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ing ] in KIDS 글 쓴 이(By): Raptor (오공) 날 짜 (Date): 1998년03월29일(일) 01시00분50초 ROK 제 목(Title): Re: 독일, 프랑스, 이태리.. 장상현님 글을 아주 재밌게 보았읍니다. 독일에서 유학하셨고 여러나라를 돌아다녀보신 모양이군요. 제가 알기로는 빵에 있어서는 독일, 이태리, 프랑스 전부가 대단히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본으로 부터 처음, 그리고 한국전쟁이후 미국으로부터 제빵기술을 전수받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한국의 굶주림을 해결하기위해 한국 전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제빵 기술자를 본국으로도 보내고도 해서 교육시켰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 밀가루 원조를 가지고 수제비 해먹는게 안돼 보였나보죠. 그래서 한국은 아직도 빵하면 계란, 버터 듬뿍넣은 흰식빵을 연상시키고 많이 사먹죠. 파리 크라상등이 많이 들어선것은 이제 약 10년되지 않았나 하는데 프랑스 기술을 그대로 전수 받았다고 하네요. 지난번 한국가서 먹은 바게트는 미국서 사먹는것보다 훨씬 맛있어서 상당히 놀란 적이 있습니다. 크로와상에 대한 재밌는 얘기가 있는데 18세기 말에 터키로 부터 해방된 비인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 초승달은 터키 국기에서 따온거고. 이태리도 cornetti라는 크로와상이 유명합니다. 저의 아버님도 독일서 유학하셨는데 어렸을적부터 독일빵이라고 해서 크고 딱딱한 빵을 구해오시곤 했습니다 - 이걸 다먹는 경우는 없었죠. 그래서 오랬동안 그것이 독일빵의 이미지였는데 나중에 여러 소스를 통해 독일빵은 종류도 많고 독일은 아마도 유럽에서 가장 좋은 바커라이를 갖고 있을거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최근엔 베를린에서 파견 근무한 친구에게 많은 얘기를 들었는데 - 맛있는 빵도 많고 맛있는 샌드위치도 그렇게 많고 해서 독일인 들은 이것으로 대충 점심을 때운다네요. 이태리도 대단합니다. 이태리 사람들은 유럽사람들중 제일 빵을 많이 먹는다 는데 요리는 요리대로 먹고 빵으로 배를 채운다고 합니다. TV의 한 이태리빵 (빠네) 스페셜에서 피렌체의 한 빵집을 보여줬는데 그렇게 큰데는 처음 봤습 니다 - 다시 가보면 꼭 한번 찾아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뉴욕등지에는 어느 슈퍼, 편의점, 빵집을 가도 *Italian bread* 라는 바게트보다 두껍고 부드러운 빵을 팔지요. 하지만 이태리 빵의 진짜 매력은 전국 곳곳에서 아직도 수백년 동안 전해 내려오는 방식으로 빵을 만드는 숙련공들의 손길에 있다고 합니다. 기계화, 대량생산을 내세운 *도시형 빵*을 거부하는 기술자의 덕으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빵의 종류는 지역별로 다양하고 이루 헤아릴 수 없다고 합니다. 50년대부터 불어닥친 획일적인 근대화에 맞서 요새은 다시 옛날로 돌아가려는 노력이 한창이라고도 합니다. 괜찮은 이태리 식당이라면 식탁에 빵이 떨어지지 않게 계속 갖다주는데 (이태리 에선 이 커버-차지가 붙는게 당연시 된다고 하고) 한국의 Il Ponte같은 식당에서 나오는 이태리 빵들도 너무 맛있읍니다. 저는 focaccia라는 사각형으로 자른 플랫-브레드를 제일 좋아하는데 만들기가 비교적 쉬워 집에서도 종종 만듭니다. 피자빵 만드는것과 비슷한데 더 두껍고 토핑은 아주 간단하고 오래두면 금방 맛이 가서 식당이나 집에서 바로 만듯것이 아니면 제대로 맛볼 수 없는 것이기 도 합니다. 이태리식 쿠키 (biscotti) 도 정말 맛있는게 많은데 미국식 초콜렛칩 쿠키만 먹어본 사람에게는 아주 생소하게 느껴질겁니다 - 요새는 이태리식 카페 에서 일부 접해볼 수 있는데 - 이태리인들은 이걸 커피와 함께 아침 식사 대용 으로도 먹는다고 합니다. 물론 미국 쿠키만큼 달거나 fatty 하지는 않습니다. 이태리인들은 단것을 무척 좋아하지만 음식에 설탕을 쓰는 경우는 보지 못했 읍니다 - 이건 한식과 대조적이죠. 그래서 그런지 별로 달다는 느낌을 가져 본적은 없는데 유럽식 디저트는 거의 모두가 너무 달아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요새는 하는일 때려치고 이태리가서 요리나 배워와서 식당이나 차릴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하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