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ing ] in KIDS 글 쓴 이(By): maureen (:magnolia:맧) 날 짜 (Date): 1998년03월07일(토) 17시22분45초 ROK 제 목(Title): Re: 집들이 음식 조언 부탁 최근에 집들이를 준비한 제 경험담이 참고가 될 수도 있을 듯 해서 적어봅니다. 처음 집들이를 할 때엔 8명을 초대했었는데, 불고기에 겨자채에 오징어숙회에 떡국에 배추겉절이, 참치회, 오이냉채, 물미역 이런 정도로 차려 봤었습니다. 그런데 손님 접대가 처음이고 처음 해 보는 음식들이 많아서 랩 후배의 여자친구가 도와 주러 왔는데도 남편과 함께 준비하는데, 6시간 이상 걸렸었습니다. 밑손질과 차리기를 남편과 후배아이가 해 줬는데도 그 정도이니 혼자서 다 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지요. 그 다음 두번은 첫번째보다는 약소하게 했지만 그나마도 3시간은 넘게 걸렸습니다. 여기서 준비 시간이란 메뉴를 결정하고 쇼핑하는 시간은 뺀 시간입니다. 술은 맥주일 경우 너무 돈이 많이 들 것 같아서 간단히 소주와 음료수 만으로 구성했습니다. 온 사람들이 배가 불러서 더 먹지 못할 정도까지 음식을 준비했구요. 이렇게 세 팀하고 그때마다 우리 부부까지 인원 계상하면 총 25 인분 음식을 준비하는데 15만원 가량이 들었습니다. 나가서 사 먹는 거에 비하면 정말 돈이 많이 절약되었습니다. 그 돈이 물론, 저와 제 남편의 인건비에 해당하긴 하지만요. 얼마 전에 집들이를 할 때엔, 처음 했을 때만큼 시간도 많이 않았고, 그때처럼 고생하라면 죽어도 못할 것 같더군요. 마침 고기값이 무척 싸다는 소식을 친정 어머니께 들어서 알고 있었고, 고기만 많이 차리면 되는 요리가 없나하고 살펴 보았습니다. 있더군요... 바로 샤브샤브였지요. 일인당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한 근은 넘지 않기 때문에(음식점에서 고기 1인분이라 함은 120g에서 많게는 200g 정도) 손님 수에 맞춰서 7인당 5kg로 잡고 준비를 했습니다. 축협에 가 보니, 샤브샤브용은 고기를 얇게 썰어야 하기 때문에, 언 고기만 취급을 했고, 언 고기는 다른 생고기에 비해 가격이 아주 저렴했습니다. (100g당 750원. 장말 싸죠?) 곁들일 메뉴로는 상치, 쑥갓, 미나리, 배추겉절이, 샐러드, 굴/물미역 회, 이 정도로 간소하게 결정하고 고기와 함께 밥을 내놓아서 손님들이 직접 고기를 데쳐가면서 먹을 수 있도록 했고, 고기를 다 먹은 다음엔 고기우러난 물에다 칼국수를 삶아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제일 마지막에는 원두커피로 장식을 했구요. 이 정도 했더니 저희 집 문밖을 옳바른 걸음걸이로 걸어 나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군요. *뿌듯* 결혼 초에 시간이 좀 남았을 때 샤브샤브를 집에서 많이 해 먹었는데, 그 때 터득한 소스 노하우가 샤부샤브로 손님을 접대하는 데 아주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쿠킹 보드 오시는 분들한테만 살짝 공개하자면, 안매운 미국겨자에 왜간장을 부어서 잘 섞어서 소스를 만들면, 데친 고기를 찍어 먹을 때 아주 맛이 좋습니다. 만들기도 쉬우니 한번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좌우간, 이렇게 준비하는데 몇시간이나 결렸는가가 중요하겠지요. 샤부샤부는 사람 수와 준비하는 시간과 거의 관계가 없습니다. 10명을 대접하든, 5명을 대접하든 쌈싸먹을 야채는 잘 씻어 놓는 시간을 거의 같거든요. 오래 걸려도 3시간 안팎이라고 보시면 충분합니다. 20명 정도를 초대하려면 1*1m의 상이 4개는 있어야 하고, 불과 냄비는 최소한 3개 정도 필요하겠네요. 저는 모자란 불은 오시는 손님들에게 부탁했습니다. 모자라는 냄비는 샀구요. ^^; 그런 냄비는 있으면 어디든 쓰이게 마련이라 냄비 사는 돈은 하나도 안 아까웠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음 글에서 20인분 샤브샤브 상위에 올릴 메뉴와 조리법을 써 보겠습니다. -Life is too short to eat anyth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