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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SSman (inigo)
날 짜 (Date): 1998년03월17일(화) 10시18분33초 ROK
제 목(Title): Re: 종교의 악영향..


종교의 악영향이라는 말은 그것이 인간의 이성에 대한 마비 내지는 논리적인 진리의 
추구에 대한 걸림돌이라는 의미에서 인가요?
저는 인용하신 니체의 글에서 종교를 “예감”이라고 말한 부분은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확실성의 영토에는 한발짝도 들여놓지 못했다”는 데는 이의를
제기합니다.   
우리가 확실한 것을 아는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눈으로 보아도 알수 있고 냄새로도 알수 있고, 소리로도 알수 있겠지만, 그 “예감”
으로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송훈님이나 스테어님 그리고 다른 모든 반 종교적 입장을 가지신 분들의 논리가
니체의 이런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그 “예감”을 어떻게 평가 하느냐에 따라 서로의 입장이 달라 지는 것입니다.
구지 예감을 평가 절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든것을 속속들이 밝혀야 하고 그런것만 믿으려하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그들을
서서히 죽이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우리 삶과 그 주변의 모든 것이 그런것 만으로 이루어 지지 않았고, 또한 그럴수도 
없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알것입니다.
그래도 하는데 까지 해 보겠다는 철저한 책임 의식에 대해서는 스테어님께 대한 
제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음식이 무엇인지 알자는 것인가요?
그것은 음식을 먹자는 것입니다.
음식은 앎의 대상이 아니라 먹으면 그만입니다.
당연히 그것이 음식인지 아닌지 가려야겠고, 또한 먹기도 잘 먹어야겠지만.
만약 그것이 믿을만한 사람에 의해 제조된,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어온, (물론 잘못 먹어서 배탈난 사람들도 있었지만) 음식이라면 
뭐가 문제이겠습니까?
배고픔의 요구가 음식을 예감한다면 먹으면 되지 그것이 먹어도 되는 것인지 
나의 배고픔의 정체는 무엇인지 따지고 들다가는 굶어죽기 딱 알맞습니다.
그런 모든 것은 일단 먹고나서 볼 일입니다.
물론 먹고보니 그것이 독이더라 하면 곤란 하지만 다행히(?) 그것이 밝혀지기 
까지 아직 요원해 보이고, 설사 독이더라도 먹고 죽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안먹어서 죽기가 더 쉬울 것입니다.   

제가 '종교를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라고 말한 것은 때로 현실의 부정적인 종교 현상
들만을 갖고서 그것이 종교의 전부인양 이야기 하시는 분들에 대해 한 말이었습니다.
물론  송훈님께서는 그 ‘현상’에 큰 중요성을 부여하시고 그것을 통해 종교의 본질
에 대한 의문을 제기 하셨습니다.
그것에 대해 저로서는 이렇게 밖에 말씀드릴 수가 없군요.
문제 학생이 있다고 학교 교육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거나 학교의 설립 이념을 
의심할 
수는 없겠지요. 물론 그런 현상을 잉태한 학교 교육의 현실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인간은 아직 불완전 하며 인류 역사 그 자체는 바로 완성을 향한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전에 인류는 결국 자멸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이 다릅니다. 인류는 아마 영원히 번성할 것입니다.
그것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완전한 모습으로.
우리의 삶은 죽음을 향한 치달음이 아닙니다.
물론 잘 아시는바와 같이 그것을 증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예감이고 희망입니다.
그것이 바로 저의 종교입니다.
이것을, 그 비 논리성과 모호함을, 비판하신다면 아무래도 좋습니다.
저는 만약 인류가 그렇게 찾아 헤메는 진리가 이것이 아니라면 그 진리라는 것이 
하등
찾아야만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발견한 것이 결국 죽음이라면, 그런 진리를 어디다가 쓰겠습니까?
우리가 전 생을 바쳐서라도 알려고 하는 그 진리는 발견하는 그 자체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저는 진리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어야 하고,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물론 진리야 제가 어떻게 믿든 눈꺼풀 하나도 까딱하지 않겠지만, 저 역시 저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진리라면 쳐다보지도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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