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ikjun (염익준) 날 짜 (Date): 2000년 11월 23일 목요일 오전 04시 32분 48초 제 목(Title): Vicky 미국에서 생활한지도 어언 4년하고 7개월. 그 동안 물론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겠지만, 내가 한가지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는 건 내 혀는 아직 꼬부러 지지 않았다. 는 사실이다. 관점에 따라서는 부끄러운 일이 될 수도 있을 지도 모르지만 내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는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육체적 한계, 예를 들면 혀가 좀 짧은 것, 가 어느 정도 내 관점을 결정하는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하지는 않겠지만서도, 우리 나라 사람들이 영어로 얘기할때 흔히들 행하는 혀굴림에 대해 예전부터 유감스럽게 생각해 온 나로서는, 길다면 길다랄 수 있는 근 5년간을, 영어못한다는 갖은 박해 속에서도 혀를 꼿꼿하게 유지해온 스스로에게 새삼 대견스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지간 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분명이 말하지만, 미국 사람들의 발음은 빠르고 연음을 시키기 때문에 얼핏 들으면 굴러가는 듯이 들리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의, 특히 여자들, 발음을 뭉개버리는 식의 혀굴림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내가 보건데, 본질적으로 굴러가는 발음인 R, V 와 Z 를 제외한 나머지 발음들은 굴리지 않고도 미국 사람 발음을 흉내낼 수 있다 라고는 차마 못하지만, 충분히 뜻은 통할 수 있다. 그거면 충분하지 뭘. 예전에, 우리과의 노교수이신 박규태 교수님이 추천서를 써주시면서 말씀하신 중에, "영어로 얘기할땐, 크고 당당하게 그리고 또박또박 얘기해라. 발음은 상관없다." 라는 말씀은 그야말로 경험에서 우러나온 금과옥조랄 수 있겠다. 이런, 사실 별 근거는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히 생활하던 나에게 약간의 문제가 생겼는데, 발단은 우리방에 새로 Vicky 라는 여자애가 들어오면서 부터 이다. 보통은 신입생이 들어오면 우리방의 최고참인, 사실 부끄러워해야할 일이지만, 나에게 먼저 인사를 하는게 순서이겠으나, 오랜만에 들어온 여자애 이기도 하고 해서, 먼저 가서 인사를 건냈다. 여자한테 비비적거리는 추잡스러운 인간이라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서 노파심에 얘기하자면, 난 최고참으로서 화목한 랩을 유지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이었음을 분명히 밝힌다. 아무튼지, 나: Hey, are you new here? I am Ikjun. 여자애: Yes. I am Vicky. 나: Bicky? 여자애: No. Vicky. 나: I see. Bicky. How are you? 여자애: No. Vicky. 나: I see, I see. Bicky. 여자애: Not Bicky. Vicky. 나: (종이에 Vicky 라고 쓰면서) I know you are Bicky. But a little problem to say Bicky. So when I say Bicky, which means Bicky. Ok? 여자애: What? 나: Ok. No problem. See you. 약간의 껄끄러운 첫인사 이후에도, 종종 여자애 이름을 불러야될 때가 있는데, 예를 들면 전화바꿔줄때, 그 때마다 여자애가 째려본다. 나보고 뭘 어쩌라고. 흥. --------------------- 맛있는 것 먹는 것보다 가만히 빈둥거리는게 더 편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