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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Lion)
날 짜 (Date): 1998년02월05일(목) 15시25분28초 ROK
제 목(Title): Re^3: 김대중씨가 설을 폐지한다는데



제 짧은 글이 분란을 일으킨 거 같군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먼저 미숙한 점은 솔직히 인정해야 하겠지요. 팔불출님이 날카롭게 비판하셨듯이

 소위 '정통적(또는 전통적인) 유교식 제례의식'의 성격에 대한 제 주장을 뒷받침

할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그런 견해를 비친 건 제 경솔함이 컸습니다. 물론

그게 제가 문제의 글을 통해 정말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었고 또, 저도 귓동냥이

아니라 제 스스로 그 근거가 되는 글을 읽었기는 합니다만 자칫 유교나 유학에

무지한 사람들에게 편견을 심어줄 위험성이 다분하다는 팔불출님의 지적은 인정

하겠습니다. 여러분께 사과드리며 제 주장에 대한 진위는 좀 더 명확한 근거를

찾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저 문제의 글에서 말하려 했던건 '유교제사의례에 귀신를 부르는 의식

이 존재하냐' 도 아니고 '유교나 유학에선 귀신을 인정하냐' 도 아닙니다. ( 전

한번도 '귀신'이란 단어를 쓰지 않았는데 어디서 저 단어가 '귀신같이' 튀어나왔

는지..) 또, 그래서 '기독교의 제사거부가 옳다'라는 얘기도 절/대/ 아니구요!!

비록 제가 유교의 제례를 따르는, 전통적인( 정통적인지는 아직 모르니까 ) 제사

의식에는 분명 망자들의 혼을 부르고 공경하는 의미를 가진 의식들이 분명 존재

한다고 주장했습니다만 그렇다고 유교식 제례, 나아가 유교나 유학에 부정적이거나

저열하다는 의미는 결단코 아닙니다. 그런 의식과 지침들 - 위에 어떤 게스트님이

지적하신 위패나 신위, 강신이나 초혼 의식같은 것들 -의 성격과 의미가 기독교

의 기본 교리와 배치될 수 있으며 그러한 맥락에서 기독교인들이 그런 의식들을

거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는 인정해 주시라는 얘기입니다. 그 권리가 옳고

그름을 떠나서 말입니다.



팔불출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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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좋은것도 알고 사랑의 하느님 전지전능한것도 아는데, 그 하느님이란 분의
영광을 그런식으로 훼손시켜선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 사랑의 근원이
뭡니까? 상호간의 교류를 통한 양자이해가 그 근본이 아니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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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도 그것입니다. 상호간의 양자 이해가 있으려면 먼저 상호간

이 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먼저 아닐까요? 아마 팔불출님이나 저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회는 비슷할 것입니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 말입니다.

우리가 '한국논단'이라는 잡지가 주창하는 사상과 이념을 옳지 않다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때로는 그들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습니다. 때에 따라선 비판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런 사상과 이념을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을 욕하고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그가 어떤 사상을 지니는지는 그만의 자유이자 권리니까요.

마찬가지입니다. 기독교(특히 개신교측)에서 나름대로는 정당한 이유로 유교식 제사

의례를 거부했다면 거부했다는 그 자체로 그들을 욕하고 비난할 수는 없/다/고 생각

합니다. 그들의 주장에 대한 반박, 그리고 그 주장을 전파하는 데 대한 비판은

가능하지만 말입니다.


애초에 제가 굳이 문제를 일으킨 건 - 예전에도 그랬지만 - 기독교측의 그런 태도

에 대한 팔불출님의 일련의 포스팅이 그 발단이었습니다. 솔직히 팔불출님의 그런

험한 언사가 '기독교의 박멸'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

님의 논리대로 아무런 근거도 없이 다짜고짜 그런 감정적이고 저열한 표현을 사용

한다는 건 그렇지 않아도 기독교 - 특히 한국 기독교 - 에 대한 '과도한 일반화의

오류'가 남발되는 이 시점에서 제가 우려하는 '기독교나 기독교인 자체에 대한
--계속--

무조건적 거부'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기우에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미 밝혔지만 전 카톨릭 교인입니다. 하지만 전 절에서 대웅전 앞에 섰을 때는

고개를 숙입니다. 예의 차원이죠. 하지만 일부 기독교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고개를 숙이는 행위 자체가 '숭배'의 행위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전 그들이 저에게 비난섞인 질문을 할 때면 당당히 제 견해를 밝히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태도를 비하하거나 그들을 멸시하진 않습니다. 제가 왜 이런 얘기를 꺼내는

지 아시겠지요.. 모두 다 아는 쓸데없는 소리지만 가끔은 잊어버리기가 너무나

쉬운 얘기라 말입니다.


 이 얘긴 이정도로 하고, '유교제사의례의 성격'과 기독교 교리와의 갈등 부분은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캡춰 부탁드립니다. 의향이 있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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