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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aDA ] in KIDS
글 쓴 이(By): Dooly (Pillar Man)
날 짜 (Date): 2003년 12월  9일 화요일 오전 05시 25분 35초
제 목(Title): A house in the woods


우리 애기가 이젠 정상적으로 자라서인지는 몰라도, 요즘은 여기저기 
파티초대에 곧잘 응하곤한다. 사실 한국사람들 끼라 하는 파티라면, 
가볍게 맥주한잔 기울이면서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얘기부터, 한국 정치돌아가는 
얘기, 예쁘게 생긴 남의 아줌마 얼굴 붉게 만들기등 그런대로 스트레스를
풀수있는 모임인데, 케네디언들의 파티에 가면 가면서 부터 약간은 긴장을 하게
되니 파티내내 표정관리, 영어관리등에 신경쓰다보면 맥주나 와인을 아무리 
먹어도 먹순순간 술이 깨버리는 느낌이다.

지난주말엔 같이 일하는 동료가 집들이(house warming)를 한다며 오라길래 별로 
내키지는 않았으나, 숲속에 땅을 분양받아 새로 지은집인지라,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거기 초대된 사람들이 다 직장 돌료들이라, 최소한 다른 
파티같지는 않겠거니 생각하고 가겠노라 대답을 했었다.

오라는 시간보다 약 20분 늦게갔지만, 그날따라 엄청나게 폭설이 내려 그나마 
내가 제일 먼저 간 사람들 중에 하나가 되었다. 친구녀석 집이 생각보단 
근사했다. 약간 경사진 언덕에 집을 지었는데, 주변은 온통 길이가 한 
20미터쯤은 되어보이는 메이플나무들로 빽빽히 들어차있고, 주변에 소복히 
내린눈과함께, 마치 예전에 한국에서 달력그름으로나 볼수있었던 그런 풍경속에 
위치한 집이었다. 난 좀 일찍 파티를 떠날요량으로 멀찌감치 길에다 차를세우곤
약 300피트정도의 경사진 드라이브웨이를 걸어올라가 그림같은 집에 도착했다.
막상 안에 들어가보니, 그리 새로울것도 없는 새로지은 아주 평범한 
캐네디언들 집이었지만, 활활 타오른 장작 벽난로와 함께 눈덮힌 창밖풍경이 
마치 어느 스키장의 카티지나 컨도에 와있는 느낌을 받았다. 녀석이 
처음이라고, 데리고 다니면 집안 구석구석 투어를 시켜줬다. 워낙에 그 집을 
지을때 꼼꼼하게 재료 하나하나간섭하고있다는 얘기를 이미 들은 지라, 마치 
자기가 다 지은것마냥, 하나하나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투어를 마치고나니, 다른 직장동료들이 부인또는 걸프렌드(or Common Law 
partner)들을 데리고 나타났다. 집사람도 오고싶어했으나, 아이때문에 
어쩔수없이 집에 있던터라, 집사람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직장에선 
띨띨하다고 생각했던 한 녀석이있는데, 예상밖으로 와이프는 고상하고 품위있게
생겼다. 거기가 예쁘기까지...난 속으로 뭘까? 저런 여자가 저런놈에게 
반한이유가 ....라고 파티내내 생각을 했었다...

이리저리 서로 소개를 하고 술이 한순배돌고나니, 그나마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는 느낌이다. 워낙에 직장에서 농담을 잘하는 녀석들이라, 
파티에서도 그버릇은 여전했다. 나도 여느 캐네디언들의 파티보단 훨씬 마음이
편했다. 친한 친구들이 있어서였기도 했지만, 또 한가지 사실이 참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집들이를 하는 친구녀석의 와이프도 우리와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하는 여자인데, 
어딘지모르게 동양적인것같기도하고, 혹시 짚시인가 생각이 들기도 하는 묘한 
분위기의 여자다. 그런데 그 와이프의 비밀을 그날 파티에서 알게되었다.
그날 집들이에, 친구의 장인장모와 언니가 초대되서 왔는데, 친구녀석의 장모가
거의 백인들과 피가 섞이지 않은 순수 어메리칸 인디언 (캐나다에서는 
네이티브라고 부르자만) 이었던것이다. 아빠는 프렌치 케네디언에 네이티브 
엄마. 그러니 그런 분위기가 날수밖에... 파티에 처음가서 내가 나올때까지, 
그엄마와 언니는 나에게 유난히 신경을쓰고 얘기 들어주고, 술갖다주곤하며 
많은 접촉을 시도했다. 처음엔 왜이러나 부담스러웠는데, 웬지모르게 
짧은시간이지만 그들과 정이 드는것같았다. 그 언니는 현제 캐나다 원주민 
총연합회의 대추장 비서실에서 일을 하고있는사람이었다. 어머니역시 캐나다 
원주민 총연합회에서 은퇴를 했고, 아버지는 캐나다군상사로 제대를 했다고 
하는데, 나도 한국에서 군대에 갔었다고 하니, 병역미필자(?)들만 있던 
그자리에서 뭔가 동질감을 느끼는지, 나꾸 내게 접근을 해왔다. 

이리저리 직장동료들의 와이프들과친해질수있는 좋은 기회였고, 우리애기얘기는
이미 직장내에선 유명한 얘기가 되어버려, 보는 사람마다 안부를 묻곤했는데,
아기가 외출할수있게 되면, 자기네집에서도 한번 디너초대를 하겠다고 몇사람이 
초대를 하곤했다. 

사실 캐나다와서 여러번의 캐네디언들의 파티에 가봤지만, 이번집들이 만큼 
마음편하게 있었던 파티도 없었던것같다. 우리 애기가 괜찮아지면, 
우리집에서도  한번 파티를 해야겠다. 한국음식 푸짐하게 차려놓고, 초대하면
아마 깜짝 놀랠거다...

퇴근시간 20분을 남겨놓으니 일도 손에 안잡히고, 또 그 파티생각이 잠시 나서 
끄적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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