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car ] in KIDS
글 쓴 이(By): beom (김상범)
날 짜 (Date): 1995년05월02일(화) 00시09분04초 KST
제 목(Title): [upstream] 소리로 알아맞히는 몇가지 고장

 원형민   (upstream)
소리로 알아맞히는 몇가지 고장                03/17 23:27   193 line

  안녕하세요, upstream 형민입니다

  차를 사용하다 보면 여러가지 소리가 납니다.  흔히 '잡소리'라고 일컫는 소리 말
입니다.  정상적인 차에서는 나지 않는 소리죠.

  소리가 왜 나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낡았으니까.."라고 말하는 것
은 과학적인 자세는 아닙니다.  소리가 난다는 것은 뭔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입
니다.  그 비정상은 가벼운 늘어남일 수도 있고, 중대한 나사 풀림일 수도 있습니
다.  어디가 이상한지 알게 된다면 '차도 낡았는데 이걸 고쳐? 그냥 타?'를 결정하
는 것은 사용자가 할 일이지요.

  1. 덜그럭 소리

  본디 기계장치는 서로 밀접하게 붙어 있는 상태로 조립됩니다.  만약 느슨하게
떨어져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면 거기에는 스프링이나 고무를 대 두어서 나중에 서
로 닿더라도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려해둡니다.

  밀착된 상태로 조립된 기계 사이에 틈이 벌어지면 덜그럭 소리가 납니다.    소리의
이유는 나사가 풀렸을 수도 있고, 마모에 의해 틈이 벌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은 앞바퀴 현가장치쪽에서 나는 '덜그럭 덜그럭'소리입니다.  주로
안티롤 바 연결 링크가 마모되었거나 심하면 연결 링크의 너트가 거의 풀어질 지경
이 되어서 소리가 납니다.  -두가지 다 제 경험이었습니다-

  마모된 링크는 교환해주면 되고, 풀린 너트는 죄어주면 됩니다.


  운전석 시트를 앞뒤로 슬라이딩 시켜주는 장치도 반복된 사용으로 인해 고정구멍
주변이 늘어나서 간격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제동때는 시트가 약간 앞으
로 쏠리고, 가속때는 뒤로 쏠려서 작은 "턱"소리가 납니다.  이런 경우는 시트 고정
프레임에 뚫린 구멍이 늘어나버린 상태라서 부품 교환외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소나타(Y-2)에 흔하디 흔한 고장(?)인데, 룸미러 고정부분의 +나사가 풀려있는 경
우입니다.  그러면 룸미러 자체가 덜컥거립니다.  나사만 죄어 주면 되는데, 설계상
의 결함인지 몰라도 그 나사는 6개월이 멀다하고 다시 풀어지더군요.


  요철을 넘을 때 트렁크 부분에서 '텅-'소리가 나는 차가 있습니다.  머플러가 차
체와 닿기 때문입니다.  본디 머플러를 포함한 전 배기계통은 고무 행어로 차 밑바
닥에 걸어놓습니다.  그중에 몇개가 끊어지면 진동 저감효과가 없어지므로 요철을
넘을 때 머플러가 과장된 움직임을 보여서 차체 밑과 가볍게 충돌하면서 소리가 나
는 것입니다.


  2. 삐그덕 소리

  덜컹 소리와 함께 고물차의 이미지를 고양시켜주는 소리지요.  삐그덕 소리의 원
인은 윤활부족과 예기치 않은 마찰에 있습니다.

  문짝을 여닫을 때 나는 삐걱소리는 본디 윤활이 잘 되어야 할 곳에 기름이 말랐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큰 부분에서 WD-40류의 간편한 기름은 금새 효과
를 상실합니다.      이유는 이것이 너무 묽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엔진오일은 되어야
하고, 세차장에서 3000원에 판매하는 그리스 (grease) 정도면 최적입니다.

  다른 삐그덕 소리는 고무부분에서 많이 날 것입니다.  이유는 "미끄러지게 설계
되지 않은 부품이 미끄러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간단한 것은 현가장치용 고무부싱
(bushing)들입니다.

