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Nyang (바하동생) 날 짜 (Date): 2000년 11월 25일 토요일 오후 09시 37분 59초 제 목(Title): "빵"에 가다. 대전으로 내려오고나서부터 신촌에 있을 때 내가 누릴 수 있는 아주 커다란 즐거움 중의 하나인 음악 듣기에 심각한 제한을 받게 되었다. 물론 MP3나 CD로 깡통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자유는 충분하지만, 홍대 앞이나 신촌쪽의 클럽에서 음악을 듣는건 포기해야 한다. 대전에도 그런 클럽이 있으려니 하고 수소문해봤지만 내가 사는 곳 근처에는 없다는게 이제 거의 확실해 졌다. 궁동에 "트렁크"라는 곳이 아마 얼마 전까지 있었다는것 같은데, 그마저도 지금은 없어지고 말았단다. 아쉽게도 CD나 LP로 한 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술집도 여기에서는 희귀한 곳인 듯 싶다. 아무튼, 이렇게 크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Headphone 하고 내 귓속 어딘가에 있는 고막 사이의 좁은 공간 말고)에 목말라 하고 있다가 신촌에 오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그런 곳을 찾게 된다. 비록 깡통음악을 듣는 곳이라도 아까 말한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데를 몇 곳 알고 있으니까, 홍대앞이나 현대 백화점 정문 맞은편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클럽들까지 안가더라도 아쉬운대로 갈증을 풀수는 있다. 이번주는 수요일부터 휴가라서 시간이 좀 있었고, 약속때문에 종로에 가는 길에 아현 고가 밑에 있는 "빵"이라는 간판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어제 나는 "빵"에 갔다. 학교에서 부터 열심히 걸어서 7:30쯤 도착했는데, 무척 좁은 곳이다. 주인장이 홍석천처럼 빡빡머리에 안경을 쓴게 좀 달랐고, 다른 공연 하는곳이랑 분위기는 비슷하다. 주인장이 손님한테 별로 신경을 안쓴다는게 오히려 난 편했는데, 다른 사람은 기분나빠할지도 모르겠다. 재미있는건 그날 손님이 나랑 같이 간 친구 둘 뿐이었다는것. 금요일 밤이었는데도. 주인장 한테 요즘 듣고 있는 Radio Head 의 Let it down을 틀어달라고 했더니 좀 있으면 공연 시작한다고 참아달랜다. 금,토,일은 공연을 하는데, 그날도 공연을 했다. 손님 두명을 달랑 모셔놓고서.. 특이한 경험이다. 세팀이 나와서 연주를 했는데, 나름대로 개성이 있다. C.O. Child, 틈, 그리고 이름이 기억 안나는 친구... 여기는 hardcore나, hiphop같은건 아니고 modern rock정도로 구분될 수 있는 곡들을 연주하는 친구들이 나오나 보다. 아주 작은 장소에서 관객 두명 앉혀놓고 자기들끼리 즐겁게 연주하는 장면과 잭이 고장났다고 바꾸면서 관객(이라봐야 내 친구랑 나뿐이지만)하고 이런 저런 얘기나누는 장면은 자꾸 생각해봐도 특이하고 즐거운 모습들이다. 빵 문을 나서면서 드는 (간절) 한 생각 -- 이게 대전에 있으면 좋은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