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elika) <210.108.181.124> 날 짜 (Date): 2002년 3월 6일 수요일 오전 08시 35분 20초 제 목(Title): Re: 02학번을 위해:92년과 첫사랑 어헉.. 9년전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모르고, 지금이 2002년 3월이라는 사실을 잊고 9년전이라는 실수를 저지르다니.. 10년전이네요. 10년.. 아…. 9년전이라고 했을 때와는 또 다른 충격이. 겨울연가 얘기는.. 내 주변에 결혼한 모든 사람들 "너는 좋겠다. 결혼해서 떠올릴 사랑도 있고, 요즘 배용준 보는 맛에 산다." 그 배용준이 언제적 배용준인데.. 내가 걔 제일 처음 보고 찍었는데 걔는 10년이 지나도 남의 가슴 울리고 사는데 나는 10년이 지나니 왜 이 산속에 쳐박혀 늘어가는 주름살만 보고 있는것일까. 아무튼 날보고 떠올릴 가슴시린 추억거리 있어서 좋겠다는 사람에게 하는 말.. "하나도 가슴 안시려. 기억도 안나. 추억은 무슨 추억이야." 정말 그립지 않고, 아련하지 않고, 몇 년을 싸우기만 하다가 끝내서 그 시간에 공부했으면 하는 생각 정말 많이 한다. 물론 공대생이니까 좀 적절하지는 않겠지만 나는 유학와서 아무리 생각해도 고등학교 교육보다는 한국의 대학교육을 '정상화'시켜야한다는 게 맞는 것같아서 대학생이면 소위 고전부터 찬찬히 읽고 매일 독후감을 쓰지 않았을까? 삐직스가 도서관 앞에서 이쁜 여자 봤다고 하니… 매번 상대 그 계단에 지나가는 여자들 양쪽으로 남자들이 앉아서 점수매기잖니. 내 친구는 그 앞의 화단에 앉아 있다가 몸매잘빠진 여자 더 자세히 본다고 그걸 뛰어넘다가 다리 부러져서 기브스 하고 다녔었다. 어느날 나와 일군의 여자들이 그 계단을 점령하여 남자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더니 역시 지나가면서 엄청 쑥스러워하더군. 근데 왜 남자들은 그런 짓을 하는 것일까. 역시 가슴 제일 졸이는 날은 채플 첫시간. 매 학기 바뀌는 짝들.. 나의 경우 옆좌석이 공대생들로 채워지걸랑. 그날이 바로 가슴 설레는 날이지. 어떤 넘이 와서 앉아 있나. 물론 매학기 실망했다. 지들도 마찬가지겠지 뭐. 하하. 이런 것까지. 근데 그 무렵에는 잘생긴 남자 본 기억이 없고-사실 별 관심이 없었다 해야 하나..- 요번에 학교 앞에서 보니까 모든 남자들이 다 잘생겼더라. 그냥 귀엽고 부럽더라. 이쁘다는 말이 맞다. 우리과 남학생들이 문과대 모모과 여학생들과 미팅했다고 열받아했던 것부터.. 미팅 소개팅 한번도 못하다가 대학 3학년에 가서야 첫번째 미팅.. S대 모모과 만나서 정말 재미없다.. 이런거 뭐하러 하나.. 생각하고 다시는 안했던 기억. 하..단골 미팅 장소.. 그 이름도 이상한.. YESSE인가.. 스펠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군. 그 무렵. 독다방에서 커피한잔을 시키면 1300원에 모닝롤과 이상한 꿀도 아닌 시럽을 함께 줬다. 정말 다방이었다. 소주는 1000원쯤 했던 것같고, 소다 구두가 40000원대였다. 각종 시선들은 2-3000원대, 책이라고 비싸야 7000원 넘어가는 거 별로 없었는데, 전공서적 빼고는. 역시 늙었어. 기억은 정말 감퇴해 가고, 그럼에도 사실은 쓸데없이 기억하는게 많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