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ksangeun (Mar.Froust) 날 짜 (Date): 1997년05월12일(월) 01시10분06초 KDT 제 목(Title): .......... Open 다이어리 같은 보드에나 어울릴 것 같은 글이지만, 성당에 다니는 사람이 아니면 공감대 형성이 되지 않을듯 하여 여기에 씁니다. 별로 영성적(?)인 글은 아니니, 뭔가 기대(?)를 하셨던 분은 지금 'q'를 누르시더라도, 전 별로 슬퍼하지 않을듯 합니다. (어찌 알겠습니까?) ----------------------------------------------- 작은 바늘이 1시를 넘어서 2시를 향해 가고있을 무렵에야 도서관에 들어왔다. 또 반나절을 그냥 허비했다. Compilers책을 펴 들었으나, FIRST가 뭔지, FELLOW가 뭔지 머리에 하나도 안들어온다. Nonrecursive Predictive Parsing하고 내 머리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듯.... 그냥 아무 생각없이 앉아있다가, 여자친구가 '꽉꽉 채워서 줘....' 라고 하면서 그제 밤에 준 엽서를 꺼내서 뭔가... 헛소리를 끄적이려다가, 나의 악필을 고쳐야 겠다는 생각에, 연습장에 글자를 몇자 '연습삼아'써 봤다. 'if X is terminal, then FIRST(X) is {X}. 오후 2시부터 보던 페이지가 오후 5시가 되도록 같은 쪽이다. 날씨는 지지리도 좋고, 중간고사 끝난지 얼마 안되서인지 거리에는 이목숨 다하도록 놀아대는 애들밖에 안보인다. 혜화동 성당에 6시 미사를 갔다. 혜화동 성당의 장점이라면, 그곳에 교적을 두지 않은 내 또래 청년들이 그 근처에서 놀다가 미사시간 맞춰서 들르는 경우가 많아서, 괜히 눈치 보거나 할 필요 없이 혜화동 성당 신자가 아니라도 당당히 미사드리러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왔던 것이 2주 전이었는데, 오늘 주변을 둘러보니, 주변 사람들이 2주 전과 다들 똑같은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었다. 똑같은 자리에 똑같은 외국인 이 앉아있고, 열심히 기도를 하느라, 내 얼굴을 알아볼 새도 없는 중고등학교 주일학교 동창 아이는 여전히 내 바로 두칸 앞 줄에 앉아있었다. 매주 미사 시작하기 전에 묵주기도를 하겠다고 마음 먹은지 1주도 안되서 오늘 깨졌다. 묵주를 가져가지 않으니, 묵주 기도 하기가 여간 귀찮은것이 아니었다. 오늘은 미사가 늦게.. 7시 10분이 조금 넘어서 끝났다.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마침기도인 혜화성당 70주년 기도문을 바치지 않고 그냥 성당을 빠져 나왔다. 나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불성실한 주일을 보내고 나니 허탈하다. Department of Computer Science, Hankuk Aviation University sekim@WriteMe.com http://www.kol.net/~ksangeun Sang-eun 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