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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SSman (♣ 평화 ♣맧)
날 짜 (Date): 1998년01월07일(수) 16시03분13초 ROK
제 목(Title): 여러분 복 받으세요...자..


새해 선물입니다.
성바오로 선교네트 (telnet://bbs.paul.or.kr)에서 가져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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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가와 회의론자

                           조만나스

내 안에
신비가가 있는 한편 회의론자도 있네
둘이 모두 실제이고
둘이 모두 바로 나 자신이네.

나는 듣네
둘이 말하고, 논쟁하고
때로는 다투는 소리를.
누가 더 센지 나는 모르네.

회의론자가 신비가를 장님이라 부르면
신비가는 그대로 귀머거리라고 되받네

바로 여기 내 마음 안에
눈먼 음악가가 있고
귀먼 비평가도 같이 있네.

신비가는 음악가이며 시인
그는 회의론자가 듣지 못하는 멜로디를 듣네
그는 음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듣고
온갖 조물들의 진통을 알아듣네
그러나 그는 장님.

회의론자는 독수리의 눈을 지닌 질문가
오! 그의 안광은 얼마나 날카로운가!
그는 보고, 묻고, 사물을 분석해 내네

그가 없다면, 나는 다만 어리석은 장님
그러나, 슬프게도 그는 영영 귀머거리.

그에게 춤은 불합리한 광경
무분별한 정열의 낭비
무의미한 사지(四肢)의 몸놀림일 뿐이네.
리듬에 맞추어 춤추는
멜로디를 듣지 못하는 까닭이라네.

멜로디를 듣는 눈먼 음악가
날카롭게 보는 귀먼 관찰자
둘이 모두 나라네.

나는 때때로 내 안을 가르는 균열을 보네
내가 그 분의 완전하심을 온존히 신뢰할 것인가?
아니면, 온갖 질문을 퍼붓고
명료한 답을 요구할 것인가?

논리 저 너머 고요 속에 침잠할 것인가?
명정한 거울을 볼 때까지 초조히 기다릴 것인가?

내가 무조건 믿는다면
나는 다만 맷방석
의문없는 맹신은 나를 광신자로 만드네
그러나 명쾌한 증명만을 추구한다면
인생은 무미건조
인생에서 참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네.

나는 멜로디를 따를까?
분석하고 탐구할까?
나는 신비가가 될까? 회의론자가 될까?
둘 모두 될 수 있다면 좋으련만!

당신은
제 마음 안에 일고 있는 회오리를 바라보시며
즐거워하십니까?
당신은 왜
저를 반신비가, 반회의론자로 지으셨습니까?
당신은 왜
제게 뜨거운 가슴과 더불어 차가운 머리를 주셨습니까?

지혜로이 당신의 선물을 결합시키도록 가르쳐 주십시오
독수리처럼 창공을 솟구치되
땅을 잊지 않도록.
멜로디를 따라 춤추면서도
질문을 두려워함이 없도록.

느끼며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질문하며 침묵하는 법을.
구덩이에 빠지지 않도록 눈뜨며
인생을 품안에 안고
멜로디에 따라 춤추는 법을.

나의 친구,
신비가와 회의론자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나는 둘이 모두 필요합니다
나는 귀머거리가 되기도
장님이 되기도 원하지 않습니다.
둘이 조화를 이루어
온전한 인간이 되기를 갈망합니다.

사랑이신 당신
제게 가르쳐 주십시오
쉽게 대답하기 전에 회의론자가 되며
동시에
침묵의 멜로디를 듣는 신비가가 되는 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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