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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김 태하 ) <1Cust114.tnt3.re> 
날 짜 (Date): 2000년 12월 24일 일요일 오후 09시 35분 24초
제 목(Title): 퍼온글/ 한통노조 쓰레기농성 그 후 


한국통신노조의 '쓰레기 농성' 그후 
명동성당측 수배자 농성 천막까지 모두 철거 
 
 
이준희 외 기자 ohmynews@ohmynews.com    
 
 
▲12월 22일. 한국통신 노조 농성장이 있었던 가톨릭회관 앞. ⓒ 유민 


(한국통신 노조의 무질서한 명동성당 농성과 성당 측의 '명동성당 집회 일체 불허' 
선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명동성당에서 대규모 파업농성을 벌였던 한국통신 노조가 12월 22일 농성을 풀고 
철수를 하자 그 자리에는 온통 쓰레기 더미였습니다. 이미 20일 명동성당 측은 
'한국통신 노조의 명동성당 점거 사태에 대한 유감'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상태였으며, 노조가 철수한 후 남겨진 쓰레기더미를 접하고 23일 '앞으로 
명동성당내 일체 점거농성과 시위 불허' 발표를 했습니다.

한편, 이 불똥은 한통노조의 농성 훨씬 이전부터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해왔던 다른 
수배자들에게 튀어 이들의 농성천막도 철거됐습니다.

오마이뉴스에는 22일 밤부터 이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그 
기사는 각각의 강조점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새천년 아기예수의 탄생일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지금, 오마이뉴스는 '명동성당'을 둘러싼 논란을 독자여러분께 모두 
알려드립니다. -- 편집자 주)


명동성당 "향후 장기집회나 천막농성 불허" 
- 안수훈 기자(연합뉴스) ash@yonhapnews.co.kr 

천주교 명동성당(주임신부 백남용)은 23일 앞으로 각종 단체의 성당내 
점거농성이나 시위 등을 허가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백남용 주임신부는 "그동안 성당내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 교회 공동체를 
분열시키며 정상적인 신앙활동을 차단하는 집회는 더이상 용인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앞으로 마무리 정리집회 등 간단한 행사는 허용하겠지만 점거집회나 
장기 천막농성 등의 요청이 들어오면 단호히 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성당측의 이같은 결정은 최근 한국통신 노조원의 천막농성 등 각종 단체의 
성당내 농성과 집회로 종교성지의 이미지를 훼손당하는 사태가 계속되는 것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의지 표시로 받아들여진다.

명동성당은 지난 20일 백남용 주임신부 명의로 된 `한국통신 노조의 명동성당 
점거사태에 대한 유감'이란 성명을 통해 한국통신 노조원들의 성당내 점거농성을 
강경히 비난하면서 "앞으로 성지에 대한 존경심을 갖지 않고 또 막강한 힘을 지닌 
대형 노조들을 포함한 각 집단 이권단체들의 사전허가 없는 농성을 찬성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이던 한국통신 노조원들과 정치수배자 농성단은 22일 
완전 철수해 23일 현재 성당에서 농성중인 단체나 수배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성수배자들, 갈 곳 잃어
- 심태섭 기자(인권운동사랑방) humanrights@sarangbang.or.kr

명동성당에서 장기농성을 벌여왔던 한총련 관련 정치수배자들이 엄동설한 속에 
거리로 내몰리는 처지가 됐다. 