  트럭이나 버스용의 청동제 부싱은 본디 미끄러지면서 작동하게 설계된 것이라서
여기에는 주기적으로 그리스를 주입해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승용차용 고무
부싱에는 그리스를 집어넣는 구멍이 전혀 없습니다.  왜?  그리스가 필요 없으니까.

  고무부싱은 고정부분과 가동부분 사이에 끼어서 비틀어지면서 변형될 뿐이고, 가
동부분이 미끄러지지는 않는 것입니다.  현가장치는 평상시에는 그 움직임 각도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무부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청동부싱은 바퀴의 자잘한 진동까지 충실하게 전달하지만, 고무부싱은 그렇지 않
지요.  승차감 향상에 크게 기여합니다.

  고무부싱을 오래 사용하면 경화되어서 탄성이 줄어들고, 대신 가동부분과 밀착하
는 점착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탄성적으로 비틀리며 동작하기보다는 손쉽게 미끄
러지는 쪽을 택하게 되고, 그때 삐걱소리가 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무가 경화되는 것은 자연적인 반응이므로 특별한 예방책은
없습니다.  한가지 주의사항이 있다면 고무부싱에는 절대 기름을 치지 말라는 것이
지요.


  3. 비행기 이륙소리

  저속에서부터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왜애애---앵---쐐액---"하는 제트비행기 이
륙하는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속도가 줄어들면 착륙할때 소리가 나지요.  한마디
로 소음의 기본 주파수가 차량 속도증가와 정비례합니다.

  고속에서 높은 기어 단수로 낮은 rpm을 유지해서 엔진소음을 줄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나는 소리입니다.  주범은 볼 베어링(ball bearing)입니다.

  자동차 바퀴를 현가장치에 달 때에는 볼 베어링이나 롤러 베어링을 사용해서 연결
합니다.  이 베어링은 바퀴의 회전속도를 고스란히 받고, 차체의 무게하에서 동작하
며, 처음에 주입된 그리스 외에는 전혀 윤활헤택도 못 받는 상황입니다.

  볼 베어링이 파손되면 볼이 구르는 면 어딘가에 폭 패인 자국이 생깁니다.  그러
면 볼(베어링당 20-30개쯤)이 이 자국을 지날때마다 소리가 나고, 볼이 30개씩이나
되므로 주파수가 높아져서 소리가 마치 제트엔진 소리처럼 들리는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그대로 써도 될 것 같지만, 베어링이라는건 가속적으로 파괴가 진행
됩니다.  일단 조금이라도 상했다 싶으면 금새 종말을 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베어
링은 "30개의 볼이 모두 1/30만큼씩의 부하를 고르게 부담한다"는 원칙하에 만든 것
인데, 결함 부분을 지나는 볼은 부하를 훨씬 더 많이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
면 결함 부분에 일시적으로 과하중이 걸려서 결함 부분이 더 확장되고...다시 볼이
그 부분을 때리고..해서 연쇄반응으로 베어링이 파괴됩니다.

  볼 베어링은 수리가 안 됩니다-수리도 하긴 하는데, 극히 편법입니다.  다행히도
베어링들은 국제규격화 되어 있고, 쉽게 바꿔치기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에서는
구동바퀴쪽(전륜구동차면 앞바퀴, 후륜구동차면 뒷바퀴)의 베어링 교환은 좀 까다롭
지만, 다른쪽 바퀴의 베어링 교환은 쉽습니다.


  4. 처음 시동걸때 나는 시끄러운 쇳소리

  엔진에 오일이 한방울도 없는 것같은 소리가 날 때가 있습니다.
  "끼리리리리릭----"

  원인은 엔진오일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팬벨트가 느슨해서입니다.  팬 벨트가
미끄러지면서 나는 고무 미끄러지는 소리입니다.  주로 추운날씨에 많이 나는데,
벨트 표면의 고무가 덜 연화되어서 더욱 쉽게 미끄러지기 때문입니다.

  대책은 단순합니다.  벨트의 장력을 더 높여주면 됩니다.  비슷한 원리로 해서
여릉에 에어콘만 켜면 쇳소리가 난다던가 하면 그건 에어콘 벨트가 미끄러진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5. 공회전때 나는 "쉭- 쉭- 쉭-"소리

  요것도 팬벨트 문제입니다.  소리를 없애려면 팬벨트쪽에다가 물을 조금 뿌려주
면 싹 없어집니다.  아마도 벨트 마찰면의 고무가 오래되어서 경화되어서 나는 소리
같습니다.

