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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unitas (조수사)
날 짜 (Date): 2000년 4월  1일 토요일 오후 03시 44분 34초
제 목(Title): [오늘느낌] 서원십자가


 서원식은 수도자에게 있어서는 평생 청빈, 정결, 순명의 삶을 살겠다는 하느님과의 
약속을 공적으로 드러내는 특별한 의식이다. 또한 아마도 일생에 있어서 제일 
기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지만 한가지 또다른 의미를 
나에게 준 시간이었다.           


 보통 수도자들은 서원식을 통해서 서원의 상징으로 각 수도회마다 서원반지, 
서원십자가, 서원목걸이등을 수여한다. 물론 그러한 것이 없는 수도회도 있다. 
예수회는 손바닥 크기의 십자가를 받는다. 그래서 수련때(아직 서원을 받기 전)는 
선배 신부님의 방에 들어가면 낡고 낡아 녹이 슨 철십자가가 방 한구석에 
걸려있는데 그것이 참으로 부러웠었다.  그래서 서원식때에 그 십자가를 받을때 
너무나 기뻤다. 하지만 더 기뻤던 것은 그 뒤에 있었다.                          


 서원식후에 수련장 신부님께서 하나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셨다. 수련장 
신부님이 한번은 서원식때 사용할 십자가가 없어서 외국에서 공부하는 수사님들께 
십자가를 구해서 보내라고 부탁했던 적이 있었다. 부탁을 받은 수사님은 
예수회에서 사용하는 똑같은 모양의 십자가를 찾아서 이리저리 다녔는데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어렵게 어렵게 같은 모양의 십자가를 찾아서 그것을 달라고 했더니 
상점주인이 이렇게 물었다.              


  상점주인 : 이 십자가를 도대체 어디에다 사용하려고 합니까?"
  수사님    : 네, 여차저차 저차여차(설명 중)해서 필요합니다.
  상점주인 : 아   네... 
                  그런데 그건 장례식에 관에 같이 넣는데 사용하는 십자간데요..
  수사님    : ......


  아마도 일부러 그러한 십자가를 서원십자가로 선택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죽음후에도 나와 영원히 함께 할 십자가를 나는 나의 책상머리에 
달아놓았다. 그래서 행복하다.





 (참고로 저는 1997년 2월이 서원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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