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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워싱턴사과)
날 짜 (Date): 1999년 1월 20일 수요일 오전 10시 11분 01초
제 목(Title): 퍼온글/김정호  Prince of Egypt 1




미국을 보는 눈(USA 1) [20/22]
제  목: Prince of Egypt (1)
올린이: 김정호(amdg77)   98.12.30 11:35:31 조회: 36

드림웍스가 성인용 애니메이션으로 내놓은 영화 Prince of Egypt를 두 번
이나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이곳에 한 영화평론 하시는 분들이 많을테니까 
영화 자체에 대한 언급은 삼가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내 나이 
또래가 잘 쓰던 말대로 불도자 앞에서 삽질하는 격일테니까 말이다.

영화 자체에 대해서 말하기는 뭣해도 내가 종교를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의 배경이 되는 '히브리 노예들의 이집트 탈출기' 즉 Exodus에 
대해서는 몇 마디 얘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 이야기는 기독교의 경전인 
구약성서의 두번 째 책인 출애굽기에 기록이 되어있다. 출애굽기라는 고색
창연한 제목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텐데 출(出)은 탈출한다는 뜻이
겠고 애굽은 Egypt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 Exodus는 사실 매우 간단한 역사적 내용을 담고 있다. 히브리(Hebrew) 
민족이 당시 그 지역의 패자로 군림하던 이집트 제국의 노예였을 때 그들은 
이집트 제국의 각종 건설공사에 강제로 동원되어서 힘든 노동에 시달리며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었다. 이집트의 왕인 파라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수가 너무 불어나 통제가 어려울 것을 우려하여 갓난 사내아기들을 죽일 것
을 명령한다. 이때 한 제사장의 아내가 자신의 갓난 아들을 바구니에 담아
나일강에 띄워 보내는데 파라오의 공주가 우연히 발견해서 자신이 키운다. 
물론 이 아이는 Prince of Egypt로 성장을 하게 된다.

"물에서 건졌다"는 뜻의 모세라는 이름을 지닌 이 아이는 이집트의 왕자로 
성장을 했다.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강제 노역에 시달리던 한 히브리 노예
가 이집트인에게 두들겨 맞는 것을 보고 격분해서 그 이집트인을 살해하게 
된다. 이 일이 문제가 되어서 파라오가 그를 죽이려고 찾자 미디안 지역의 
사막으로 도망을 치게 되는데 그곳의 광야에서 유목민인 미디안 민족 
제사장의 딸인 십보라와 결혼을 해서 평범한 유목민으로 살아가게 된다.

어느 날 우연히 신이 거하는 산으로 알려진 호렙산에 갔다가 작은 떨기 
나무에 불이 붙어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그곳에서 자신의 조상들의 신이라
고 주장하는 야훼를 만나는 접신의 체험을 하게 된다. 야훼는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민족, 히브리 민족이 이집트의 압제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면서 그들을 탈출시켜 자신이 지시하는 땅으로 인도하라고 한다.  

자신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며 거부하는 모세에게 야훼는 자신이 함께 
하여 능력을 불어 넣어주겠다면서 그들 이집트로 가게 한다. 돌아간 모세는 
파라오에게 야훼의 명령을 전하지만 파라오는 코웃음만 친다. 하긴 누가 
"내가 믿는 신이 그러는데 네가 부리고 있는 노예들을 모두 석방하래. 안
그러면 너희들 크게 다친단다" 이런다고 노예들을 순순히 풀어주겠는가?
결국 모세는 야훼의 능력에 힘입어 10가지 재앙을 이집트에 보내게 되고 두
손발 바짝 든 파라오는 노예들이 이집트를 떠날 것을 허락한다. 