한국통신 노동자들이 파업농성을 풀고 명동성당을 빠져나간 22일, 성당 신도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정치수배자들의 농성천막을 걷어버렸다. 성탄행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농성중이던 정치수배자 진재영(94년 전남대 총학생회장·30) 씨와 이동진(99년 
한총련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25) 씨는 이날 자신들을 지지 방문한 범민련 
이종린 의장 등 3명과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던 오후 1시경 천막을 철거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어 10분 후 들이닥친 30여 명의 신도들은 안에 있던 사람들을 
내쫓고 해머 등으로 천막을 부수기 시작했다. 2백19일 동안 수배자들과 함께 해온 
천막은 단 10여 분만에 그렇게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천막을 못 치게 하면 우리를 쫓아낸 사제관 앞에서 노숙이라도 할겁니다." 철거를 
당한 진 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한겨울 추위에 이미 빨개진 그의 얼굴은 분노로 
더욱 붉어졌다. "이것이 노벨평화상 대통령이 있는 나라의 현실인가요?" 진 씨의 
목소리는 가라앉을 줄을 몰랐다. 함께 농성 중이던 이동진 씨도 철거 현장에서 
신도들에게 항의하다 폭행을 당해 다리와 팔 등에 찰과상을 입고 안경알까지 
깨졌다. 

이 씨는 "성당을 나가면 몇 분 이내에 체포될 것이 뻔한데 도대체 어디로 가란 
말인가"라고 호소했다. 수배자들은 천막 안에 있던 가재도구를 비롯한 물품들을 
성당 들머리 한쪽에 놓아두고 농성을 계속 진행했다.

한편 명동성당 장년분과 위원장 김정기 씨는 이번 철거가 "지난 10일 열렸던 
상임위원회의 결과"라며 "지금 농성중인 학생들은 명분도 없을뿐더러, 사회 통념상 
죄를 졌으면 벌을 받아야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명동성당 농성장 철거 소식을 전해들은 범민련 관계자들과 30여 명의 단국대 
학생들은 즉시 명동성당에 모여 수배자들이 계속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통노조여, 명동성당에는 다신 안간답니까?"
- 이준희 기자 bangzi@hanmail.net 

모레가 성탄절입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기대하면서 몹시 
씁쓰레한 소식 하나 전하겠습니다. 

만약 당신이 평소 다니는 성당에 파업중인 노동자들이 몰려와 농성을 벌이고, 
빠져나간 뒤 그곳이 산더미 같은 쓰레기 투척장으로 변했다면 당신은 어떤 느낌이 
들겠습니까? 종교적 경건함과 정신적 휴식의 마당이 오물과 쓰레기로 얼룩져 
성탄절 이브를 맞는다면 말이죠. 그 노동자들의 주장이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당신은 그들을 이해하실 수 있겠습니까? 이제 그 몹시도 씁쓰레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범민련 남측본부 
협상타결로 한통노조가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풀고 나간 22일, 산더미 같은 
쓰레기가 명동성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22일 명동성당을 찾은 교인들과 시민들은 
이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쓰레기더미를 보고 하나 둘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참다못한 시민들과 교인들은 22일 한통노조 사이트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한통노조 
사이트(http://www.kttu.or.kr)에는 일반인이 접근해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이 
없죠. 한통노조원이나 한통직원에 한해 회원가입후 로그인후에 글을 올릴수 있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성뒤 쓰레기더미에 교인, 시민들 분노 폭발

한통노조는 파업기간동안에 임시로 '한국통신 노동조합 파업게시판(자유게시판) 
http://www.kttu.or.kr/strike/list.php3'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곳을 발견한 
이들은 한통노조를 맹렬히 비판하는 글들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게시판에 쏟아진 
한통노조의 반성과 사과문 게재를 촉구하는 글과 비판글들을 한번 보죠. 

'농성장에 있었던 이'라고 밝힌 한 노조원은 "한국통신의 가족으로서 더이상 
할말이 없습니다. 청소를 하였지만 그 곳을 방문하신 분들께 대단한 불편을 드려서 
한통의 가족으로서 머리숙여 사과를 드립니다. 또한 중앙의 집행부는 최단시간에 
이러한 사항들을 해결하시고 명동성당의 관계기관에 공식사과 하도록 하십시오. 
또한 홈페이지에 사과문 및 반성문을 포함한 글을 올립시오"라고 촉구했습니다. 

