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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oKing ] in KIDS
글 쓴 이(By): chang (장상현)
날 짜 (Date): 1998년03월26일(목) 19시26분28초 ROK
제 목(Title): 독일, 프랑스, 이태리..


위의 얘기에 관해서 상당히 진지한 토론이 오가는데요, 토론 얘기중에
음식과 문화를 관련지은 얘기도 있고, 그냥 일상 서민들의 음식을 비교해야
공정한 비교가 된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저야 음식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프랑스인 이태리인 독일인 친구들이 있으므로 살짝 비교해보고 싶군요.

독일은 사람들이 덜 외향적이고 무뚝뚝한 편이면서 상당히 실용적이거든요.
음식도 그래요, 독일 빵은 무겁고 커요. 맛도 거칠은 편이고, 하지만
속이 꽉차서 먹으면 배가 부르고 냉장고에 넣지 않아도 참 오래가더군요.
이걸 소세지, 감자 등과 같이 먹으면 잘 물리지도 않고 간단하게 식사가 되죠.

그래도 맛을 생각하면 이태리, 프랑스, 터키, 그리스, 중국 식당들이 레스토랑을
지배하지만. 이태리나 프랑스에는 없는 아주 싼 식당들이 거리에서 쉽게
눈에 띈다는게 차이랍니다. 그야말로 소세지와 감자 바베큐 치킨 맥주로 대표되는
독일식 식당들인데, 다른 식당들의 반값에 식사가 해결되요. 맛도 괜찮은 편이죠.
맛이래야 그냥 소세지와 치킨 구운거지만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구우면 
고소해지나까 그게 장점이죠. 

하지만 이 지방질로 인해 특히 바바리아 지역 음식은 많은 독일인들에게도 
기피대상이 되더군요. 제 친구는 바바리아 지역 출신이 아닌데 바바리아에 와서는 
식사를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돼지 껍질 요리 같은 것은 거의 대부분이 지방질이고, 
점심으로 커다란 (거의 한국에서 먹는 것의 두배크기의) 스테이크를 먹는데
기가 막히죠.

당시 뮌헨공대 식당서 식사를 하는데 대학원생의 절반은 식사하러 들어가서
투덜투덜하면서 점심을 감자튀김이나 야채볶음 하나로 때우더군요.
그 중 하나가 나랑 교환으로 한국에서 잠시 있었는데, 우리가 투덜투덜하는
학교 식당음식, 장국밥, 야채찌개 이런 것들을 맛있다고 잘 먹더군요.
이런게 뭐 상대적인 것이겠지만. 내가 만난 독일 인들의 특징은 한국음식을
무척 좋아했다는것이죠. 된장찌개같은 것을 참 좋아해요. 해물전골, 막국수
삼겹살, 돼지갈비, 비빔밥, 육개장, 김치찌개, 곰탕 뭐든지 다 맛있다고
그러더군요. 한국사람들은 양념을 할줄 안다고 그런 말을 하면서 말이죠.

이태리인들이 여러가지 양념을 잘 하면서 의외로 독일인들과 달리 매운것 못먹는
사람들이 꽤 있더군요. 이태리는 독일보다 수입이 적은데도, 일반적으로
식당은 더 고급이었던게 흥미있었죠. 독일같이 길가에 앉아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싸구려 식당이 눈에 별로 안띄고요. 이건 프랑스도 마찬가지더군요.
독일인보다 먹는것에 더 신경을 쓴다는 게 확 보이죠. 독일보다 해물을
많이 먹는데 (홍합이나 오징어나..) 이건 스페인이나 그리스도 비슷한 것 같아요.
사람들이 좀 가볍고 흥분을 잘하는게 유럽서도 유명하지만, 친구를 보니
그말이 맞는것 같더군요. 이태리인들은 또 커피에 무척 신경을 써요. 커피맛에
상당히 민감하죠. 제 친구는 미국서 가끔 파스타는 사먹는데 피자는 안먹는데요.
먹어봤는데 먹을만한 것이 아니더라고 하면서. 유럽 피자는 아시는 분을 알겠지만
요리거든요. 미국에서는 뭐랄까 스낵이죠. 개념이 아예 다른 것이니까요.