  대책은 벨트 자체를 신품으로 교환해주면 없어집니다.


  6. 주차할때 스티어링휠 쪽에서 나는 "뚝! 뚝!"소리

  스티어링휠에서 스티어링 기어까지 연결해주는 샤프트에는 몇군데에 각도를 자유
자재로 바꿀 수 있는 유니버설 조인트가 있습니다.  조립당시의 오차를 이 조인트가
해결해주곤 하지요.

  조인트의 가동부분이 마모되면 유격이 생기고, 한쪽방향으로 스티어링휠을 돌리다
반대쪽으로 돌리기 시작할 때(좁은 공간에서 주차하기 위해 스티어링휠을 이리저리
돌려야 할 때 처럼) 그 유격만큼 떨어져 있던 부품이 밀착하면서 "뚝!"소리가 납니
다.

  마모된 부품은 어떻게 손쓸 방법은 없고, 스티어링 샤프트 전체를 교환해야 한다
고 합니다.  중대한 고장은 아닙니다.


  7. 엔진에서 나는 "좌르르르----"소리

  엔진 rpm에 비례해서 주파수가 높아지는 이 소리는 벨브 구동장치의 유격이 과대
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 소리를 없앴다고 그 유격을 너무 줄여놓으면
벨브가 꽉 닫히질 않기 때문에 엔진의 효율이 극히 떨어집니다.  엔진의 각 부품들
은 정상 작동온도에서 다소간 열팽창하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유격은 필요합니다.


  8. 주차때 뒷바퀴 근처에서 나는 에어울프 소리

  TV영화 "에어울프"를 기억하시는지요?  그 헬리콥터의 조종실에서는 항상 고음의
"삐----"하는 소리가 가늘게 나고 있었습니다.

  엔진을 걸어둔 채 차를 세워놓고 차 밖으로 나와서 뒷바퀴 근처에 귀를 기울여보
면 바로 그 "삐-----"소리가 들리는 차가 있습니다.  모터식 연료펌프가 마모되어
서 나는 소리입니다.

  정상적인 펌프도 어느정도는 이 소리가 납니다.        그걸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펌프 모터 자체는 연료탱크의 가솔린 속에 잠겨서 동작합니다.  따라서 연료탱크에
연료가 부족한 상태라면 연료펌프 모터 소음은 좀 더 크게 납니다.

  연료펌프가 많이 마모되면 나중에는 필요량의 연료를 펌프질 하지 못하게 되므로
가장 중요한 순간-주로 고속도로 주행-에 시동이 꺼져버립니다.


  9. 악셀러레이터를 밟으며 회전할때 나는 "두두두둑- - "소리

  전륜구동차에만 있는 증상인데, 바깥쪽 등속조인트의 윤활부족입니다.  등속조인
트라는 것은 조향에 필요한 큰 각도로 바퀴가 꺾여도 동력은 여전히 전달될 수 있
도록 해 주는 초정밀 조인트입니다.  정밀부품이라서 가동 유격속에 먼지만 들어가
도 문제가 생기고, 그래서 윤활용 그리스를 채워넣은 뒤에는 고무 부트로 밀봉해 두
었습니다.

  고무라는게 경화되기 마련이어서 이 고무부트는 언젠가 찢어지고, 그 틈새로 물과
먼지가 들어가서 그리스의 품질을 떨어뜨립니다.  그러면 등속조인트의 윤활상태는
불량해지지요.

  악셀러레이터를 밟으며 급각도로 회전할때는 회전하는 바깥쪽 바퀴에 많은 동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등속조인트는 큰 각도로 꺾인 채 많은 동력을 전달하게 되지
요.  이때 윤활이 부족하면 등속조인트의 각 요소들은 부드럽게 미끄러지지 못하고
"떡-떡-떡-"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합니다.


  이 외에도 각종 소리와 연관된 고장들이 많은데, 그건 그때그때 생각날때 적기로
하지요.  지금도 글 길이가 무척 길어져 버렸네요.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