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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nagnea (나 그 네)
날 짜 (Date): 1997년11월25일(화) 08시57분07초 ROK
제 목(Title): [펀글]정부,여당 책임 회피말라!


25일자 한겨레사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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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 실무협의단 선발대가 지난 일요일 김포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경제 
주권의 상당 부분이 이 낯선 외국인들의 손에 쥐어지는 상징적 장면을 접하면서 
국민은 참담한 수모감과 함께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치솟는 분노를 
감당하지 못했다. 

지금 우리가 제일 급하게 서두를 일은 물론 경제적 파국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가능한 한 좋은 조건으로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는 것도 그 중의 하나다. 
부실한 금융기관을 하루빨리 정비해 금융시스템이 재작동되도록 하는 일도 급하다. 
부도 난 기업들을 과감하게 정리해 경제계의 쓰레기를 치우는 일도 다시 뒤로 
미루지 말아야 한다. 요컨대 현 위기의 탈출은 과거청소와 유동성 수혈이 동시에 
이뤄지는 과정에서 수행돼야 한다. `청소'는 책임의 인식과 뼈아픈 반성을 전제로 
한 작업이다. 경제파탄의 일차 책임은 경제계와 금융계에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방만한 경영을 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도산과 합병 등 가혹한 구조조정을 
감수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오늘도 호화외제품을 다투어 구매하고 외화를 
물쓰듯 하면서 사회의 과소비 풍조를 선도하고 있는 고소득·과소비층의 책임도 
결코 적다 할 수 없다. 이들은 이제 사회적 지탄 속에서 내핍을 솔선수범하는 
시민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경제파탄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바로 집권세력으로 돌아간다. 그들은 
국민을 향해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말하기 전에 자신에 대한 엄중한 문책부터 해야 
한다. 이 나라 경제 파탄의 뿌리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정경유착이다. 경제가 
경제의 원리대로 운행되지 않고 권력이 개입해 휘저어버린 결과다. 김영삼 
대통령은 송구스럽다는 말 한마디로 넘어가려 해서는 안된다. 내각제라면 정권이 
바뀔만한 사태다. 김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정부나 한나라당, 국민신당 등에 
포진하고 있는 관련정책 책임자의 광범한 문책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다함으로써 정권의 과오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기업과 소비자들이 
기꺼이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대통령에 못지않은 책임을 여당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은 
신한국당의 후신인 한나라당이다. 대통령이 탈당했다는 따위의 이유를 들어 여당이 
아니라고 하는 주장은 궤변이다. 그들이 전통적 여당 프리미엄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여당으로서 마땅히 져야 할 국정 파탄의 정치적 책임까지 지지 
않겠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어거지다. 한나라당은 경제파탄의 정치적 책임을 
정직하게 시인한 뒤, 나라를 도탄에서 구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내놓고, 국민의 심판을 겸허하게 기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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