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oKing ] in KIDS 글 쓴 이(By): Raptor (오공) 날 짜 (Date): 2002년 4월 5일 금요일 오전 09시 26분 01초 제 목(Title): 파스타와 마르코 폴로 이태리 국수는 중국으로 부터 마르코 폴로가 가져와서 생기게 됐다는 설이 있죠. 이게 정설인지는 동양인과 이태리인의 시각이 서로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밀을 재배할 수 있었고 빵을 만들 수 있었다면 수제비 정도는 아무리 기록이 없다고 해도 만들 수 있었던 거 같은데 '파스타' 특히 '이태리 파스타'의 종류가 워낙 많아서요. 물론 마르코 폴로 시절에는 지금과 같은 형태의 빳빳하고 곧게 말린 스파게티는 없었고 중국이 이 재료가 되는 노랗고 뻑뻑한 세몰리나/듀럼 밀을 생산 하는 지는 모르겠고 산업혁명의 여파로 대형 프레스, 압출, 건조기가 있어야 그 모양으로 만들 수 있는 상당히 모던한 식품이라고 봐야 할 거 같은데. 그런 드라이 파스타 이전에는 더 값비싼 계란반죽파스타 밖에 볼 수 없었고 서민들에겐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그런 음식이었다고 하는 군요. 중세유럽이란 식문화적으로 보잘 것 없었던 그런데였고 그나마 이태리는 발전해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 르네상스 이전의 기록은 그리 많지 않나 봅니다. 그런데 지금 주로 파스타 만들때 쓰는 용구들은 그때도 있었다고 하니 만들어 먹었을 수도 있었겠죠. 라자냐 비슷한 넙적한 파스타는 분명 오래전 서 부터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고 이런건 대충 반죽해서 오븐에 구우면 피타, 난 같은 플랫 브레드가 나오는 거고 밀대로 밀면 라자냐 같은게 되겠죠, 비록 이름은 달랐겠지만. 구우냐 삶으냐의 차이죠. 점점 역사탐방 같이 되는데, 마르코 폴로가 1299년에 쓴 'Description of the World' 라는 책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중국을 소개하게 됐는데 원나라를 세운 쿠블라이 칸의 제국을 둘러보았다고 하고 황당한 이야기들 땜에 당시에도 지금에도 짜집기한 사기꾼의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설이 종종 제기되기 도 하고. 결정적으로 폴로는 베니스/베네치아 왕국의 사람 이었고 지금의 이태리 파스타의 기원은 자꾸 시칠리아 섬에서 찾으려고 하기에 전혀 뿌리가 다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군요. 베니스와 시칠리아는 끝에서 끝이고 파스타는 주로 남부사람들이 많이 먹었다는 것도 고려해봐야죠. 시칠리아는 그리스, 로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아랍인들로부터 발달된 농경문화를 전수받았다고 하는데 13세기 부터 각종 문헌에 파스타, 스파게티 같은 말도 나온다고 하고 (실제로 어떻게 생긴건 지는 모르지만) 그 후로 각종 요리책 등에 등장하고 있다고 정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태리도 곡창지대가 남부고 드라이 파스타의 경우도 주로 남부에서 수입해다가 먹어서 빵 보다 많이 비싼적도 있었다고 하는데, 작은 왕국으로 만 이루어졌던 이태리가 근대국가가 된 것은 19세기 중반이었고 그때를 전후해서 전역에 퍼지게 된 거라고 생각됩니다. 하여튼 세몰리나 밀가루 반죽이던 계란-밀가루 반죽이던 특이하게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죠. 마르코 폴로가 기원이었다는 것은 다소 신빙성이 없게 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