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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guest (Hiver) <ott-pm4-02.comn> 
날 짜 (Date): 1998년 10월 28일 수요일 오전 12시 27분 23초
제 목(Title): Alberto Fujimori...


요즘 캐나다에서는 쟝 크레치앙 수상이 많은 구설수에 올라있다.
그 이유는 작년 벤쿠버에있는 Univ. of British Colombia에서 
열렸던 APEC정상회담에 참가하고있던 당시 인도네시아의 독재자
수하르토 대통령에 반대하는 캐나다 대학생들의 시위를 캐나다
연방경찰(RCMP)이 Pepper Spray를 사용하여 진압했다는 것이 이유이다.
젊은 혈기의 학생들로서는 인권탄압을 태연히 자행하며 독재자로
군림하고있던  수하르토와 캐나다 수상이 어떤이유로도 대화하는것이 
못마땅한것이고, 또 그런 독재자가 캐나다땅을 밟는다는것이 마음속으로
용납이 되질않았나보다.

나와 내또래의 많은 한국젊은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80년대초중반
그 매운 최루탄속에 지낸 한국상황이 떠올라 아주 씁쓸한 생각이 
들지만, 기껏해야 개인또는 몇십명을 상대로 뿌려진 Pepper Spray
정도에 수상이 신문지상을 오르내리고 하원회기내에 큰 이슈가되어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을 만큼 큰 사건이라는것이 조금은 의아
하기도 했다.이렇듯 조금만이라도 인권에대한 문제가 나오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캐나다사회라고 생각하니 이들의 인권문제에 대한 의식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가도, 오늘아침조간에 나온 페루의 알베르토후지모리
대통령이 그의 딸 케이코 소피아를 대동하고 캐나다를 국빈방문한다는 
기사를 보니 웬지 모르는 씁쓸한 웃음이 지어질뿐이다.(마치 육영수여사
가 죽고 딸인 박근혜가 영부인 역할을 했던것과 같다)

몇달전 후지모리 대통령이 캐나다를 비공식방문한적이 있었다.그의 아들 
켄지 후지모리가 킹스턴에있는 퀸즈대학에 입학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있는 그의 방문은 페루의 대통령으로서 캐나다를 공식방문하는 자리인
만큼 오타와 시내와 연방국회의사당곳곳에 페루국기를 걸고 그를 환영하는
것이다.후지모리가 일본인 이민으로서 페루에 대통력이 되었을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충격과 놀라움을 나타냈던것같다. 비교적 잘생긴외모와 
유창한 영어실력 그리고 세계최고의 경제대국인 일본인이민이라는 특이함이 
어우러져 페루국민들에게는 소니테레비와 토요타 자동차를 안겨줄수있는 
지도자로 일본정부와 국민들에게는 자랑스런 일본인으로 그리고 미국및 
서방국가들에게는 깨끗한 이미지의 합리적이고 유능한 남미의 지도자로 
많은 기대감을 심어주었을법도 하다. 나와 같은 클라스에있던 페루의 고위
공무원의 아들인 친구에게 조심스레 물어봤을때 그는 후지모리를
일본인으로 인식하고있는 나에게 약간은 화난 목소리를 내며 입에 침을
튀겨가며 그는 페루사람이라고 강변하고있었다.

몇년전, 재작년이던가, 페루의 수도인 리마에있는 일본대사관저
인질사건때 방탄복을입고 특공대를 진두지휘하던 후지모리의 모습이
방송을통해 전세계로 중계된적이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용감 
무쌍함에 찬사를 보내고, 역시 사무라이의 전통을 가진 일본인의
후예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시선도 있었다.그러나 그가 집권한후 
페루의 인권문제는 그이전과 비교해 전혀 달라진게 없다고 한다. 
아직도 이전의 양심수들 대부분이 석방되지 않은채 깊은 산중의
감옥에 갖혀있으며, 또 그가 집권한후 가진자위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많은 민중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잡아들여 그 양심수의 숫자가
오히려 이전보다 많으면 많았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고들 한다.

그의 경제적 치적을 칭송하는 사람들이 많다지만, 실상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일반 민중을 도외시한 가진자를 위한 정책 일색이고, 
결국 배고파 못살겠다고 인질사건까지 벌였던 가난한 농민인 원주민
후예들은 지금도 철저히 페루사회내에서 소외된체 신음하고있다는게 
사실이다. 페루라는 나라는 원주민인 인디오가 국민의 대부분을 구성
하고있는데, 결국 지금의 모습을 보면 소수 몇퍼센트의 백인계사람들이
모든 기득권을 쥐고 자신들을 살찌우고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이들의 경제력과 사회내의 역사적인 기득권층의 지지에 힘입어 페루를
통치하고있는 후지모리는 결코 페루민중에 입장으로 봐서는 좋은 지도자
라고 볼수가 없다.

지금 페루에서는 헌법재판소가 문을 닫은 상태라고한다. 얼마전
페루의 헌법재판소는 후지모리가 다음번 선거에 출마하는것은 
위헌이라고 판시를 했는데, 이에대해 후지모리는 강압적으로
헌법재판소를 패쇄하고 자신의 차기출마를 강행하고있다고 한다.
결국 장기집권의 야욕을 극명하게 보이고있는 후지모리는 
작년 벤쿠버에서 캐나다 대학생들의 지탄을 받았던 독재자 수하르토
의 길을 걷고있는셈이고, 또 페루내의 양심수의 숫자또한 만만치
않은걸로 봐서 인권문제에 있어서도 후지모리는 결코 환영받을만한
지도자가 아닌것이다.

그는 또한 몇년전 이혼한 부인인 수자나 히구치를 철저하게 탄압해
왔다고 한다. 이유는 자세히 모르겠으나, 그녀의 정치적견해가 그를
위협했기 때문이라고한다. 이쯤되면 여성문제에 있어서도 결코 서구인
들의 눈에 곱게 보일리가 없다.

남미의 독재자였던 피노셰(피노체?)가 지금 영국에서 말썽이다. 결국 
독재와 인권문제를 놓고 피노셰의 단죄를 시도하려했던 지금, 또다른 
남미의 피노셰인 알베르토 후지모리는 오늘 캐나다를 국빈방문하고, 
이를 바라보는 캐나다의 젊은이들은 그저 잠잠하기만 하다.

배불뚝이에 키작고 이상항 모자를 쓰고다니는 아시아의 
독재자 노친네에게는 그리도 모질던 캐나다의 인권양심이 
준수한 외모에 미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아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일본'인 후예라는 특이한 이력의 후지모리에게는 왜이리 관대하고
무덤덤한것인지...

오늘도 오타와의 거리는 화창하고 한산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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