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elika) <61.79.17.14> 날 짜 (Date): 2002년 6월 12일 수요일 오전 04시 02분 49초 제 목(Title): 이 세상 끝에 사랑이 있다 하여 이 세상 끝에 사랑이 있다 하여 이 세상 끝까지 갔더니 그 곳은 처음처럼 아득한 낭떠러지였다 저 깊은 곳에서 누군가 나를 부른다 내가 사랑이라고, 어서 오라고 한다 그러나 내게 날개는 없고 혼란만 있다 세월은 흐르고 나는 이곳에 앉아 슬픔도 없는 눈물만 흘리고 있다 사랑을 믿지 못하여 목숨을 걸지 못하여 황경신이라는 시인의 시입니다. 제가 아는 사람이 홈페이지 대문에다 이 시를 올려놨군요. 그의 사랑이 끝난 모양이다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그는 '시를 읽어주는 남자'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언외(言外)로 더 많이 말하고, 더 많이 알아듣는 것같은 야릇한 기쁨"이라는 얘기가 박완서의 '미망'에서 나옵니다. 친구든 사랑이든 내게 특별한 사람은 바로 거기에서 다른 것같습니다. 내 말을 내가 말한 것보다 더 알아듣고, 속내를 알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눈으로든, 표정으로든, 태도로든 많이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들.. Communication의 중요성을 날이 갈수록 더 느낍니다(전공탓이지요. 히딩크에게 내가 점수를 주는 면도 바로 선수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전력 측정항목에 포함시킨 점이니까). 여하간, 저는 그 사람도 제게 그런 사람중의 하나라고 믿고 있습니다. 못본지 3년은 되었지만 그래도 다시 만나 얘기해도 내가 말하는 바를 알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혹은 뒤틀린 언사를 사용하는 내가 진짜 뜻하는 바를 알거라고 굳이 믿으면서도 그 표현 그대로 쓴 나도 문제지만, 알아듣고도 그걸 비꼬아 대응하는 사람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그랬거든요. 그래서 결국, 성질급하고 괄괄하고 가끔 다혈질인 내가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고, 짜증내고 개기고 질러대다가 힘이 빠졌습니다. 성질급한 사람이 집니다. 소리지르는 사람이 집니다. 나중에 남는 건 후회밖에 없습니다. 저는 전공을 했지만서도.. 커뮤니케이션 잘 못합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과는.. 시 감상 하십시오. 어렵지도 않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