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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sumer ] in KIDS
글 쓴 이(By): july ()
날 짜 (Date): 1994년07월30일(토) 00시02분06초 KDT
제 목(Title): [에어컨] 세계 초일류? 꿈만 꾼다고 되나?


26일 오후 1시경,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나는 헉~할 수 밖에 없었다..

밤만 되면 서늘해서 솜이불 덮고 자던 곳에 있다가 오랜만에 돌아온 서울은

북한 핵폭탄을 맞지 않고도 불바다가 되어 있었던 거다.(한국일보 만화

내용에서 따왔음)

에어컨을 풀가동한 택시를 타고 오면서도 전혀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다가, 창문이며 문들을 꼭 닫아잠근 빈 집에 들어오니 이건 한증막이 

따로 없다.

쉴새없이 흐르는 땀...숨이 턱턱 막혀온다..

할 수 없이 마루에 있는 에어컨을 틀었는데 이게 또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전혀 시원해지지가 않는 거다..

나중에 집에 남아있던 동생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마루 에어컨을 틀어봤더니

몇 시간을 켜놔도 전혀 냉방이 되지 않아서 할 수 없이 자기방에 있는 조그만

에어컨 하나로 버텼단다..

27일.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전화번호를 찾아서 고장신고를 했다.

당일로는 수리를 해 줄수가 없고 28일 오후 2시에 오겠단다.

할 수 없이 또 하루 고문을 당하며 참아야만 한다..12시간동안 한숨도 못 자고

비행기를 타고 왔어도 멀쩡했는데 하루도 안 되는 동안에 녹초가 되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우리집 마루에 있는 삼성 분리형 에어컨..이걸 설치하게 된 것도 사연이 있다..

재작년, 그러니까 92년도 여름..그 때는 여름이 그다지 덥지도 않았던데다가

정부 주도로 에너지 절약 운동이 한창이라서 에어컨 재고가 쌓이고 제조회사들이

파리날리던 때였다..

울아버지는 삼성전자에 납품을 하는 협력업체 사장이란 죄(?)로 우리 처지에 

맞지도 않는 비싼 에어컨을 강제로 사야만 했고..

그 해 여름에 한두번 켜 보다가 전기요금이 엄청나서 작년엔 전혀 쓰지도 않고

있었다..근데 올해에 무더위를 참을 수가 없어서 작동을 시켜보니 이 모양인

것이다..

28일. 오후 2시에 수리를 해 주러 온다고 하더니 1시 반이 되도록 전화조차 없다.

다시 서비스 센터로 전화, 조금 있으면 갈 테니까 기다려 보란다.

오후 3시가 다 되었다..다시 전화, 기사에게 연락을 했으니 좀 늦어도 갈 거란다..

오후 4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다시 전화..???씨댁 @@동 맞죠? 그러는 거다..

으잉? 갑자기 웬 @@동? 아네요! 우리집은 강남구 &&동이라구요!!!!

그러자 잠깐만 기다려 보라구 하구서는 안내원이 하는 말..자기네가 실수로 주소를

잘못 입력해서 @@동 담당 기사에게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그러면서 미안하지만

29일날 수리를 해 드리면 안 되겠느냔다..

윽~ 날도 더워 죽겠는데 이것들이?

나두 미안하지만 @@동 기사에게 저녁 늦게라도 좋으니 와서 해 달라고 하면

안 되냐고 했더니 안 된단다..

으..할 수 없지..그래서 대신에 29일날 아침 일찍좀 오게 해 달라고 했더니

그것도 약속을 못 하고 1시 이전에 온다고만 한다..

전화기라도 때려 부수고 싶은 심정으로 수화기를 내려놨다..
29일. 밤새 흘린 땀으로 입은 옷이 흠뻑 다 젖었다..

어떻게 오전을 간신히 보내고 1시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길이 막힐 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그렇지..1시가 넘도록 또 전화연락조차 없다..

다시 서비스 센터로 전화를 걸어서 닥달을 하고 난리를 쳐서야 3시가 넘어서

근처에 와 있으니 위치를 가르쳐 달라는 연락이 왔다...

흠..그래도 이 더운 날씨에 오토바이 타고 다니며 수리를 하는 나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기사가 안 되어서 시원한 음료수도 주고 수고하신다고 격려도 하고 그랬다.

냉매로 쓰이는 가스가 부족하다며 가스를 다시 주입하고 작동을 시키니..된다!!

이제 에어컨을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며 비싸기도 한 가스

주입료 삼만여원을 냈다..

그리고는 천국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으로 엄마랑 둘이서 온 집안의 창문들을 다 

닫고는 시원해져라~ 시원해져라~ 주문(?)을 외우며 행복해했다..
또 그런데.....................................................................

우리집 마루가 열 평이 넘으니까 워낙에 넓은 곳을 냉방시키려면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에어컨을 켠지 두 시간이 지났는데도 실내 온도는 여전히 32도.

