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r ] in KIDS 글 쓴 이(By): touch (남 기 원) 날 짜 (Date): 1994년10월22일(토) 15시06분29초 KST 제 목(Title): 아시안 게임? 환상님의 아시안 게임 얘기가 저를 또 자극하네요. ------------------------------------------------------------------------------- 나는 이번 아시안 게임이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났는지 모른다. 혹시 아직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사실 모른다기 보다는 관심이 없고, 관심이 없다기 보다는 관심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는 기숙사나 다른 연구실에서 아시안 게임을 보고 있으면 일부러 그 자리를 피했다. 아시안 게임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틀림 없이 일본과 비교를 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것이 보기 싫었다. 일본에게 기술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종속당하고 있는 데에 대한 분을 스포츠에서 이김으로써 풀려고 하는 한심한 사람이 되기 싫었다. 피한다고 피했지만 어쩌다 바로 우리 연구실 앞에서 한 선배를 만났다. 무슨 종목인지는 몰라도 (관심이 없으니 종목이 기억 날리가 있나...) 하여간 일본에게 져서 기분이 매우 안 좋다는 것이었다. 글쎄...그렇다면 중국에게 지면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것인가? 우리는 왜 그래야만 하는가? 기술, 경제, 문화적인 패배는 나 몰라라 하면서 스포츠에서의 패배에는 왜 그리 흥분하는가? 난 개인적으로 까짓 스포츠 일본한테 다 깨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분을 삭이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열심히 연구하고, 그리고 더 열심히 일했으면 한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아시안 게임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적으니 잘 못 되고 있느니 하는 소리를 들었다. 무척 씁쓸했다. 광주과학원을 짓는 데는 땅살 돈도 못 주겠다는 정부가 그래 스포츠에다가는 몇십억/몇백억씩을 쓴다는 게 말이 되는가?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는가? 밖에서는 여러분의 처분에 맡기겠습니다 하며 목을 늘이고 있으면서 안에서는 우리는 목을 늘이고 있는 것이 아니고 또 설사 그렇다 해도 우리 목은 안전하다 하며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도대체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박대통령을 존경한다. 다른 건 몰라도 최소한 그때는 뭔가 열심히 일을 하고 발전해 나가자는 분위기였다. 지금은 어떠한가? 기껏 한다는 것이 옛날의 군사정권이 어쨌느니 하면서 부작용을 쭉 나열하면서 자신의 명분세우기에 바쁘다. 지금은 도대체 열심히 일하고 발전해 나가자는 분위기가 아니다. 갈수록 세대간의 갈등만 커져 가고, 계층간의 갈등만 커져 간다. 그리고 선진국과의 기술차는 더욱더 커져 간다. 차? 차에 대해서 생각하면 우리의 낙후된 기술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나도 하루 빨리 순수한 우리의 기술로 만든 좋은 차를 다 보고 싶다. 오늘도 한심한 우리의 현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후~~~답답하다...프로그램이나 계속 짜야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