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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oKing ] in KIDS
글 쓴 이(By): Pris (Priscilla)
날 짜 (Date): 1998년01월29일(목) 03시08분04초 ROK
제 목(Title): 허덕거리면서 먹는 것/야채찜


Posted By: snowman (다시벌거벗는원숭이) on 'Eatwell'
Title:     허덕거리면서 먹는 것/야채찜

먹는 이야기만 하면 나의 자판은 살판이 났다. 신들린 듯이 두들긴다.  하나만 더

하고 나가야겟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그것만 나오면 허덕거리면서 먹는 음식 

중의 하나가 야채찜이다. 개괄적으로 말하자면, 각종 계절야채와 채소를 대합조

개살과 함께 넣고 찜을 해 먹는거다. 채소찜쪄먹는거지 그러니깐 미나리, 콩나

물, 양파, 쑥갓, 고사리 등등 그때 나는 채소들 팍팍 큰손으로 넣는다. 많이 많이 

넣는게 좋다. 콩나물은 그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도록 한다.  이런 찜 종류에 콩

나물이 적으면 그건 낙제점이다. 아구찜에도 콩나물이 적으면 참.. 허전해진다. 

그리고 손이 좀 가지만, 찜에는 콩나물 대가리를 넣어서는안된다. 이리저리 감자

가루를 넣고 뒤적이다 보면 대가리 같은 것은 다 떨어지게 마련이고 그러면 나중

에 엄청 보기가 싫다. 지저분해 보인다. 노란 콩대가리는 잊지말기를 바란다. 감

자가루 질퍽하게 넣고 깨끗하게 준비해둔 대합살과 미더덕을 넣고 막 찐다. 뭐 

찐다는 게 그릇이 필요하거나 기굴이 필요한건 아니다.  그냥 큰 냄비에 넣고 불

을 피워 일정시간 뒤적이면서 놔두는 것이다.  물은 절대 넣지 않도록 하고, 마늘

을 좀 풍부하게 넣어야 맛이 난다. 매운것 좋아하는 사람은 고추가루를 좀 넣어

도 좋고 후추도 좀 넣도록 한다. 깻잎도 나쁘진 않다. 타지 않도록 계속 주걱같은 

것으로 뒤척여야 한다. 감자가루를 넣었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으면 금방 타기도 

한다.  한 입에 넣을수 있을만큼 들어먹으면 온갖 향취를 품은 채소와 야체가 대

합살의그 풍성함과 함께 머리까지 짜릿해진다. 넘 오래두고 먹을 수 없기 때문에

한번먹고 말 정도의 양만 하는 것이 좋다. 이 야채찜은 따끈한 정종 한잔과 함께 

밥먹기 전에 먹어 두는 것이 아주 좋더만~~~~~~  아직까지 과문의 탓인지는 몰라

도 이 야채찜이 요리책에 오른것 못봤고 식당에서 먹어 본적이 없다. 그러니 더

욱 먹고 싶어진다. 다움에 사람들 좀 불러서 이거나 해먹어 볼까나..



        눈사람이녹는다는것은/눈사람이불탄다는것은/불탄다는것은/눈사람이
        재로돌아가고있다는것,//재가물이다/하얀재/더희어질수없는재가물이
        다//시냇물/하얀재흐른다/눈사람들이둥둥둥물북을치며/강으로바다로
        은하수로흘러간다/흘러간다는것은/돌아간다는것은/돌아간다는것은그
        어디에도/오래머물수없다는것,             --- 눈사람의길(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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