조금더 기다려보자..하면서 있었더니만 33도가 된다..

음...부엌으로 통한 문을 열어두어서 그런가? 하면서 다시 방문들도 다 닫고

그 동안 지쳤던 피로에 잠시 잠이 들었다..

깨어나니..왜 이리 더워? 다시 온 몸이 땀투성이고...

에어컨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안 나오는 것이다!!!!!!!!!!!!!!!!!!!!!!!!!!!!!!!

윽..이럴루기..고친지가 언제라고..

그러니까 벌써 실내온도가 33도로 다시 올라갈 때부터 에어컨의 작동이 정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서비스 센터는 전화를 안 받고..클로버 서비스인 소비자 상담실에 전화를 하니

자동응답기에 용건을 말하라는 메시지만 나온다..

용건을 이러저러하다..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으니..허탈하고 화가 난다..

결국은 에어컨이 작동도 안 하는데 창문까지 다 닫아걸고 또 생으로 고문을 

당한 셈이 아닌가?

내가 '세계 초일류 기업? 웃기구 있네~'라는 말을 한다면 비약이 심한 걸까?

솔직이 우리 집에서 쓰는 대부분의 가전제품은 삼성전자가 아닌 금성사 제품이다.

아예 고장이 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쓰다보면 고장이 날 수도 있는 일이고..또

재수가 없으면 불량인 제품을 사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도 나의 경험상 금성사 물건들은 별 고장없이 오래 간다..

한번 금성사 세탁기가 작동이 안 되어서 고장신고를 한 적이 있다..

신고하고 나서 한 시간이나 지났을까? 오전중으로 금방 달려오는 것이다..

재작년 집수리때문에 잠시 개포동 아파트로 옮겨 살고 있던 중이었는데 싱크대

구석에 놓여 있어서 꺼내기도 어려운 것을 금성사 기사 아저씨는 물이 흘러서 

양말을 다 적시면서도 얼굴 한번 찌푸리는 일 없이 싱크대를 직접 들어내고 어디가

잘못 되었나 살펴보는 것이었다..

근데...음냐..창피하게도 고장이 아니구 사용전압을 잘못 맞춰놓은 것이었다..

결국은 사용하는 사람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탓에 애매한 서비스 기사만 시간

버리고 고생한 꼴인데...그래도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하는 아저씨가 너무 고마와서

두고두고 얘기를 하곤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집에서 쓰던 금성 진공 청소기..

요즘 나오는 '동글이'란 모델이 나오기 훨씬 전, 산지 한 10년은 된 고물모델이다.

필터만 사서 갈아끼우며 오래도록 잘 쓰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작동중에 

탄내가 나더니 멈춰버린다..

고장신고를 했더니 약속시간에 기사 아저씨한테 전화가 와서 청소기를 보였다..

모터가 탔다고 하면서 요즘은 이런 물건 쓰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오래도 

쓰시는군요..한다..

후후..금성사가 물건을 잘 만드나 보죠...사실은 동글이도 있기는 한데 저희집은

220볼트 꽂을 데가 한 군데밖에 없어서 불편해서 이걸 써요..(요즘 나오는 

가전제품들은 대개가 220볼트 전용이다..전압이 높으면 전기가 얼마나 절약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서는 안전을 생각해서 가정용은 꼭 110볼트를 쓴다던데)

옛날 모델이 가벼워서 더 편하기두 하구요...

결국은 청소기를 가져가서 수리해야 한다고 가져갔던 그 아저씨..그날 오후로

다시 가져다 줬다..

그야말로 이렇게 작은 일(어쩌면 제일 크고 중요한 일) 하나에도 소비자들은

큰 감명을 받고 그 회사 자체에 대한 인식을 새로 하게 된다는 것을 신경영을

부르짖으며 세계 초일류 기업을 꿈꾼다는 이건희 회장은 알고 있을까?

아침 7시에 출근을 하면 모하나? 회장이 아무리 槿z揚岵막� 개혁을 하려 하면

모하나?

엄마는 다음번 동창회에 나가면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 아줌마한테 꼭 

한 마디 해 주시겠단다..

나두 이담에 시집갈때 삼성 물건 안 사갈거다..



**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열받고 더위먹은 줄라이 **

:(



ps..글이 상당히 감정적으로 흘렀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제 글에 대한 비난은 사절합니다.

    이건 편견이 아닌 실제 경험에 의거한 얘기이며 저와 같은 소비자들의

    비판이 없이는 우리 기업들은 경쟁력을 길러나갈 수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삼성에 근무하시는 원호오빠 및 여러 분들도 유쾌한 글은 아니겠지만

    참고하셔서 좋은 물건, 좋은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해 주세요..

ps 2..내 동생 방에 있는 작은 에어컨 역시 금성사 제품이다..

      동생이 고 1때 사준 거니까 88년도 제품, 구식이라 좀 시끄러워서 그렇지

      아직까지 고장이 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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