막상 보내놓고 보니 화도 나고 아깝기도 하고 해서 영 찜찜했던 파라오는 
당시 세계 최강의 이집트 전차부대를 동원해서 히브리 노예들을 추적한다. 
광풍처럼 몰려오는 이집트 군대를 보며 혼비백산한 히브리 노예들은 앞 
다퉈 도망치다가 결국 홍해 앞까지 몰리게 된다. 뒤에는 자신들을 몰살시키
려는 이집트 군대의 창 숲이요 앞에는 넘실거리는 바닷물인데 갑자기 
엄청난 기적이 일어난다. 모세가 짚고 있던 지팡이로 바닷물을 내리치자 
바다가 갈라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히브리 노예가 바닷물이 갈라져 난 
길을 통과해 저쪽 편으로 건너가자 마자 그 뒤를 쫓던 이집트 전차부대 
위로 바닷물이 다시 몰아쳐 그들을 덮치게 되고 이집트 군대는 전멸한다.
무사히 안전지대로 대피한 히브리 노예들에게 은인자중하면서 다음 지시를 
기다리라고 한 모세는 다시 야훼의 산에 가서 열가지 계율인 '십계'를 받아
오게 되고 히브리 노예들은 야훼만을 신으로 섬기며 살아가겠다는 서약을 
한다는 내용이 이 Exodus에 얽힌 이야기이다.

장황하게 설명을 했지만 교회 근처에 조금이라도 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
에게는 주일학교 때부터 아주 친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이 이야기를 그대로 
영화한 작품이 56년도 작 '십계'(Ten Commmandments)이다. 드림 웍스의 
Prince of Egypt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영화 '십계'의 애니메이션 버젼이다. 
물론 특수효과나 예술적인 완성도는 당연히 영화 '십계'를 훨씬 능가하고 
특히 파라오와 모세의 내면적인 갈등에 초점을 맞춘 해석도 흥미롭다.

나도 영화 '십계'를 국민학교 때 보고 엄청난 감동에 휩싸였던 기억이 
난다. 지금보면 웃음만 나오지만 당시로써는 대단했던 특수 효과, 특히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과 야훼가 불길로 직접 10가지 계율을 석판에 새기는 
장면은 아주 선명한 이미지로 자리를 잡아서 오랫동안 생생한 기억으로 
남았었다. 교회 주일학교에서도 단골로 써먹는 이야기이고 말솜씨가 있는 
선생이 말해 준다면 어린 아이들이 제일 흥분해하며 듣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마도 교회를 다닌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영화 '십계'가 주는 이미지가 
Exodus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무슨 고정관념처럼 자리잡혀 있을 
것이다. 야훼 신의 권능, 장엄한 드라마,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 등등. 
나 자신도 개인적으로 제일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부분이 이 Exodus 대목
이었다. 그리고 그런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Prince of 
Egypt는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안 보신 분들은 한 번 볼 것을 
권한다. 

그런데 이제부터 나는 그런 고정관념에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영화 자체에 
문제제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사실 Prince of Egypt는 구약성서의 내용과 
조금 차이가 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몇 페이지 안되니까 한 번 다시 읽어
봐도 좋을 것 같다) 내가 배운 범위 내에서 성서고고학자들이나 구약학자
들이 이 Exodus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소개하려는 것이다. 아마도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리라고 생각한다.

1. Exodus는 역사적인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가?

사실 이게 참 애매하다. 이 Exodus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신앙의 근간을 
이루는 일이지만 역사적인 데이터가 참 부실한 사건이다. 고대 이집트인
들의 역사기록은 매우 철저하고 정확했다. 고대 이집트 유물을 전시해 놓은 
곳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진흙판에 뭔가를 
적고 있는 서기관들의 상이다. 내가 영국에 갔을 때 대영박물관에서 그런 
상들을 많이 봤었다. 이 서기관들이 조선시대 사관들처럼 나라 안밖의 대소
사를 밤낮으로 기록했는데 영화에서 나오는 것과 같이 이집트 전역에 무시
무시한 10가지 재앙이 닥치고 그 결과 수 십 만명의 노예가 탈출하고 
뒤쫓던 이집트의 전차부대가 얼토당토 않게 바다에서 몰살당한 이야기가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상당히 의심스러운 것이다. 

                                        머나먼 미국에서 조국을 그리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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