이태리 음식은 좀 다른 면에서 자극적인것 같습니다. 자극적인 음식 못먹는
내 친구가 이태리 처음 가서 파스타 먹고 입안이 헐었다고 그랬을 정도고.
저도 처음 미국서 파스타 먹고 배탈이 났었죠. 그런데 그 사람들은 태국음식이나
멕시코 음식먹고 탈이 난다니...
아까 커피 얘기 했지만, 이태리인들은 커피 말고도 아이스크림에도 무척 신경을
쓰죠. 생활을 더 즐기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고나 할까요.

프랑스 사람도 인생을 즐기는 것은 비슷하지만 좀더 이런 저런 것에 신경을
더 쓴다고 생각해요. 실험정신도 좀 더 있는 것 같고. 프랑스인들은 치즈와
포도주에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데, 프랑스인이 좋아한다는 치즈는
거 뭐더라.. 하여간 미국에서 블루 치즈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한 종류로
상당히 지독한 상한 냄새와 맛이 나는 치즈랍니다. 프랑스 친구가 미국서는
먹을 빵도 치즈도 없다고 투덜거려서 같이 수입치즈 사러 구경갔는데, 거기서
그 블루치즈를 사서 나한테 맛을 보여주었죠. 처음에는 정말 구역질이 나는데..
이 친구 말은 이게 진짜 치즈 맛이라고 미국 치즈는 아예 맛이란게 없다고
하더군요.

프랑스 빵은 유명하죠, 바께트와 크로와상, 미국서 만드는 것은 겉모양만 비슷하고
맛은 영 다르거든요. 정말 미국 빵은 맛이 없어요. 미국서 오래살았던 프랑스인
교수는 그게 처음에 정말 괴로왔답니다 미국사람들은 빵을 만들줄 모른다는 것..
내가 크로와상이 정말 맛이 형편없더라 그러니까, 그래도 전에는 아예 없었으니
그만하면 많이 나아진 편, 이라고 하더군요.
독일 빵과 대조적으로 프랑스 빵은 가볍고 날씬하고 고소하죠. 그리고 오래
보관할 수 없습니다. 오래지나 맛이 없어진 빵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배가 무심코 바케트를 오래 두었다 먹으려다
이가 부러진 사고를 당한것을 보면 절대 프랑스 빵은 오래 두어서 먹을 수 있는
빵이 아닙니다. 

잘보면 프랑스 사람들은 맛과 멋을 같이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자리가 경관이
좋으면 식사값이 올라가는 식당 체제도 그렇고. 그냥 식당의 가벼운 식사를
보면 음식이 대체적으로 고소하고 가볍고, 어떤 면에서는 지나치게 간식같은
느낌을 주더군요. 페이스트리속에 얇은 햄이나 고기를 치즈와 같이 넣어서
주는 것은 이게 음식인지 간식인지 잘 구별이 안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태리 친구와는 달리 프랑스 사람들은 정말 입맛이 다양합니다.
태국, 월남, 중국, 한국, 일본 어느나라 음식도 좋아하고, 이태리 그리스
멕시코 음식도 좋아합니다. 프랑스 교수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태국식인데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것은 친구도 마찬가지.
이태리 친구보다는 무척 다양성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일반적으로
다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이태리 사람만큼은 아니지만 커피맛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후식으로 무척
단 케익을 먹더군요. 내가 맛보기에는 너무달아서 속이 메슥거릴 정도였으니까요.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독일음식은 맛으로는 그런대로 먹을 만 했지만
바바리아 지역은 지방질이 너무 많아서 속이 거북했고. 프랑스 음식과 이태리
음식은 (그냥 제일 싼 부류의 음식을 말하는 겁니다.) 끝까지 먹기가 어렵더군요,
치즈나 달게 양념한게 상당히 비위를 상하게 해서요. 억지로 끝까지 먹고나서는
꼭 배탈이 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원래 지방질이나 기름이 많거나 지나치게 단 음식은 먹지를
못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전혀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장상현
e-mail : schang@phys.ufl.edu
http://phyp.snu.ac.kr/~schang (korea)
http://www.phys.ufl.edu/~schang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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