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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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onomics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호연지기)
날 짜 (Date): 1999년 2월  3일 수요일 오전 01시 10분 18초
제 목(Title): 한/정운영 거품보다 무서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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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영에세이] /거품보다 무서운 것은/ 
정운영에세이 

제목/거품보다 무서운 

동아시아에서 터진 외환 위기가 러시아와 브라질까지 덮치면서 경제학자들은 세계 
공황을 걱정했다. 그리고 특별히 미국 경제는 안녕하시냐고 여쭈었다. 자본주의의 
지구 제패 이래 미국의 관행이 그대로 세계의 규범으로 강요되는 현실에서, 미국 
경제의 안부는 사실상 세계 자본주의에 대한 안부이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예상이 일치한다. 다만 그것이 경기 순환 
과정에서의 조정 국면인지, 경제 구조적 차원에서의 위험 신호인지 그 해석은 크게 
다르다. 순환의 시각으로 보자면 내리 8년째 호황을 누린 미국 경제가 성장률 
2%대의 연착륙 실현으로 제자리를 찾는 것이다. 

*증시 흥분시킨 인터넷 주식* 

반면 구조 변화의 관점에서는 경제의 잠재력 소진이 중요한 관심사로서, 현재의 
성장조차 상당 부분 `거품'의 소산이라는 설명이다. 1995년부터 미국의 주가는 
매년 20% 이상 뛰어올랐고, 주당 순익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순익과 주가를 비교한 
주가수익률(PER)이 23배를 넘었다. 이 거품이 문제이다. 불침 항모를 자랑하던 
일본 경제가 비틀거리는 이유도 거품을 제대로 빼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가가 20% 떨어질 때 국내 소비는 0.7%, 국내총생산은 1.0% 줄어든다는 실증 
연구가 있다. 월가의 추정대로 미국의 주가가 최고 40%나 부풀었고, 미구에 이 
거품이 모두 빠진다면 그 재난은 타이타닉 침몰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 거품은 
빙산보다 무서울 터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앨런 그린스펀에서 퀀텀펀드의 조지 소로스까지 미국 경제의 
거품을 경계하는 발언이 무성하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결과적으로 주가를 
부추겼다는 반성을 토대로 그린스펀 의장은 “인터넷 주식을 사는 것은 복권을 
사는 것과 같다”면서 미국 증시를 흥분시키는 인터넷 관련 주가의 이상 급등을 
경고했다. 1980년대 후반의 일본처럼 호황의 거품이 가실 때 미국 경제의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소로스 회장 역시 “위기 발생지에서 미국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어 미국의 소비자는 소득 이상 소비하지만, 이는 건전하지도 않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주식 투기로 쉽게 돈을 벌고, 버는 것 이상으로 
쓰다 보니, 그것으로 모자라서 외상 트는 버릇이 붙었고, 그래서 엄청난 거품이 
생겼다는 말씀들이다. 지난해 미국의 민간 저축률은 -4%로 떨어지고, 경상 적자는 
기록적인 2300억 달러에 이르렀다. 

문제는 거품만이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겨레> 1월 25일치에 실린 바라트 
준준왈라 교수의 기고는 매우 시사적이다. 1996년 미국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는 
3780억 달러, 미국의 해외 투자는 4480억 달러였다. 그 차액 700억 달러는 어디서 
생겼는가? 그의 계산으로는 이 해에 외국에 팔린 재무부 채권(TB) 2520억 달러 
가운데, 무역 적자 지급액 1820억 달러를 제한 나머지 700억 달러가 해외 투자 
재원이었다. 그래서 그는 묻는다: “세계는 왜 이리 어리석은가? 인도의 투자가는 
왜 자신의 돈을 미국으로 보내고, 투자 유치와 수출로써 그 돈을 되돌려 받으려고 
애쓰는가?” 어리석은 것이 어디 인도의 투자가뿐이랴. 

그 어리석은 사람의 돈이 미국으로 모이는 까닭은 아주 뻔하다. 정치와 군사는 
물론 경제적으로 미국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경제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크면서도, 
미국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낮다. 세계 경제가 거덜나더라도 가장 
안전한 피난처가 미국이라고 믿기 때문에 금리 5%대의 재무부 채권을 열심히 사서 
모으는 것이다. 피난처의 안전성 여부는 여전히 `어리석은' 투자가의 믿음이 
만들어내며, 그 믿음이 깨질 때 사태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돈이 돌 때는 임자가 
없다. 돈이 계속 들어오면 상환 걱정이 없으나, 어디서든 막히면 임자를 찾게 
마련이다. 미국의 모라토리엄을 막아주는 힘은 미국 경제의 실력이 아니라, 미국의 
정치이고 군사력이다. 올해 미국이 심히 걱정하는 달러 가치 급락은 실제로 
`서행성' 모라토리엄의 다른 표현이다. 유로의 등장으로 투자가는 미국 밖에 또 
하나의 피난처를 만들고, 미국은 달러 외에 다른 돈을 섬기는 불경죄를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슈퍼 301조 준비된 부활* 

종합무역법 슈퍼 301조의 부활은 준비된 절차이다. 전통적인 달러의 평가절하는 
미국 상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주는 장점이 있으나, 외자 유출의 위험이 따른다. 
그래서 말 대신 주먹을 선택한 것이다. 시끄럽기는 해도 지금까지 약발은 잘 
들었으나, 이제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터질수록 면역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동한 슈퍼 301조만 해도 우선 협상국 지정 기간을 18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등 예전에 비해 처방이 한층 독해졌다. 그래서 말인데 유례없는 호경기를 
누리면서도 유례없는 무역 적자에 허덕이는 미국의 불운은 결코 상대방의 무역 
장벽 때문이 아니다. 일본은 유례없는 불경기 속에서도 유례없는 흑자를 내지 
않는가? 그 차이는 한마디로 국내 저축이며, 그래서 저축 부족은 거품보다 무서운 
빙산이다. 외자 유치 열광에 앞서는 내자 동원,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배울 
타산지석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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