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maria77 ( 마 리 아 ) 날 짜 (Date): 2000년 9월 21일 목요일 오전 12시 37분 48초 제 목(Title): 마지막 학기 취업 상담실에 정기적으로 들른다. 선생님이 나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이 재미있다. 첫날 찾아 갔을 때 몇마디 이야기도 안 했는데 대뜸 하시는 말씀이 "남미영씨는 마음이 참 편한 성격인 것 같아요" 속으로 뜨끔했다. 긴장하고 또박또박 대답했는데 그걸 어떻게 아셨을까. 두번 째 갔을 때는 "제가 보기엔 아닌데요. 공부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시는데요? 그냥 스텐다드 하기 때문에 범생으로 보이는 것이지 진짜 학구파는 아닌 것 같아요" -_- 치.. 내가 무슨 공장에서 찍어낸 물건인가, 단 두 번 보고서. 가만 생각 해 보니 기분이 더 상했다. 20년 넘게 스스로 속아서 산 것 같다. 벌써 그 선생님 말을 믿고 있군. 역시 단순하다. 요즘엔 평범한 나, 나는 평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걸을 때가 많다, 마치 언제는 특별하기나 했던 것처럼. 그런 생각이 묘하게 삶을 더 재미있게 만들기도 한다. 좋다. 오늘은 교수님께 찾아가 "제 관심과 열성에 자신이 없어서요.."라고 시작해 취직하기로 결정한 걸 말씀드렸다. 후회 안 할 것 같냐고 물으시고는 잡지도 않으시네. ^^ 한 때의 내 꿈은 이제 '인지심리학'이라는 글자로 오그라들어 성적표에만 남겠다. 학교에 나가면서도 기분이 이상하다. 3학점 들으면서 아직까지 학교에 남아 있는 것이 이상한 건지 떠날 때가 벌써 와서 이상한 건지. 그래서 괜히 활기차지기도 했다가 숙연해지기도 했다가 그런다. ----------------------------------------------------------------------------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딥니다. ---------------------------------------------------------------------------- |