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yberPunk ] in KIDS 글 쓴 이(By): cara (키키 ) 날 짜 (Date): 1998년 8월 26일 수요일 오후 10시 14분 44초 제 목(Title): 술 오늘도 역시 보고 또 보고를 봤다. 어제 가리지 못한 내기를 다시 하는데 진짜 웃긴다.. 그렇게 벌컥벌컥 마실꺼면 머하러 짝은잔에 마시는지 이해가 안간다. 그리구... 아무리 내기라지만 그렇게 마시다가 사레 걸리겟드라... 원래 술내기하면 그렇게 무식하게 마시나...? 별 내용도 아닌걸 가지구 질질 끄는게 정말 짜증이다. 오늘은 봐두 뭘 봤는지 기억두 잘 안나구 그런다.... 예전엔 안그랬던거 같은데 말야.. 얼마전엔 회식할 때 보니 이사님들 둘이서 술마시는거 보니 맥주잔에다가 소주 콸콸 따라서 마시던데... 내가 도데체 왜 그렇게 드시냐구 기겁을 하고 물어보니 쫴금씩 마시면 취기가 안올라서리 마신거 같지가 않아서 새벽 3-4시도 모자른데나 뭐래나.... 그러고 보면 세상엔 술 잘 먹는 인간들이 정말 많은가부다... 얼굴 보는 사람들 마다 한 술 한다고 난리니 말이다. 내가 먹는건 완전 장난이군.... 요즘엔 집에 있을때도 가끔은 술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옛날에는 혼자 술잔 기울이는건 왠지 비극적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해 할 수 없는 다른 차원의 행위 였는데... 내가 그런 생각이 들다니.. 역시 사람은 어떤 일이든 함부로 생각하고 결정짓거나 하면 안되겟다. 몇달전에 혼자 집에서 술을 정말 많이 마신 적이 있다.. 너무 슬퍼서...맨정신으로는 숨 쉬는것 마저 차마 힘들다고 생각 했었던 그런때... 얼마나 마셨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중간에 엄마가 가게에서 전화를 했던거 같다.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어쩌구 저쩌구 말하다가 전화 수화기를 붙잡고 펑펑 울었었다.. 엄마는 황당하다는 듯이.. 반쯤은 화가 나서 왜 우냐고 자꾸 그러고...난...그냥.... 그냥 슬퍼서..슬퍼서.. 라고 계속 한숨 쉬듯이 그렇게 말을 했던거 같다. 저녘때 돌아오신 엄마는 내 얼굴 한번 보고는 한숨 한번 쉬고는 그냥 주무시러 가셨다. 다음날 아침엔 처음으로 북어국을 집에서 먹어 봤다.. 지금도 가끔씩 그때를 생각하면 엄마한테 너무 미안하다... 왜 아무 것도 안물어보고 만거 였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