡았을 텐데, 월가에서 본 우리 기업들은 어느 수준이었습니까. 『한국의 최고 기업도 월가에서는 4류 취급을 받습니다. 투명성이 없기 때문이지요. 1류는 물론 미국계 기업이고, 2류는 유럽계 기업, 3류는 일본과 남미계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 방향타 없는 금융구조조정 ------------------------------------------------------------------------------- - ―우리 정부는 IMF 요구에 따라 기업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이와 관련, 우리 기업들의 비밀이 외국인 투자가를 통해 외국 기업으로 빠져 나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투명성이란 개념을 잘못 이해한 데서 생긴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투명성이란 가령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신기술을 개발했을 때 그 기술 내용을 모두 공개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투명성이란 기업의 주요 재무현황과 영업성과뿐 아니라 회사 가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알 권리가 있는 주주 및 투자가들에게 그 정보를 제때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97년 7월 태국 외환위기 직후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골드만 삭스 부회장이 『다음 차례는 어디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한국』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반면 국제통화기금 내에서는 10월 중순까지도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우리의 외환위기가 미국 자본의 음모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습니다만…. 『투자은행은 공격적이고, 발빠른 전망을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반면 IMF 같은 국제기구는 관료화된 거대 조직인데다 책임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데서 오는 견해 차이로 보입니다. 또 국제투기자본은 기본적으로 펀더멘털(경제의 기초 여건)이 취약한 곳을 발견하면 무차별 공략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런 허점을 보인 게 더 큰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기업·금융 구조조정에 나서 금융 구조조정은 1단계 완료한 상태입니다만…. 『금융기관 퇴출 및 합병, 해외매각을 통해 1단계 구조조정은 완료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금융기관 구조조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하면서도 그게 무슨 뜻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남아 있는 은행들의 경쟁력을 외국 금융기관과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결국 국제무대에서 외국인과 경쟁해 당당히 이길 수 있는 전문가를 많이 양성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든 민간이든 그런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기관을 하루바삐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얘기인데, 그것은 기업 구조조정에도 똑같이 해당된다고 봐야겠지요. 『기업 구조조정의 목표는 결국 국제 경쟁력을 기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현재 기업 구조조정은 인력감축 등 비용 줄이기에만 집중돼 있는 실정입니다.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해서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게 시급한 과제이고, 둘째로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기업들은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오히려 R&D 투자를 줄이고 있고, 미래를 대비한 인재 양성도 소홀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언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빅딜에 대해 국내에서도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우리 기업들의 시설투자에 대해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빅딜을 통해 과잉설비를 줄이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만 그 방법은 어디까지나 시장논리에 의해 추진해야겠지요』 그는 마지막으로 언론뿐 아니라 온 나라가 국제 신용평가기관의 우리나라 신용등급 평가결과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무디스나 S&P 등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평가는 월가에서 하나의 참고자료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들 기관의 평가는 시장의 움직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 기관의 평가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계획대로 추진해나가는 작업일 것입니다』 ------------------------------------------------------------------------------- - Copyright(c) 1999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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