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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oKing ] in KIDS
글 쓴 이(By): Raptor (오공)
날 짜 (Date): 1998년03월22일(일) 14시34분09초 ROK
제 목(Title): Re: 우리나라 양념의 문제




음.  맨날 똑같은것만 먹고 권하니 이러한 오해가 나오는군요.
각종 찌게 (된장, 김치, 생선), 탕 (갈비, 설렁, 추어, 도가니,
육계장), 국 (미역, 배추 . . .), 각종 갈비요리, 등심, 안심, 삼겹살,
볶음 (낙지, 제육), 비빔밥 몇가지, 냉면 몇종류 . . .  늘 시키는게
이정도지요.  무식하게 단순합니다.  건강한 식사 패턴하고도 많이
멀어져 있고.  하지만 한국음식의 진수는 반찬 10가지 이상 나오는
한정식에서 맛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한국음식이라고
꼬집을 만한 요리는 없읍니다 (김치 빼고).  뭐가 나올지 모르죠.
생선도 나오고 육류도 나옵니다.  각종 채소, 나물류.  절임, 무침,
쫄임, 담금, 찜, 장 . . . 전, 지짐, 튀김 . . . 별게 다 들어있는 솥밥
에 그 숭늉 . . . 하나를 보면 별게 아닐 수도 있지만 전체를 보면
기가 막힐정도이고 발란스도 너무나 잘 갖춰져 있습니다.  양념은
단지 맛을 돋구어주기 위해서 쓰이고 음식을 압도하지 않습니다.
달지도 않고 후식은 식혜, 수정과, 과일 정도.  과식만 피할 수
있다면 최고의 건강식이지요.  잘 알려진 일식에 이런것 들이
있나요?  어느나라 음식에 이런것이 있읍니까?  궁중요리라고
불려도 사실 그렇지도 않습니다.  양적으로야 힘들어도 조금
솜씨만 있는 어느 어머니도 만드는 요리들입니다.  단점이 있다면
손이 많이 간다는 것.  또 확고한 전통덕에 발전과 상상력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점.  하지만 한국의 미와 사상은 역시 튀지않고
다른것들과 조화하는데에 있지 않습니까?

서양, 서양하는데 그나마 한국요리에 견줄만한데는 이태리, 프랑스
등지 밖에 없을겁니다.   미국, 영국, 독일 등지는 웃기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내가 잘 아는 이태리 요리와 비교해보죠 - 양념쪽으로 촛점을
두고.  이태리는 상당히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지만 보통 소량을
쓰는데 주요 재료의 맛을 마스킹하지 않고 북돋아주는게 주목적입니다
(필요이상은 실패라고 봅니다).  이태리의 특징은 프레시한 음식에
프리미움을 둔다는 사실입니다.  즉 한국처럼 미역, 김, 나물, 채소등
말려서 쓰는게 상당히 적지요 (버섯, 토마토, 고추, 과일 제외).  생선도
소금절임이나 훈제등을 빼면 말리지 않습니다.  향신료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양념은 가급적 자제해서 사용합니다.  프랑스처럼 베이스 소스니
마더 소스니 어떻게 만든건지 모르는 소스는 없습니다.  보통 요리하고
남은 국물, 건데기, 들러붙음 등으로 소스를 만듭니다.

이태리 양념의 기본은 마늘 (aglio), 올리브기름 (olio d*oliva), 생크림
(crema), 말린고추 (peperoncino), 파슬리 (prezzemolo), 치즈 (formaggio),
베이즐 (basilico), 후추 (pepe), 포도주 (vino), 양파, 베이잎사귀 (alloro),
로즈메리 (rosmarino), 오레가노 (origano), 세이지 (salvia), 넛멕 (noce
moscata), 식초 (aceto), 발사믹 식초 (aceto balsamico), 페넬 (finocchio),
마조럼 (maggiorana), 민트 (menta), 새프론 (zafferano) 등이 90 퍼센트
이상 차지한다고 봅니다 (대충 많이 쓰이는 순서대로).  한국과 비교해
보십시요: 마늘, 참기름, 고추 (폿, 말림, 가루), 파 (실, 대), 된장, 고추장,
깻잎, 후추, 정종, 청주, 양파, 식초, 통깨, 생강, 간장, 청국장, 깨소금,
설탕, 물엿, 젖갈등이 90 퍼센트 이상 차지하나요?

미국은 뿌리없는 요리역사등으로 인해 국적불명의 요리의 수도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태리 음식을 망쳐놓고 세계에 수출하더니 이제
프랑스와 아시아식 짬뽕요리가 성행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맛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내경우는 영 아니었음) 얘네들은
뭔가 새로운것을 그렇게 좋아하지요 (서양사상이 그렇듯).  그렇지만
이것들은 혼이나 배경이나 뿌리없는 음식일 뿐입니다.  한번 먹고 잊혀
지는 유행일뿐입니다.  한국음식에 이러한 사상에 따라 획일적이란 비판을
가하는 것은 무리이고 아직까지 한국음식이 달라져야할 필요는 없는것
같습니다 (서빙하는 방식등 빼고).  또 불고기, 갈비, 냉면, 비빔밥, 육계장
등은 한국식 패스트 푸드일 뿐이고 극히 일부분일뿐입니다.  잘 모르는
외국인이 그릇된 한국음식평을 할때는 덩달아 맞장구 치지말고 깨우쳐
줘야 하는게 우리의 의무입니다.  같이 모르면 지금부터라도 배워야겠죠 -
특히 남자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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