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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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bby (___토비___)
날 짜 (Date): 2001년 4월 16일 월요일 오후 03시 59분 32초
제 목(Title): 채운다는 것...


오늘 드디어 강호(?)에 입성했다.
지금은 회사에서 몇가지의 입사서류들을 작성하고서 아무런 할일이 없어서리
그냥 이곳저곳 인터넷을 방황하고있다.
키즈에는 매일매일 들어가긴 가지만, 워낙 짧은 순간에 지나고서....
다른 사람들 글은 거의 다 읽지만 엘리카 글은 오늘에서야 천천히 읽었다. 
-_-;;;

원래는 입사가 4월 2일이였는데, 보름정도 늦췄다.
사실 입사해도 별일 없이 지낼 수도 있었만 모 그렇게 지낸다는게 내 성격상
잘 맞지 않아서... (* 맞지 않긴... 쯔쯧.. *)
그래서 보름간 편안하게 놀았다.
모 놀 사람이 있는건 아니였지만, 공부든 업무든 아예 손을 때고서 그저 
편안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지난 식목일에는 아예 시골에 내려가 농사일이라는것을 쬐금 배울 수 있었다.
한 4일동안 밭고랑도 만들고 비닐도 치고 감자도 심고 나무도 심고 등등...
해뜰때 일어나서 아무런 생각없이 일하고 해질때쯤 밥먹고 자는 식의 생활을
몇일 하니까 참으로 그 생활이 즐겁다는 것을 팍팍 느꼈다.

쟁기, 삽 등으로 하루종일 땀흘려 일을 하는데, 
옵션 가격 모형이라든가 이자율 균형모형, 여러가지 미분방정식 등을
머리 속으로 떠올릴 필요는 없다.
그저 익숙치 않은 멍청한 내 몸놀림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지치지 않게
운영하느냐가 관건이다.
밭고랑을 만들때는 고랑의 깊이와 그 폭을 어떻게 만들어야 다음 작업에 지장을
주지않을까 하는 것들을 아주 치열하게 물어봐야한다.
물론 몇 번의 실패를 통해 그 요령을 터득할 수 있었고, 찌부등한 내 몸 또한
계속적인 노동을 통해 점차 적응을 해 나가는 것이 참 신기하다.

나의 스승은 우리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과연 우리가 아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이 일치하고 있는가.
그리고, 만약 일치하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왜 치열하게 묻지않는가.

그러고보면, 나는 정말 아는게 거의 없다. 실제 지금껏 살아오면서 스스로에게
묻는건 가끔식 하긴했었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물어온적은 없었다.
그저 대충살면서 이런저런 생각으로 치우치는 그런 생활들이 대부분이였지...

이제까지 내가 머리 속에 채워놓은 것들을 하나씩 지워가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세삼 깨닫게 되었고, 이러한 작업이 없이는 나의 순수함과 
나의 길을 가는데 필요한것들을 채울수는 없을 것이다.
한순간이라도 그 의식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다는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번에 취업을 하면서 동시에 이런 생각을 했었다. 언제 은퇴하느냐... 
그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지금은 대략 10년을 보고는 있지만,
하루빨리 은퇴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 그래야 더 젊을때 할일이 없을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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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A I S T  경영과학과 재무공학 및 경제 연구실   전 우 찬       -* Tob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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