자신을 '민주시민'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동지들의 투쟁이 애국적 견지에서 
진행되었다면 어찌 동지들이 떠나간 빈자리가 그리도 엉망일수 있습니까? 아무 
것도 아닐 문제라 쉽게 생각할수 있지만 작은 문제에서 조차 신경을 쓰는 
노동조합이었으면 좋을 듯 합니다!"며 한통노조의 각성을 권고했습니다. 

한통노조를 맹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자 한통노조 사이트 관리자는 "파업중 
사용가능"이란 친절한 안내와 함께 이곳 게시판을 폐쇄시켰습니다. 

유일하게 일반인들이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이 닫히자, 분노한 천주교인들과 
네티즌, 시민들은 민주노총 사이트(www.nodong.org) 열린마당으로 몰려가 
한통노조의 '쓰레기 농성'을 성토했습니다. 쓰레기더미에 파묻힌 명동성당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한통노조를 맹비난하는 글들이 계속적으로 올랐습니다. 

계속되는 비난에 한통노조 사과문 발표 

이에 당황을 했는지 한통노조는 23일 한국통신노동조합 쟁의대책위원회 명의로 
'[쟁대위]명성관계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는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사과문을 통해 한통노조 이동걸 위원장은 "잠자리를 만들기 위해 비닐 천막을 
치면서 성지에 못을 박고 방뇨를 하고, 성모상을 자로 막고 신자분들과 몸싸움을 
한 행위는 용서받기 어렵다 할 것입니다"며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인원으로 인해 
불가피한 피해를 드렸지만 우리는 구조조정·실업 협박에 내몰린 사회적 
약자였습니다. 이런 저희 처지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랄 뿐 입니다"고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한통노조의 사과광고문이 나간 후에도 민주노총 열린마당에서 시민과 
네티즌의 맹비난은 멈출줄 모르고 있습니다. 

김현주씨는 "눈에 보이는 단순한 승리. 당신들이 승리를 외칠 자격이 있을가요? 그 
승리는 동네 개나 주십시오."라며 비판하며 "어제 하루 종일 당신들이 깔고 앉았던 
은박돗자리 뭉치와 스치로폴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한통노조 집행부, 집행부로서 
기본생각이 있는 집단입니까?"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베드로라고 자신을 밝힌 네티즌은 "오늘 새벽 6시까지 명동성당 물청소를 하였다고 
합니다. 누가 했습니까? 청소용역업체와 명동성당 관리자분들이 했습니다. 
용역업체가 오기 전에는 신자들이 했습니다. 한통노조는 무엇을 했습니까?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투쟁할때는 언제고 이제는 돈주고 용역업체를 부릅니까? 
이동걸 위원장을 경호하기 위해 사설경비원까지 불렀지요? 파업도 용역을 맡기지 
그러셨습니까? 도대체 이번 파업으로 얼마를 쓰셨습니까?"며 강한 어조로 
한통노조에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한통노조는 23일 긴급히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사과광고문을 언론에 
게재했습니다. 하지만 23일 오후까지도 비난은 끊일줄 모르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유학 중인 신부가 보낸 편지
- 최종수 기자(전북 수류성당 주임신부) tkfkdtn@chollian.net 

파리에서 유학 중인 신부에게 성탄 카드에 대한 이메일 답장이 왔습니다. 한국통신 
노조원들이 명동성당에서 보인 상식이하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담은, 가슴으로 읽어야 할 편지였습니다. 관용이 상식처럼 통하는 파리에서 띄우는 
편지라 더 가슴 깊이 다가왔습니다. 

"어제 여러 신부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요즘 명동성당에서 시위하는 것에 
관해 잠깐 이야기가 나왔었어요. 요즘 노동운동이 바뀌어서 노동자들 대접받기 
어려워진다는 등, 하는 꼴을 봐라, 성당 뒷동산에 방뇨를 하지 않나, 유리창을 
깨지 않나, 문제 투성인데도 정부에서 공권력을 투입하지 않는 것은 대통령이 
신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뭐 이런 비슷한 생각들이 오가는 자리였어요.

시대가 변화되어 노동 운동에 대한 진지함이나 열정이 식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노동자들이 바뀐 것보다, 보는 사람들의 
시각이 더 크게 바뀌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오줌은 급한데 화장실 찾기도 어렵고 어둑한 한쪽 귀퉁이에 가서 실례를 하는 것, 
사소한 말다툼에 치고 패고 싸우거나, 동료들과 한잔 마시고 의견총돌로 고함을 
지르고 싸우다가 유리창 한 장 깨는 것, 날은 춥고 천막을 치기 위해 벽에 못질을 
하는 일이 오늘날의 노동자만의 일도 아니고, 그것이 또 노동자에게만 국한된 일도 
아닌데, 왜 어제는 조용했다가 오늘 그걸 심각한 사태라 생각하는지 모르겠기에 
안타까울 뿐이었어요.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런 일을, 어제는 그런 일이 있었어도 보다 큰 것과 내용을 
위해 감싸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런 사람들조차 찾아볼 수 없고, 어제 
감싼 사람들마저도 오늘은 돌아서서 쌍안경을 끼고 보게 되니까 그런게 아닌가요.

노동자를 위한다고 그들과 함께 한다고 자신만만하게 주장했던 사람들이 진정한 
'노동'을 체험한 사람들인가요. 아니면 시대가 이러니까 이랬다가 저러니까 저런 
식으로, 어제는 노동자를 끌어안았다가 오늘은 시끄럽고 골치 아프니까 매몰차게 
나 몰라라 하는 식이 아니었던가요. 수세미 속처럼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적어도 그러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쩌면 은연중에 나도 수없이 그런 
짓거리를 하고 있겠지요.

말구유에 오신 아기 예수, 가난한 사람들 속으로 들어오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가난한 이들 안으로 들어가는 성탄이 되길 빌며 파리에서."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한창인데 명동성당 들머리를 차지한 천막과 
농성자들을 보면 마음이 무거울 것입니다. 

하루도 아닌 삼백 예순 다섯 날을 오가며 지켜봐야 하는 심정이 얼마나 마음 
아플까. 도움을 주고 싶은데 도움을 줄 수 없는 안타까움은 또한 얼마나 무거울까. 
신자들 또한 주일미사에 참여하고 일주일 동안 쌓인 정신적인 피로를 풀고 가벼운 
발걸음을 돌아가고 싶은데, 들머리를 오가며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더욱이 
한통노조가 농성을 마치고 빠져나간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현장을 보면서 같은 
노동자라도 화가 치밀지 않겠는가. 좁은 공간에 1만명의 노조원들을 집결시킨 
지도부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런 마음으로 명동성당 농성에 참여했다면 
그러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제 논에 물대는 격이 아닐까요. 그동안 성당 마당에 꾸며진 돈이 
꽤 들고 조금은 화려한 구유를 보면서 실직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태어나실 
곳이 없어 마구간에서 태어나시고 말구유에 누워 계신 아기 예수님, 그런 성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까요.

더욱이 구유 안에 계시는 요셉성인은 노동자들의 수호성인이 아닌가요.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려 온 동방박사들은 누구인가요. 별자리를 연구하는 천문학 전문 
기술자가 아니던가요. 어린 목동은 또한 누구입니까, 요즘으로 말하면 어린이 
고용금지법에 저촉 받을 수 있는 그런 어린 소년이 아니던가요. 성탄의 진리는 
바로 이런 곳에 있지 않나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 인간을 극진히 
사랑하사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하느님 사랑의 절정, 이런 높은 차원의 신학적인 
성탄보다 더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성탄이 아닌가요. 

이제 다시 시작될 구조조정, 실직과 임시직, IMF의 고통을 겪는 다수의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유리창이 깨지고 뒷마당에 방뇨를 하고 
고성방가를 해도, 어쩌다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더라도 그저 말없이 참아내는 
성당이 있다는 것이 하느님이 계시다는 또 다른 역설이 아닌가요. 사회적 
약자들에게 좀더 넓은 관용이 통하는 그런 나라가 새 하늘 새 땅의 나라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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